30대 아이 하나 키우는 맞벌이 부부에요.
어제 저녁에 있었던 일인데 퇴근 후 전 운동 가고 아이랑 남편이 집에 있었는데 다녀와보니 아이는 컴퓨터로 유튜브 틀어주고 소파에 누워서 티브이 보고 있더라고요.
바닥에 장난감 이것저것 꺼내져있고 집은 발 디딜 틈 없는데 그 사이에 남편이 먹은 맥주 캔, 과자봉지도 있고..
집에 가자마자 옷 갈아입고 바닥에 늘어진 거 주섬주섬 정리하다가 운동가기 전에 아이 이불 세탁기 돌린 거 다 됐다고 소리 나길래 꺼내서 너는데 사이즈가 좀 커서 낑낑거리며 널고 있는데 옆에서 티브이 보고 낄낄거리더라고요.
까는 거, 덮는 거, 방수 요 3개라 하나는 실내 건조대 펴서 널었는데 건조대가 사이즈가 작아서 하나밖에 널 수가 없어서 나머지는 베란다에 널려고 보니 전에 널어놓은 것이 그대로 있어서 일단 다 걷어서 안에 쌓아놓고 이불 널고 들어왔는데 아이는 쪼르르 와서 놀아달라고 해서 그 난장판 속에서 초코 만드는 거 한 번 해주고 있는데 다른 세상에 있는 것 마냥 티브이만 보더라고요.
아... 엄마가 초코 만들어주는 거야? 00이 잘하네~~ 이러긴 했네요..
시간이 늦어서 아이 재워야 하는데 집은 개판이고 정말 미치겠는 거예요.
맞벌이라 저도 피곤해서 아이 재우다 보면 그대로 잠들어버리거든요.
잠들지 않고 일어나도 어두운 데서 누워있다 보면 정신이 멍해져서 뭘 할 수가 없기도 하고요.
아이가 저랑 아니면 안 자요. 제가 아예 집에 없으면 아빠랑 자는데 제가 있으면 절대 아빠랑 안 자고 엄마랑만 잔대요.
그래도 아빠랑 자자고 꼬셔보던가 노력이라도 해야 하는데 그래~ 엄마랑 자~ 이러고요.
자기는 좋겠죠. 편하게 게임하고 티브이 볼 수 있으니까
어쨌든 시간도 늦었고 아이 재우는 게 먼저니까 아이한테 이제 자러 가자고 얘기하는데
싫다고 도망가서 또 장난감 막 끄집어내는데 전혀 신경도 안 쓰고 아무렇지도 않게 티브이 보면서 웃고 있는 거 보니까 아주 돌아버리겠기에 그러면 안 되는데 손에 들고 있던 아이 장난감 작은 걸 아이 있는 쪽 벽에 집어던졌어요.
그러니까 아이가 동작을 멈추고 절 보더라고요.
그랬더니 옆에서 한다는 소리가 왜 그래 애가 엄마 눈치 보잖아~ 이러네요..
내가 누구 땜에 화난 것 같냐고 지금 얘 때문에 화난 것 같냐고 하니까
표정이 싹 변하더니 그럼 지금 나한테 던진 거냐? 이러면서 성질을 불같이 내대요.
내가 물건 던지는 사람이냐?? 이러고
물건 던지면 안되죠.. 그건 잘못한 거긴 한데 같이 일하고 같이 퇴근해서 저 운동 간 동안 애 컴퓨터 보여주고 맥주에 과자 먹고 티브이만 본거 뻔한데 제가 오자마자 빨래 널고 정리하고 있으면 티브이 끄고 아이 양치시키고 옷 갈아입히고 잘 준비라도 시키고 하는 게 정상 아닌가요?
제가 앉지도 못하고 옷 갈아입자마자 청소하는 거는 안 보이는 건지
빨래 걷어놓은 거 티브이 보면서 개는 흉내라도 냈으면 화 안 나거든요.
빨래 걷어서 개키려고 차곡차곡해서 쇼파 끝에 두고 시간없어서 못개키고 나중에 보면 그걸 베고 누워서 티브이 보고 사방팔방 헤집어놔요.
여기저기 치울 거 안 보이냐니까 네가 안 해서 네 일이 쌓인 거 아니냐는 헛소리도 하네요.
장난감 꺼낸 거 안 가지고 놀면 좀 정리해서 다시 집어넣으라니까 네가 정해진 자리가 있다며 자기 보고 건드리지 말라고 하지 않았냡니다.
평소에 집안일은 신랑이 아이 어린이집 도시락 및 설거지하고요.
음식물쓰레기나 재활용 버리라고 주면 버리고 와요. 가끔
가끔 집에서 밥먹으면 요리는 곧잘 하고...
근데 맞벌이에 퇴근이 늦어서 집에서 밥 잘 안먹고요. 아이도 저녁까지 원에서 먹고 와요.
주말엔 아이데리고 여기저기 다니느라 외식할때가 많고요.
설거지도 제가 할때도 있고 요리도 제가 할 때도 있어요.
재활용은 주말에 제가 몇 번에 걸쳐 버려요.
그 외에 집안일은 제가 한다고 보면 되겠네요. 제가 뭐 좀 하라고 하면 나 설거지 할건데? 이래요.
설거지만 하면 집안일이 끝인 줄 아는 사람처럼
아이 장난감 꺼내놓은거 다 섞이고 가구 아래 들어가서 찾지도 못하고 엉망진창이어도 눈에 안보이는지 치운적 없고..
아이 목욕시키고 바로 재우다가 제가 잠들어서 아이 욕조에 물 그대로 있고 장난감 다 담가져 있어도 제가 안 치우면 몇 날 며칠 그대로 있고요.
양말 아무 데나 벗어놓고, 먹은 껍질 그대로 늘어놓고, 자기 로션 꺼내 쓰고 뚜껑도 안 닫고 다른 자리에 두고 어지르면서 정리란 건 할 줄을 몰라요.
청소기 손에 잡은 건 본 적이 없는 것 같고, 화장실청소도 저 조리원에서 집에 올 때 딱 한번.
철마다 옷정리 해야 하는 것도 모르겠죠.
고쳐보려고 물건 늘어놓을 때마다 제자리에 두라고 얘기하면 잔소리한다고 투덜대고
참다가 폭발하면 자기가 되려 더 성질내고요. 좋게 얘기하지 왜 화를 내냡니다.
애 앞에서 소리 소리 지르면서 싸우자고 달려듭니다.
제가 목소리 낮추라고 해도 계속 언성 높이네요.
물건 던졌다고 불같이 성질내더니 이러고는 못 살겠다길래
나도 내가 왜 이러고 사는지 모르겠다니 헤어지자네요.
진심이래요 ㅎㅎㅎㅎㅎ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그러자고 아이는 내가 키우겠다고 하고, 아이랑 양치하고 재우러 들어갔다가 그대로 잠들어서 아침에 일어나 보니 소파에서 자고 있길래 아이 깨워서 등원시키고 출근했는데 진짜 짜증 나 돌아버릴 것 같네요.
전에도 아이 앞에서 비슷한 문제로 크게 싸우고 이러고 살아야 하나 싶다가
아이한테서 아빠를 뺏고 싶지 않고, 저 혼자 키우려면 아이에게 해줄 수 있는 게 너무 없어서 아무것도 기대하지 말자고 생각하고 넘어갔는데 정말 지치네요.
남편은 아이한테는 주변에서도 너무 잘 한다고 칭찬 일색으로 참 잘해요.
아이도 아빠를 좋아하고요.
남편 때문에 화나서 아이한테 화풀이하는 것도 그만하고 싶고
남편은 제가 성격 거지 같고 또라이여서 애한테 소리 지르고 화낸다고 생각하겠죠?
어떻게 집 꼴이 저런데 그 안에서 세상 편하게 티브이 보고 웃을 수 있는지 이해도 안 되고
말도 안 통하고 미치겠는데 아이 생각하니 또 미치겠고 정말 답답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