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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직서 송부

어쩌면무능... |2017.02.22 07:15
조회 901 |추천 1
이직을 결심하고 오래전 써 놓았던 글을 사직서에 담고 싶었으나, 소심한 마음에 결국 올리지 못했네요.
답답함 조금이나마 풀고자 여기에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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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오늘 00를 그만둡니다.
별볼일 없던 나를 뽑아준 회사였기에 초반의 애정과 열정으로 3년을 버틴 후 내린 결론입니다.
학부시절엔 참 좋아했었습니다. 0000, 이거라면 평생 즐기면서 살겠구나 했습니다. 근데 막상 현실은 다르더군요. 조금만 더 가면 보일듯 했던 행복이 기다림이 되었고 어느새 버팀이란 단어로 하루하루를 연명하게되었네요.

철야에 몸이 힘든건 적응이 되어간다 나를 되뇌이면서도, 큰 기업이기에 생길수밖에 없는 부조리들이라 눈감고 지나가면서도, 내가 가져왔던 가치관이 송두리째 흔들리고 자존감이 바닥을 치는건 더이상은 견딜수가 없었습니다.

세상은 변합니다. 너무나도 빨리 변해서 30대 초반의 본인도 내일 어떤일이 일어날지 모르겠는 요즘입니다.
근데 00는 아니더군요. 말로는 변화를 외치면서 '보수적'이란 수직상하관계의 절대권력과 같은 단어 아래 그들의 틀 안에서 변화를 꿈꾸더군요.
'이 분야가 원래 이래' '나때는 더 심했어'라는 선배님들의 변명은 내가 변해봤자 달라지는것도 없고 나만 손해라는 그러니 너희는 여기에 적응해야 하고 나중에 니들이 바꾸려면 바꿔라 라는 책임전가의 뜻으로 밖에 풀이되지 않네요.
또, 얼마안되는 경력이지만 해외사업을하면서, 도대체 우리가 어디서 경쟁력이 있다고 하는지 이해가 안갔습니다. 입사 초기에 난 영어가 안된다고 자랑스럽게 얘기하던 해외사업담당 임원이 오늘날까지도 번역을 지시하고, 학위를 따야하는 임원의 논문을 영작해주는 일을 하면서, 내가 과연 어떤걸 배워야 하는지 궁금했었습니다. 단지 국내에서 최고라는 타이틀이 해외에서 그렇게 경쟁력이 있다고 믿는건지 도저히 이해가 안갔습니다. 경험만 믿고 노력은 하는지 궁금하더군요.

그렇게 경험과 연륜이란 보이지않는 절대 권력 앞에 항상 상대방을 이기기위해 하루하루를 긴장하며 노력해야했던 그래야 살아남을 수 있었던 사회 초년생은 항상 고개를 숙이고 다녀야 했습니다.

그래서 00의 미래가 밝다고 저는 장담을 못하겠습니다. 아니, 절대 이렇게는 살아남지 못합니다.

그래서 전 어려운 결정을 하게 되었습니다.

내가 먼저 바뀌고 다같이 바뀌어야 합니다. 월급쟁이가 버티면 되지 라는 마인드를 버리고 살아남기 위해서 발버둥 쳐야 합니다. 기술사를 따기 위해서가 아니라 전문가가 되기위해서, 부족함을 채우기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임원들은 권위의식을 좀 버리고 직원을 존중해줘야 합니다. 직원들이 임원을 평가할수 있게 하여야 하고 임원에게 쓴소리를 할 수 있어야 합니다.

회사는 조직원과 조직의 목표가 같을수 없음을 이해하고 조직의 목표를 조직원에게 강요해서는 안됩니다. 또 먼지는 과감히 털어내고 그 자리에 열정을 세워야 합니다. 그리고 그 열정을 유지시켜야 합니다. 월급쟁이가 되어야만 살아남을수 있는 조직에선 변화나 혁신이 있을수 없습니다.

변화는 우물안에서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우물밖을 나오려는 용기가 있을때 변화가 시작된다고 믿습니다. 제발, 더 늦기전에 이제는 고개를 들어 우물을 어떻게 나올지 고민해야 합니다.

누군가 그랬다죠. 다 바꾸라고, 가족빼고 다 바꾸라고... 정말 바뀌어야 합니다. 필요하다면 설상 그게 산 정상위에 꽂혀있는 말뚝이라도 말입니다.

마지막으로, 요즘애들 끈기가 없다하지 마십시오. 선배님들이 지냈던 학창시절보다 몇곱절은 더 치열하게 살아왔고 그래서 변화가 더딘 좁은 우물안에서는 선배님들보다 더 답답함을 느낍니다. 그래서 그들은 누구보다 빨리 우물을 벚어나려 발버둥 치는겁니다.

00에 애정을 가진 사회인으로써 안타까움에 몇글자 적어봤습니다. 불쾌하셨다면 죄송합니다.

댁내 항상 건강하시고 앞으로 하시는 모든일 잘되시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행복하십시오.


'니가 뭘알어?' 라고 하실 단 3년의 경력뿐인

사회 초년생 000 올림
추천수1
반대수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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