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톡을 쓰게 될지 몰랐지만, 이 일이 있었던 이유로 이런저런 생각이 들어서요.
9월 어느날 이었어요. 제가 불면증으로 고생을 하고 있어서..집에 있으면 공부도 안되고해서
새벽에 그날 따라 일찍 공부하러 나갔거든요..새벽 5시에서 6시 사이였을꺼에요.
연대에서 신촌로터리 쪽으로 걸어가는데..가다보면 큰 교회같은거 하나있잖아요..기찻길 옆에.
그쪽을 지나가고 있는데 그곳에 전봇대 옆에 녹색봉투로 된 음식물 쓰레기를 모아놨더라구요..
그 곳에서 40대후반,50대초반 정도 되 보이시는 아주머니가 맨손으로 음식물 쓰레기 뒤지시면서..드시고 있는거에요. 솔직히 놀랐습니다. 들어는 봤어도 직접 그런 모습을 보니까 머릿속으로 여러가지 생각이 드는거에요. 30초 정도 멍했던거 같아요.
그 30초동안 발걸음을 못옮기고 멍해있는동안 그곳을 바라봤는데 이른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바삐 움직이시는 분들이 괘 있더라구요. 그 아주머니 바라보면서 그냥..흘깃 보시고는 다들 발걸음을 재촉합니다.
근데 그런거 있잖아요. 내가 뭘 어떻게 할 수 있을까..그런 생각이 들어서 어떻게 해야하지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옆에 토스트를 파는 노점이 있더라구요.
근데 마침 평소에 메던 가방이랑 다른가방을 가지고 나와서 지갑도 안가지고 나온겁니다.
지갑을 가방에 넣어 놓고 다니거든요. 그렇게 지갑을 놓고 나왔다는걸 깨닫고 있는 도중에
가방 앞주머니에 천원짜리 3장이 있는거에요.
앗! 생각이 들면서 토스트를 하나 샀습니다. 2500원..예전엔 1500원정도 했던거 같은데 많이 올랐더군요. 아무튼 사서 아주머니 가져다 드렸는데 맨손에 음식물에서 나오는 벌건 물들이 잔뜩 묻어 계시는거에요. 휴지랑 토스트 드리면서 '이거드세요'라고 말씀드리면서 쑥쓰럽기도하고 뭔지 모를 뻘쭘함에 자리를 피하려고 하는데 입모양으로 '고맙습니다'라고 계속 말씀하시는거에요. 소리 없이..그리고선 길을 건너 어디로 가시더라구요.
'이런거 드시지마시고 이 토스트 드세요'라고 말씀드릴 수도 없었어요. 제가 계속 사드릴 수 있는것도 아니고 다시 만나게 될 수도 있는 것도 분명치 않고..
덕분에 저는 빵한조각 못먹고 저녁까지 굶었지만 어짜피 지갑 안가져와서 못먹었을꺼다, 집에가서 먹으면 되지, 라고 생각하고 집에가서 한맺힌듯이 먹었습니다.
그런데 어제! 비슷한 시간에 그쪽을 지나갔는데 그분이 계시더라구요. 그때처럼..전봇대옆에서.. 한달이 지났는데 같은 모습으로.. 저도 마침 아침을 안먹어서 문연곳있으면 같이 식사라도 하려고 했는데 이른시간이라 토스트가게만 열어서.. 토스트랑 우유랑 사서 드리고 제것도 샀습니다. 가서 드리니까.. 저를 기억하시는거 같더라구요..그런데 또 왠지모를 뻘쭘함에 토스트랑 우유만 드리고 제 갈길을 갔습니다.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어요. 같은 시간 같은 공간 속에 너무도 다르게 살아가는 모습들..
저도 학생 신분이라 넉넉치는 않지만, 음식물쓰레기를 뒤져가며 끼니를 때워야 하는
모순 된 상황들..
한번만 주위를 둘러봐야 겠다고 생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