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동물병원 의료사고로 비누가 고통스럽게 죽었어요!

천사비누 |2017.03.26 14:33
조회 1,270 |추천 12


오늘이 비누가 떠난지 사일째 되는 날입니다.
저는 지난 사일이 지옥이었고 여전히 지옥에
살고 있습니다.

하루종일 멍하니 있다 울다 잠들려해도 심장이 두근거려 잠을 잘 수가 없습니다.
이렇게 비누의 억울한 죽음이 잊혀져서는 안될 것 같아 멍하니 있다 글을 씁니다.

비누는 수술 전까지 밥도 잘 먹었고 놀기도 잘 놀았습니다. 다만 소변을 자주 보고 소변을 볼 때 힘들어하였고 어떨땐 소변을 보려고 해도 잘 나오지도 않았습니다.
다행히 혈뇨는 나오지 않았기에 가벼운 방광염 정도로 생각하고 병원을 방문했습니다.

의사가 증상을 듣더니 수컷은 결석에 잘 걸린다며 방광염보다는 결석일것 같다고 했습니다.
일단 초음파를 찍어보자고 해서 찍었고
초음파사진을 보여주며 역시나 자기 예상대로 결석이 있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결석이 아니라 콩팥이라며 콩팥을 보여주는데 수신증이라는 설명과 함께 지금으로선 콩팥이 기능을 잃어 제거수술을 해야할지 모른다라고 했습니다.
콩팥을 제거하면 어떻게 되는거냐고 하니 한쪽을 제거하더라도 생명엔 지장이 없다.
그러나 노견이고 하니 결석만 일단 제거하고 후에 상황을 보고 콩팥을 제거할지 말지 다시 생각하자고 했습니다.

결석제거 수술은 30분밖에 걸리지 않고, 결석이 커서 오히려 작은 결석보다 제거하기에 용이하다고 저를 안심시켰습니다.

상담시간이 오후 다섯시 전후쯤 됐고 비누 수술은 그날 저녁 8시에 바로 하기로 했습니다.

수술이 들어갔고 얼마 후에 의사가 수술도중에 나왔습니다. 진료실로 저를 부르고 작은 덩어리를 보여주며 자기는 결석인줄 알았는데 개복하고 보니
종양이라고 합니다. 종양제거 수술을 해야 할 것 같고 콩팥도 제거해야 할 것 같다고 하는데..
어떻게 하시겠어요? 묻길래 저는 무조건 오래만 살게 해달라고..부탁드린다고 했습니다.
의사는 그럼 알았다며 수술합니다 하고 들어갔습니다.
그렇게 들어간 수술이 한시간이 지나도 끝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그때 밖에서 다른 의사가 사복을 입은채 급하게 병원에 뛰어들어오더니 바로 수술실로 들어갔습니다.
그때부터 예감이 이상했습니다. 뭔가 잘못된건 아닌지.. 불안하고 떨리고 눈물만 나고..

그 후로도 한시간쯤 지났을때 간호사가 갑자기 나오더니 결제를 도와드리겠다고 합니다.
제가 수술은 끝났냐고 물어보니 지금 마무리중이고 곧 끝날것 같다.라고 하였고 잘 끝났냐고 하니 눈을 피하면서 자기는 잘 모른다 주변에 다른일땜에 왔다갔다해서 잘 모른다는 말만 했습니다.
그래도 마무리중이라고 하고 결제까지 하는거보니 잘 끝났겠지 억지로 불안을 떨치고 결제를 마쳤습니다.

결제를 마치고 얼마후에 의사가 어두운 얼굴로 저를 불렀습니다. 보자마자 가장 먼저 하는 말이
문제가 생겼다. 잘린 콩팥과 조직을 보여주며 자기가 판단미스를 했다. 애초에 칼을 대서는 안되는거였는데..
종양이 자르다보니 생각보다 컸고 방광의 3분의 1이 잘렸다. 많은 부분이 잘렸다보니 봉합후에도 피가 통하지 않았고 일단 배를 닫았다.
오늘 밤 죽을 수도 있고 오래 못 살 것 같다. 안락사도 생각해보아야 한다라고 말을 했습니다.

두번 다시 떠올리고 싶지도 않은 끔찍한 거짓말같은.. 그런 말들을 제게 나열 했습니다.

비누는 어디있냐고 하니 수술방을 알려줬고
수술대위에 그 작은 아이가 고통에 겨워 벌벌떨며 소리를 지르며 있었습니다.

우리 천사같은 비누가.. 엄살많던 비누가 그래서 어디 조금이라도 아플까 다칠까 애지중지 키운 비누가.. 엄청난 고통에 떨며 울부짖고 있었습니다.

비누를 회복케이지에 옮기고 고통에 겨워 울부짖는 비누곁에서 누나 여기 있다고.. 사랑한다고..
저도 같이 정신없이 울며 그러고 있는데

의사가 저를 진료실로 자꾸 불렀습니다.
제가 아까 이거 선생님 실수 아니냐고.. 사고 아니냐고 한 그 말이 자기는 기분나쁘다며..
이거는 꼭 지금 짚고 넘어가야 겠다며
아프다고 울부짖고 있는 아이옆에 있던 저를 기어이 불러냈습니다. 엄마께 일단 비누옆에 있어달라고 하고 진료실로 갔습니다.

자기는 최선을 다했는데 그렇게 말하시면 서운하다고 이건 그냥 넘어가면 안되겠다고 에이포용지를 꺼냅니다. 그러더니 자기는 수술중간에 나와서 종양보여줄때 위험한 수술임을 고지했다고 씁니다.
기가 막혔습니다. 저는 그 누구보다도 비누를 사랑하는 비누 보호자 입니다. 위험할수도 죽을수도 있다는 수술에 어느 보호자가 동의를 합니까. 어느 보호자가 내 새끼 생명이 달린 일인데 그 말을 기억을 못할까요? 저는 정말 그 말을 들은 적이 없는데 자기는 분명히 고지했다고 합니다.
정말 확실히 고지했다는데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아니.. 도대체 이렇게 위험한데 왜 애초에 칼을 댔냐고 하니 자기 판단미스라고 하면서도.
보호자가 위험한 수술인데도 동의했으니 보호자책임도 크다며 저에게 전가를 시킵니다.
전.. 제발 오래살 수 있게만 해달라고 그 부탁밖에 한 게 없습니다.
믿었습니다. 의사선생님을.

백번 양보해서 정말 위험을 고지했더라도 수술실에서 수술을 집도하는건 제가 아니라 의사입니다. 본인의 판단실수로 이런 일들이 벌어졌는데.. 자기는 보호자가 동의했으니 수술을 했고 최선을 다한 것 밖에 없다. 잘못이 있다면 판단미스한 부분인데 보호자가 하지말라고 했음 안했을텐데 하라고 해서 일어난 일이니 어쩔수 없다 라고 말장난을 합니다.

그러다 비누가 저를 계속 찾고 일어서려고 하자
엄마가 급하게 저를 부르십니다. 너 찾는것 같다고.
그러니 엄마한테 의사가 짜증을 냅니다.
저희 지금 얘기 중이잖아요! 제가 기가 막혀서 나 지금 비누한테 가야겠다고 저 찾는다고 하니
계속 있어보라고 이건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그럽니다. 아니 애가 오늘 죽을수도 있다는데 지금 이건 나중에 얘기하자고 그러니
안죽었잖아요 지금! 안죽을수도 있어요! 또 이렇게 말을 바꿉니다.
선생님 지금 너무 이상해보인다고 애가 다 죽어가는데 그런 말이 나오냐고.. 본인 상황 모면할 생각만 하냐고 그러고 너무 화가 나서
이 모든 일을 인터넷에 올리겠다고 했습니다.
그러니 그러세요~ 올리세요. 그런데 뒷감당도 하셔야 하는거 알죠? 이런식으로 협박합니다.

그리고 케이지에 있는 비누곁에서 같이 있다가
비누가 그 아픈 와중에 저에게 오려고 그래서
안아줘도 되냐고 묻고 오늘밤 죽을지도 모른다고 했으니 같이 병원에 있겠다고 했습니다.

그렇게 비누와의 마지막 밤을 보냈습니다.
아파하며 고통에 벌벌떠는 비누 곁에서
계속 사랑한다고 말해줬습니다.

지금 글을 쓰면서도 이 모든 것들이 생생히 떠올라 힘들고 온 몸이 떨립니다.

의사는 일단 소변줄을 꽂아놨고 소변이 나오길 기다려야 한다고 했습니다.
소변이 나와야 콩팥이 제 기능을 하는거라 희망이 있다며.. 수액을 맞히고 수시로 목말라하는 비누에게 물도 줬습니다.

새벽에 비누 옆에서 간호하는 제게 와서
자기도 아까 화가나서 그랬다며 자기도 힘들다며 인간적으로 다가오려 했습니다.
의사들도 이런 일 있을 때마다 힘들다.. 자살하는 의사도 많다.. 자기가 진료봤던 강아지들 이야기.. 세상을 떠난 강아지들 이야기..
그러다 선심쓰듯 이 말도 다시한번 덧붙입니다.
그런데 비누 수술비 일부는 안 받은거 알죠? 제 실수도 있으니 그 부분은 결제에서 빼라고 했어요.
선심쓰듯....
내 멀쩡하던 아이가 자기땜에 고통스럽게 다 죽어가는데.. 자기는 아까 서운했다. 자기도 힘들다. 수술비 일부는 견적에서 빼줬다.. 그런 말들을 제게 해요.

전 병원 옮길까도 생각했지만
첫번째로 비누 상태가 이렇게 안 좋은데 또 개복해서 재수술하면 정말 무리가 가서 최악이 될까봐
두번째로 이 새벽에 내가 갈수 있는 청주에서 큰 병원은 정해져 있는데 이 의사가 그 병원에서 일하다 나와서 개업한거라 다 한통속일것 같아서
세번째로 무리하게 이 추운 새벽에 비누 데리고 나갔다가 이동중에 잘못될까봐

이 의사가 죄책감을 갖고 최선을 다한다고 하니
그 말에 마지막 희망을 걸었습니다.

의사는 몇시까지 소변이 나오지 않으면 이뇨제를 놓겠다.. 그리고 자기는 오전에 아이 유치원에 데려다 줘야해서 나갔다오겠다 합니다.
그리고 지금 생각해도 찝찝한 말을 합니다.
혹시 자기 없는 동안 비누 상태가 악화되면 어떡할거냐.. 안락사여부를 물어봅니다. 전 아직 생각해보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떠나기전 이뇨제와 항생제 주사를 놓고 물을 많이 먹이라는 말을 합니다.
그런데 그 의사가 예언한것처럼 정말로 의사가 떠난후 얼마되지 않아 주사를 맞은지 얼마 되자 않아 비누가..
고통스럽게.. 발작을 하고 사지가 뻣뻣해지고..
하얀거품을 입에서 토했습니다.
얼른 남아있던 인턴선생님을 불러서 경련주사를 맞히니 경련이 잦아들었습니다.
빨리 선생님 불러달라고 해서 전화했고 오래지나지않아 다시 선생님이 왔습니다.
이제 준비를 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지금은 경련주사를 맞아서 잠시 괜찮아졌지만 지속시간이 길지 않고 앞으로 더 자주 더 심하게 고통스러워할거다.
결정을 내리셔야 한다..
전 비누의 고통을 빨리 끝내주고 싶었습니다.
엄마아빠와 함께 안락사로 결정을 내리고 뜻을 전했습니다.
그때.. 잠시라도 비누가 편안할때 보내줄걸..
제 욕심에.. 너무 보내기 싫어서 힘없이 눈 감고 누워있는 비누에게 미안하다고 사랑한다고 말하고 인사를 하며 시간을 보냈고
선생님 말처럼 정말로 갑자기... 아까보다 더 고통스럽게 발작을 하며 코로 입으로 하얀 거품을 토하며 숨조차 제대로 쉬지 못하였습니다.
울면서 빨리 경련주사 놔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다른 동료의사 선생님에게 빨리 경련주사 달라고 하자 다른 동료의사는 느릿느릿 짜증스런 얼굴로 주사를 갖다줍니다. 그 얼굴 아직도 기억합니다. 짜증스러운 얼굴..
경련주사를 맞아도 비누는 숨을 제대로 쉬지 못했고 너무 아기가 괴로워해서..
전 울면서 안락사해달라고 빨리마취주사 놔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제 심정을 아실까요? 내 사랑하는 내 새끼를 빨리 죽여달라고 하는 심정을..
그렇게 비누는 제 품에서 숨을 제대로 못쉬며 괴롭게 세상을 떠났습니다.

미안해요... 미안해요.. 비누에게 너무 미안해서 지금 제 심장이 사포로 누가 문지르는것처럼 아파요.. 고통에 발버둥치는데 아무것도 못해준 무력한 주인이었어요..

새벽에.. 아플때.. 중간중간 검사한다고 의사가 초음파실에 데려가서 수술한 배를 꾹꾹누르며 검사하는데.. 애가 아파서 비명을 지르는데.. 그것도 제대로 말리지도 못했어요.
혹시나.. 살릴 수 있을까봐...
의사가 아이 유치원때문에 나가기 전에 다시 수술부위 체크한다고 아픈애 세워서 붕대풀고 소변줄 당기고.. 애가 고통에 겨워 비명지르고 물려고 하는데도... 전 무력했어요.. 지켜주지 못했어요..
맞아요.. 우리비누 낫게하려고 최선을 다 한 거겠죠.. 그런데 지금 저는 가장 후회가 되요 가슴에 사무쳐요.. 이렇게 떠날거.. 편하게라도 보내줄걸..
생고문.. 말 그대로 고문만 받게 하다가 마지막 가는 순간 조차도 그렇게 끔찍한 고통속에서 가게 했어요... 너무 미안해요 비누에게...
저한테 넘치게 과분한 사랑을 줬는데 전 그렇게 고통만 줬어요.

떠나기 이 주 전부터인가.. 지금 생각해보면 이별을 예감한건지.. 뽀뽀를 그렇게 많이 해줬어요.
원래도 뽀뽀! 하면 가볍게 몇번, 기분 좋으면 더 오래 한번도 귀찮아하지 않고 하루에도 수십번 뽀뽀를 해줬었지만.. 떠나기 전엔 마치 평생해줄 뽀뽀를 다 해줄듯이 저를 지긋이 바라보다 숨도 못쉬게 뽀뽀를 막 해주더라구요..
비누가 말은 못하지만 그때 정말로 누나 사랑한다고.. 그러는 마음이 전해졌어요.

비누는 영리했어요. 리모컨가져와 신문가져와 앉아 일어서 땅.. 그리고 그 이상의 수많은 말들을 다 이해했고 힘들이지도 않고 쉽게 배웠어요.

사고를 친 적도 단 한번도 없어요.
구두를 물어뜯는다던다 쇼파를 물어뜯는다던가.. 핸드폰줄을 망가뜨린다던가.. 강아지들의 흔한 실수를 어릴적부터 단 한번도 한 적 없어요.

귓병으로 몇 번 다닌것 말고는 어디가 특별히 아파서 병원 신세를 진 적도 없어요.
정말로 천사같이 단 한번도 속상하게 만든 적이 없어요.

한번은.. 예전에 이사하고 나서 비누가 짖길래 비누 눈을 마주 바라보고 혼내지도 않고 진심을 담아 나지막히 말했어요. 비누야 너 자꾸 짖으면 우리 같이 여기 못살아.. 여기선 짖으면 안돼...
비누는 잘 짖었고 말이 많은 강아지였는데도.
정말 그 이후로 거짓말처럼 단 한번도 집에서는 짖은 적이 없어요. 정말 마법같은 일이예요.
누가 문을 두드려도, 밖에서 쿵쾅소리가 나도, 배달원이 와도 절대 집에선 안 짖었어요.

우리 비누는 그렇게 영리한 아이였어요.
이렇게 떠나면 안되는건데...

제가 좀 더 병원 알아볼걸... 비누 소변으로 힘들어하는문제 빨리 탈출시켜주고 싶은 마음에..
30분이면 끝나는 간단한 수술인줄 알고..
경북대에 충북대에 석사에 청주에서 큰 병원에서 일한 경험도 있기에 그것만 믿고..
생긴지 얼마 안되서 기계도 최신일것 같고 의사도 젊어서 수술중에 손떨거나 하는 일도 없어서 젊은 체력에 더 수술 잘 해줄 것 같고..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바보같은 믿음이었어요. 차라리 병원 여러군데 다니고 경험 많은 의사선생님께 부탁할걸..
다 저 때문인것 같아 비누한테 너무 미안해요..
저 어쩌죠.. 어떻게 살죠..
아직도 집엔 비누가 마시던 물, 비누가 먹다 남은 사료, 비누 방석, 비누 옷, 비누 체취.. 모든 것이 가득한데..
비누야.. 하고 부르면 신나서 달려 올 것 같은데..
비누의 까맣고 고요한 눈을 마주 바라보며 사랑한다고 말해주고 싶은데..

비누는 사랑한다는 말의 의미를 알아요.
제가 사랑한다고 말하면 귀를 뒤로 젖히고 사르르 눈을 감았다 떠요. 이쁘다고 칭찬할때랑은 달라요 사랑한다고 말할때만 하는 반응이 있어요. 알아요 비누는.
제가 우리 비누는 하늘나라에서 내려온 천사님이예요? 이웃나라에서 놀러온 왕자님이예요? 왜 이렇게 이뻐요? 하면 쌔근쌔근 기분 좋은 숨소리를 내요.
제가 자려고 옆으로 누워서 무릎을 굽히고 몸을 기역자로 만들고 이불 들추고 비누 일루와 하면 비누는 기다렸다는듯 이불속에 쏙 들어와서 제 배와 무릎에 온 몸을 기대고 자리를 잡아요 그리곤 안도의 숨을 내쉬듯 작게 숨을 내 쉬어요.
그리고선 비누 뽀뽀! 하면 비누가 폭풍 뽀뽀를 해줘요.. 제가 웃으며 비누야 누나 숨을 못쉬겠어 그만그만~ 해도 계속 하다가 우리 이제 잘자~ 낸내할 시간이야 잘자~낸내 하자. 하면 이내 스르르 눈을 감고 쌔근쌔근 잠에 들어요. 그러다 코도 골구요.. 비누는 잘자~ 낸내 소리도 알아요. 의미를 이해하고 그 말만 하면 잘 준비를 하고 눈을 감아요.

가끔 옆으로 누워있는 비누 심장 위에 무겁지 않게 살짝 누워 머리를 대서 쿵쿵 심장 소리를 듣고 있으면..
이 무섭고 외로운 세상에서 비누가 날 지켜주고 있는 것 같아 안도감이 들고 보호자같이 느껴지고 그랬어요.
저 우리 비누 어떻게 보내요?
아직 못해준게 너무 많은데.. 같이 바다도 못가봤고, 그 좋아하던 호수에서 달리기 놀이도 날 따뜻해지면, 미세먼지 줄어들면.. 하며 미뤘는데..
봄 되면 우리가 산책 다니던 그 벚꽃길에 또 눈처럼 떨어지는 벚꽃 맞으며 산책하고 싶었는데...
너무 갑자기 이렇게.. 그것도 고통스럽게.. 떠났어요.. 제 잘못으로.. 충분히 알아볼 걸..
그 이전에 방광이 그렇게 아팠는지 그것도 모르고
항생제 정도 맞으면 나을 방광염인줄 알고..

한 몇개월 전 스케일링과 피부 지방종 떼어내는 수술을 하며 그때도 건강검진 이 병원에서 받았었는데 그땐 몰랐어요. 수치도 다 정상이었어요.
비누 떠나는 날 새벽에 의사가 그 이야기도 했어요. 그때 초음파 검사를 할걸.. 그것도 실수였던 것 같다고 요즘 보호자들이 과잉진료를 싫어해서 그 부분을 뺐었대요 검사에서...
기가 막히죠.. 근데 생각해보면 이것 역시 제 잘못 같아요 초음파 검사를 전 왜 못 챙겼을까요.. 건강검진도 여러군데 돌면서 해볼걸...
다 후회되고 제 잘못인것만 같아요.

전 뭘 위해서 지금 이 글을 쓰는지 모르겠어요.
그 의사도.. 어쩌면 정말로 최선을 다 했는데 일이 안풀릴려니 결과가 이렇게 된 거일수도 있죠..

법적으로 가고 싶은 마음도 없어요.
사실은 그때.. 경황없는 와중에도 정신 똑바로 차려야겠다는 생각에 녹음은 다 해놨어요.
의사입으로 본인 판단미스라고 한거.. 말도 안되는 개소리한것들..다 갖고 있어요.
그런데 법적으로 가려면 고통스럽게 간 그 아이 편하게 못 보내고 차가운곳에 가둬놨다 다시 부검하고 해야 하잖아요.. 저 그거 못하겠더라구요..
의사는 비누한테 정말 미안해서 그런다며 자기가 화장비 내게 해달라며 급하게 그날 오후2시에 화장터 예약을 했어요.
진심일수도 증거인멸때문에 급한 마음일수도 있어요. 전 다 알면서도 그냥 비누가.. 빨리 편안히 떠났음 하는 마음에 화장했어요.
법적으로 가면 뭐해요? 어차피 동물은 재물로 들어가고.. 더군다나 이길 확률도 낮고..

하지만.. 법적으로는 가지 않더라도
이 말도 안되는 억울한 죽음을 알리고 싶어요..
사고 후의 대응도 기가 막히고..
실력에 대한 의심. 저같은 또다른 피해자가 없어야 겠다는 생각. 세상에 이렇게 천사같은 우리 비누가 살다가 갔다는 사실을 누군가는 알아줬으면 하는 마음..후회.. 가만히 멍하니 있으면 죽도록 힘들어서 이렇게 글로라도 써야겠다는 마음..
모든 복합적인 마음으로 이 글을 써요.

아직도 온 몸이 떨리고.. 심장이 누가 사포로 문지르는것처럼 쓰렸다.. 귀에 소리가 들릴 정도로 쿵쾅거렸다.. 그래요.

전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요?
계속 비누가 고통스러워 비명지르던 모습, 고통 스럽게 발작하고 거품 토하고 숨 못쉬고 떠나던 모습.. 생생하게 떠올라요.
미안해서.. 너무 미안해서 미칠것 같고
사무치게 그립고..
아직도 고개를 돌리면 비누가 늘 자던 그 자리에
쌔근쌔근 분홍색 배가 올라갔다 내려왔다 하며 자고 있을 것 같아요.
비누 하품소리도 듣고 싶어요.
비누 하품만 하면 전 그게 또 너무 귀여워서
우리애기 하품했어요? 아이고 이뻐라 하며 뽀뽀를 해줬어요. 존재자체가 기쁨이고 행복이라 하품만 해도 칭찬을 들었어요 우리 비누는..
물 찹찹 마시는 소리도 듣고 싶어요.
걸을 때 바닥에 나는 탁탁탁탁 소리도 듣고 싶어요. 코고는 소리도 듣고싶어요.
냄새도 맡고 싶어요...
제가 핸드폰 하고 있으면 그만하고 자기랑 놀아달라고 머리를 막 핸드폰사이에 들이밀어요.. 그럼 전 그게 너무너무 사랑스러워서 핸드폰을 놓고 비누랑 막 놀아줬어요. 의사표현이 그렇게 확실했어요 비누는. 원하는걸 당당히 요구했고 싫은걸 싫다 그랬죠. 심지어 제가 누워서 자기 듣기 싫은 잔소리 할때는 침대위로 올라와 목부분으로 제 입을 막았어요. 듣기 싫다고.그게 너무 웃기고 귀여워서 웃음이 났어요..
전 비누를 너무 사랑해서 자는동안도 보고 싶었어요. 그래서 자고 일어나면 잘잤어? 자는동안 꿈에
왜 안나왔어? 보고싶었잖아~ 하고 인사했어요.
그렇게 함께 있는 순간에도 보고 싶은 비누였는데... 자고 일어나면 비누가 없어서 눈물이 왈칵 쏟아져요
뽀뽀해주는 비누가 없어요..
울면 햝아주고 걱정해주는 비누가 없어요..
전 앞으로 어떻게 살죠?


놀랍도록 영리하고.. 착하고.. 사랑 많고.. 표현할 줄 아는 비누라는 개가 이 세상에 있었고, 그리고 떠났어요.

한 분이라도 더 비누가 이 세상에 있었다는 걸 알고 기도해주길.. 부탁드려도 될까요?

글이 길어 죄송해요..
모든게 꿈같고.. 너무 힘들고.. 이대로 보내버리기엔 너무 억울해서....
쓰다보니 이렇게 길어졌네요.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추천수12
반대수0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