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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박복하다!!

박복녀 |2008.10.30 11:54
조회 470 |추천 0
때는 바야흐로 2008년 10월 어느날 나이는 28살 혼기 꽉차오른 박복한 나 사지 멀쩡하고 돈도 있고 직장도 있는 나로써 몇년째 쏠로인 이 상황에서 탈출하고 싶던차.. 지인에게서 소개팅을 제의 받았다.. 너무 외로워 남자라면 아무나 쫓아가서 다리걸려는 경지에 까지 이르렀으므로.. 소개팅을 제의받은 나는 마다할 이유가..없었다..  기본적인 프로필을 듣고 나서는  머리속에 "대박"이라는 글자가 생각났다.. 신이 내린 직장에 입사한 9개월 짜리 신참.. 나이는 29살에 서울사람이란다..

어쩌다 울산으로 발령이나서 그 소개팅남도 아는 사람 하나 없이 타지생활에..

꽤나 외로워하고 있던..

경상도 여자는 서울말투에 홍간다는거…. 그래서 부푼 아주 부푼 기대를 하고 그분과의 달콤한 문자질을 만끽했다, 주말에 그분을 만났다..  아..근데 좀 난감했다.. 까반 티셔츠에 까만 카고바지에 까만 모자에 까만 책가방까지.. 몸도 두리뭉실 일자통 몸매에 키도 대충 크다말았고 배도 뽕냥하게 나와주시고.. 저건 도둑놈인가? 내 머리속이 어지러웠다.. 그래도 사람은 외모로 판단해서는 안되기에.. 일단 생글생글 웃어주고는 커피숖으로 갔다. 일단 얼굴을 자세히 탐색했다.. 약간 모지란듯한 얼굴이지만 토가 나올정도는 아니었다.. "신이 내린 직장"이라는 베이스가 깔려서인지..잠시 시력을 상실했었나보다. 일단 사람은 외모로 판단해서는 안되므로, 장점을 보려 노력했다. 대화를 시작했다. 의외로 잘 통했다. "신이 내린 직장"에 다니는 분이니까.. 그분도 나를 보시고는 흡족해하는 듯했다.. 다음날 바로 에프터 신청이 들어왔다.. 그렇게 두번의 만남을 갖고서, 문자질로 서로에게 호감을 느끼고 있던중.. 또한번의 만남을 가지기로 했다. 쇼핑을 하잔다. 나의 스타일대로 바뀌고 싶다고 하셨다. 이분 나에게 완전 꼽혔다는 확신이 드는 순간이었다. 난 어깨춤을 추지 않을수가 없었다. 에헤라디야 ♪♩ 주말의 만남을 약속하고 또 일주일을 기다리던중. 금요일 저녁 소개팅남이 저녁을 사준단다. 마다할 이유가 없어 냉큼 알겠다고 대답했다. 이제 이사람을 받아들이기전에, 객관적인 시선의 판단이 필요했다. 회사 동생과 함께 그분을 만났다. 악어백에서 저녁을 사주신단다. 장소 & 메뉴 굳 쵸이스!! 스테이크와 파스타를 시켰다. 

그분에게 스테이크를 썰어달라고 부탁했다.

(나도 남자한테 스테이크 썰어달라고 해보는구나..으흐흐)

근데 이분 왜이러실까. 분식집 냉동 돈까스 가위로 잘려나오듯…

여튼 그렇게 일자로 길게 길게 잘라주시는....

회사 동생의 눈동자가 떨렸다. 애써 태연한척 웃을수 밖에 없었다. 파스타를 먹었다. 근데 또 왜이러실까. 흡사 라면이나 국수나 냉면따위를 먹는 자세로 감칠맛나게 후루룩 소리까지 내여주셨다. 너무 공부만 하셔서 파스타를 처음 드시는거라고 애써 위로하며 파스타 먹는 방법을 친절하게 가르쳐드렸다. 액션까지 취하며 숟가락에 포크를 맞대고 돌리라구.. 나의 이 설명이 어렵습니까? 왜 그분은 못알아들으실까요. 내 숨소리가 거칠어지고 머리밑에서 수분이 나오기 시작했다. 그분이 잠시 화장실 가신다고 자리를 비운순간. 회사동생이 떨리는 목소리로 위로하며 한마디 한다. "너무 여자를 못만나셔서 잘 모르실꺼야.. 근데 언니 저분 홈피에도 그렇고 항상 모자나 비니를 쓰고 계시더니 오늘도 모자를 쓰고 나오셨어" 아주 중요한 부분을 지적해주는 동생. 미처 그부분에 대해서 신경쓰지 못했던 터라 먼가 찝찝함을 뒤로하고 헤어졌다. 3번의 만남중에 3번을 다 모자를 쓰고 나오셨을까.. 먼가 불길함을 느끼며..

저녁에 통화를 하면서 이부분에 대해서 집고 넘어가야 하기에 아주 조심스럽게

예의를 갖추면서 물었다.

그분 대답이 "살짝 자신이 없긴 하지만 이마가 넓을 뿐이라고. 친가 외가 다 대머리가 없다"고 했다 안도의 한숨을 쉬며 내일의 만남을 약속했다. 4번째 만남.. 영화를 봤다. 근데 또 모자를 쓰고 나오셨다. 모자를 벗겨버리고싶은 충동을 느꼈지만 애써 참았다. 영화를 보는 내내 머리가 더우셨는지 모자를 벗었다 썼다를 반복했고 그때마다 영화에 집중하지 못하고 그분의 머리쪽을 눈치채지 않게 힐끔힐끔 쳐다봤다 어두워서 확인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 머리에 대한 궁금증이 갈수록 증폭되고 있었다!!! 영화를 보고 나와 식당에 갔다. 밝은곳에서 그분의 머리털을 주시했다. 땀에 젖은듯 얇은 머리털이 휘어지고 있었다. 더 이상 확인을 늦출수가 없었다. 난 말하고야 말았다.."모자좀 벗어보세요!!" 그분 멋적어하시며 모자를 빠른속도로 벗었다 쓰셨다. 근데 이건 뭥미? 땀 범벅이 된 머리위로 3자 이마가 정수리에서 만나고 있었고 가운데 머리는 독도를 연상케 했다. 뒷머리로 애써 가려보려고 했었던듯 뒤에서 넘어온 몇가닥의 머리털이 땀에 절어 휘어지면서 반지르르 윤기나는 두피를 감싸고 있었다. 바다괴물이 미역줄기를 머리에 쓰고 나온듯… 아니..이건.. 골룸스타일.. 아니 이건 골룸 스타일이 아니라 골룸이었다!! "신이내린직장" 요딴거 그상황에서는 다 잊혀졌다. 내 눈을 의심하고 싶었지만 그 짧은 시간에 모든걸 파악해버렸다. 그분이 한마디 하신다. "생각보다 숱많지?"@, @;;;;;;;;; 그분은 머리숱의 개념을 어떻게 생각하고 계신지 모르겠지만. 그분과 나의 개념이 많이 다른듯. 도대체 누구의 기준에 맞춘 머리숱인지 모르겠다. 너무 놀란 나머지 "화 화 화장실좀"을 외치며 뛰쳐나왔다. 정신적으로도 많이 놀랐지만, 신체적으로도 많이 놀란모양이다. 그말을 듣고 10초만에 생니가 터졌다!!!" 화장실 변기를 부여잡고 이성을 찾기위해 지인들에게 전화를 해댔다!!

이사태를 어떻게 해야하는지 답을 찾고 싶었다. 지인들의 한결같은 대답 "

머라고 위로를 해줄수가 없어"

돌림노래처럼 한결같은 대답들!! 정신이 혼미해졌다!! 빨리 이상황에서 벗어나야한다는 생각이 머리속에서 떠나질 않았다. 일단 정신을 가다듬고 골룸이 있는 그곳으로 향했다. 밥도 다 먹기전에 급한일 생겼다고 빨리 집에 가자고 했다. 그분이 친절하게 집까지 바래다 주셨는데. 차안에서 그렇게 눈물이 흐를수가 없었다. 그 뒤로.. 완전히 연락을 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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