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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도면 충분한 이혼사유 아닌가요??

ㄴㄴ |2017.05.06 10:54
조회 7,442 |추천 10
방탈 죄송합니다. 오늘 새벽부터 싸웠고 한시간 대화한 내용입니다. 뜬 눈으로 지새우다가 두시간 잤습니다. 이혼 결심은 이미 한 상태지만 저의 결정이 성급하진 않았는지 다른 의견도 들어봐야 하는것이 아닌가 싶어서 글 남깁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저의 의견뿐만 아니라 여러사람의 의견을 남편에게 보여주려고 판에 씁니다.

30대 여자입니다.
10년 연애하고 결혼했습니다. 연애하면서 싸운걸 손에 꼽을 정도로 크게 싸운적 없었고 문제행동으로 이별을 결심하게 한 일 조차 없을 정도로 서로 믿고 존중하며 안정적이고 건강한 연애를 했습니다. 그래서 휴대폰도 본적이 없습니다. (많이 싸웠더라면 결혼하지 않았을텐데 그때 싸우지 않은걸 후회합니다)

결혼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문제가 터졌습니다. 휴대폰을 보다가 친구들에게 저를 후려치기하는 듯한 말한것을 발견했습니다. 흔히 말하는 열등한 남자들의 가오잡기, 쎈척하기 등이었는데 이것 때문에 10년의 믿음이 한순간에 깨졌어요.(제 앞에서 센척하지 않습니다) 꽤 상처주는 말들이었고 많이 울었습니다. 여행에서 만난 여자애와 썸의 기운도 있었구요.

이 일로 몇 달간 냉전 상태로 지내다가 일찍 퇴근해서 집안일 도맡아 하고 연락도 더 자주 하고 "오해받기 싫어서 다른 여자랑 말도 안한다."고 하며 노력하는 모습 보여줘서 풀었습니다.(지금 생각해보니 문제를 고치려고 노력했다기 보다는 통화, 문자, 어플 등에 기록을 철저히 지우려고 노력했던것 같습니다)

그리고 반년 지나고 또 휴대폰을 봤습니다. 그 휴대폰 더러워서 만지기도 싫었는데 200%였던 신뢰가 바닥에 떨어지니 회복이 안되더군요. 남편은 업무상 전화 연락을 많이 해야 합니다. 당연히 연락처에는 많은 사람이 있고 주고 받은 연락도 엄청 많습니다. 그런데 카톡 대화 내용은 아주 깨끗하게 지우고 있었습니다. 카톡은 즉시 정리하기때문에 카톡에선 건진게 없어요.

1. 한 여자와 한달이 넘게 서로 전화를 주고 받았는데 주로 10, 11, 12시 잠들기전 통화를 했습니다.(추가- 새벽 3시, 5시도 있네요)
-> 남편은 그 여자 이름을 듣고도 모르는 사람이며 본인이 업무상 연락하고 만나는 사람이 수백명이기 때문에 기억나지 않는다고 하더니 한시간쯤 뒤에 어디 비서인데 업무상 연락을 했을거라고 합니다. 문제가 생기면 새벽에 자다가도 전화를 받는다고도 했고요.

2. 그외에도 여러명의 대학 후배와 회사 후배들과 종종 통화를 주고 받았습니다. 많은 여자 이름을 봤습니다.
-> 이름만 아는 후배는 한 명 있었고, 대부분 저는 전혀 모르는 이름들 이었습니다. 퇴사한 전여직원과 그의 친구들이라고 했습니다.

3. 제가 집을 비운 날, 퇴사한 전여직원과 그의 친구들과 새벽 4-5시까지 놀고, 술을 마신듯 했는데(문자 내용으로 추측) 저에게는 평소와 같은 시간에 카톡으로 "이제 집에 왔다. 이제 누웠다. 누우니 너무 행복하다. 잘 자라."등의 문자를 남겼습니다. 이 여자들과는 이미 여러번 이런식의 모임을 했고 서로 말도 놓고 지내더라구요. 아, 한 가지 기가 막힌건 제가 그 여자들 이름을 대며 누구냐고 물어보니 그 중에 두 명은 모른다고 대답 했습니다. 본인이 그 여자에게 친절하게 문자까지 보내서 데킬라 원샷하던데 실수하지 말라고 충고했는데도 말입니다. 본인은 여자와 단둘이 만난적은 없다고 합니다.
-> 왜 거짓말을 했냐고 물으니 "괜한 오해를 사고 싶지 않았다."라고 대답했습니다. 자신은 그 여자들과 오해받을 사이가 아닌데 사실을 말했을때 제가 싫어하고 오해할게 뻔하니 말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4. 오피방(업소)측과 통화한 내역, 결제한 내역이 있습니다.
-> 처음에는 오피방 이름이 야동사이트 이름이라고 거짓말을 했습니다. 그리고 제가 인터넷에 찾아봤고 업소인거 안다고 말하자 말해도 믿지 않을것 아니냐면서 얘길 시작하더군요. "고향 친구 중에 업소에 가는 친구가 있고, 그 친구가 올때 가끔 업소를 예약해 달라고 한다. 그 친구는 공무원이기 때문에 신분이 노출되는 것을 꺼려 친구들에게 예약을 부탁한다. 그래서 셋이 가면 그 친구는 업소에 가고 나와 A는 라면을 먹기도 하고 뭘 먹으면서 기다리기도 한다. 둘이 가면 나는 비상 계단에서 기다리고 있겠다고 이야기한다. 나는 그런거 싫어한다." 그 친구는 제가 잘 아는 사람이고 공무원이며 와이프는 뱃속에 둘째를 품고 있습니다.

5. 휴대폰에 채팅 어플이 네 개 깔려 있습니다. 앙톡, 즐톡, 틱톡, 1km등 입니다. 틱톡과 라인은 비번이 걸려 있어서 확인을 못했고, 앙톡, 즐톡 등은 들어가보니 최근 대화한 내용이 없습니다. 그런데 충전 캐시가 3500원 정도 남아있습니다. (상대방에게 메시지를 보낼때 30원이 필요하네요. 전에 5천원 충전한 적이 있는것 같습니다)
-> 이 얘긴 대화할때 물어보질 못했습니다. 혼자서 네이버에 검색만 해봤는데 불순한 의도가 맞겠지요. 틱톡과 라인 비번을 풀어보게 하려고 합니다.

이번에 터진게 이 다섯가지인데 결정적인 문제는 남편이 죄의식이 없다는 겁니다. 제가 싸한 분위기로 말 시작하면 되려 정색하고 큰소리칩니다. 그러다가 결정적인 증거가 있으면 깨갱합니다. 그러니 더 믿음이 안갑니다. 버틸때까지 버티고 거짓말로 일관하다가 증거가 나오면 그제서야 사실을 말하는지 즉흥적으로 지어내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지나친 호기심으로 인해서 또는 개념 자체가 없어서 저 많은 부도덕한 일들을 했다면 정말 손댈 수가 없을 정도로 저질이라 실망일겁니다. 엄청난 오해를 불러오고 큰 상처를 줄 수 있는 일인줄 알면서도 무시하고 했다면 그 역시 너무 못되고 이기적인데다가 거짓말쟁이라 실망일겁니다. 저 혼자 개념있는 척은 다 하면서 살았는데 저런 남자인걸 알아보지 못한 제 죄겠죠.

이혼하고 부모님께, 가족들에게, 친구들에게 어떻게 알려야 할지.. 어떻게 다시 남자를 믿고, 만나서 행복하게 살 수 있을지.. 그게 너무 걱정입니다. 너무 부끄럽고 창피하고 수치스럽습니다. 너무 밉고 원망스러운데 그보다 저 자신이 더 바보같고 원망스러워요. 왜 진작에 알아보지 못했는지 바보처럼 믿고만 있었는지.. 저 정도 수준의 남자에겐 제가 너무 과분해요. 이 정도로 질 떨어지는 남자를 믿음직스럽고 정직한 남자로만 생각하고 있었어요. 10년을 연애했는데.. 어떻게 모르고 있었을까요. 괴롭습니다. 제가 별일 아닌 일을 너무 크게 받아들이고 있나요?

자꾸 자꾸 읽다보니 눈물이 말라가네요. 좋은 일이겠죠.
추천수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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