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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많고 경력 있는 신입과의 마찰(스압)

케이디 |2017.05.18 22:55
조회 691 |추천 0

우선 방탈 죄송합니다. 여자친구 아이디 빌려서 여기가 제일 조언 많이 해주시는 곳이라 왔습니다. 그저께 있었던 일입니다. 스압 때문에 거의 댓글달리기 힘들단거 알지만...그래도 소설의 한 부분을 읽어본다 생각하시고 제3자 입장에서 이 일이 어떻게 보이는지 봐주시고 조언해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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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나이 스물 아홉. 일을 시작한지는 2년 6개월, 이 바닥에서는 대충 중간급 기술자가 되었다. 일 특성상 동료들은 모두 남성이고 50~60대의 나이 많으신 형님들이며, 일을 배워보려는 젊은 친구들은 잘 없는 실정이다.
나를 포함해 6명이서 팀을 이루어 일감을 따내어 여기저기 몇 주~몇 달 옮겨나니며 일을 하는 형식이다.
그러던 중 일주일쯤 전에 마흔 한살의 A가 일을 해보겠다며 알음알음 소개로 들어왔다. 170정도의 키에 호리호리한 체형의 그는, 차분한 인상에 어울리게 성격도 말투도 깔맞춤 한 듯 차분했다. A의 말에 따르면 직접적으로 우리가 하는 일은 해보지 않았지만, 연관직종을 3년정도 해보았다고 한다. 예를 들어 우리는 '일식' 주방의 요리사들인데 '한식'과 '분식'집 주방에서 한 3년 일해보았다는 식이다.
우린 다같이 환영했다. 신입인 A는 확실히 비슷한 일을 꽤 해본 '초보아닌 초보'라 배우는것도 빠르고 이 바닥에서 요구하는 빠릿빠릿함과 적극성이 갖추어져 있었다. 더구나 차분한 성품에 깍듯한 예의까지 갖추어 팀장님을 비롯한 모든 팀원이 그를 마음에 들어했다. 어찌나 깍듯하냐면 나이가 열한살이 어린 내게 그냥 존대도 아닌 극존대를 쓰고, 퇴근할 때도 나를 포함한 모두에게 일일히 90도 인사를 한다. 내가 첫날 퇴근하기 직전에 "형님 저한테 말 편하게 하세요. 저 스물 아홉이에요" 라고 해도 "처음부터 그러긴 힘들고 시간이 지나고 좀 편해지면 그렇게 할게요" 라고 살짝 웃으며 거절하였다.
7명이 팀이지만 그날 그날 일의 종류에 따라서 두세명씩 조를 나누어 일을 하게 된다. A가 입사 한지 삼사일이 지나도록, 나는 그와 붙어서 일은 못해보았다. 하지만 내가 지나가면서 얼핏 얼핏봐도, 확실히 동종업계 경력자 인지라 A는 일 배우는 '속도'도 '감'도 '자세'도 발군이었다.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이 일만 '2년 6개월째'인 내 눈에는 어설픈 구석이 있는법. 그런게 눈에 띄일 때마다 나는 '이건 이러이러해서 이렇게 해야한다. 저건 저러저러 해서 저렇게 하면 안된다.' 하고 손잡아 가르쳐 주었다. 그게 트러블의 시작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지.
나는 특히 일적으로 기술&노하우를 가르쳐 주는걸 좋아한다. 일을 가르쳐줄 때는 4원칙 '자세히 가르쳐 주고, 시범을 보여주고, 해보라고 시켜본다음 , 어설픈 부분을 교정해준다.' 하는 나름의 원칙을 가진 사람이다. 이 바닥에서는 특히 자기 밥줄 끊길 걱정&후배가 치고 올라올 걱정에 기술적인걸 가르쳐주길 꺼려하는 경우도 많다.설령 가르친다 하더라도 귀차니즘 또는 능력부족으로 설명도 대충한 후 잘 못한다고 성질을 버럭 버럭 내는 사람들이 태반이다. 나는 그런 사람들을 경멸하며 ,그들을 반면교사 삼아 '나는 아랫사람에게 저러지 말아야지' 하고 가슴에 각인시켜 놓았 더랬다. 그래서인지 후임으로 들어온 이사람 저사람을 가르쳐보면서 , 그들과 일을 같이 해보았을 때 '설명을 참 쉽게 잘 해주고 많이 가르쳐줘서 고맙다'는 말을 거의 항상 듣는 편이다. 후배에게 '나랑 일하고 싶다, 나랑 일하는게 좋다'는 말도 많이 들었다.
낯간지러운 자기 소개는 여기까지.
A가 입사한지 5일째에 난 그와 같이 2인1조로 붙어서 일을 하게 되었다. 내가 사수, 그사람이 부사수인건 당연한 수순이다. 내가 일을 '이런 저런 방식으로 해야겠다'하고 계획하고 지휘한다. 내가 '주'가 되어 작업하고 그사람은 보조&뒷받침을 해주는 식이다. 그렇게 A와 같이 일하면서 나는 그에게 이것저것 자세하게 설명해주었고, 그걸 금방금방 습득하는 모습에 더 신이 난게 문제가 될줄이야. 배우는 사람이 가르쳐주는걸 쏙쏙 흡수하는 모습을 보면 가르치는 사람에겐 그런 즐거움이 또 없는지라 오버를 한 것일까. 결국 A가 폭발했다.
5일 째에 하루종일 A와 같이 일을 했고 , 6일 째 오후근무가 막 시작된 직후였다.
"형, 이거 할 때는요, 요기를 요롷게 놓은 다음 자르는 거에요"
그러자 A가 약간의 한 숨과 함께 눈을 질끈 감는다. 나는 살짝 당혹했다. 그의 표정이 이렇게 말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 ㅅㅂ. 도저히 못참겠내'
4초 후 A가 눈을 떳다. 눈빛이 살짝 변해있었다.
"아니..하(헛웃음). 사람마다 이렇게 할 수도 있고 저렇게 할 수도 있는거지. 어떻게 B씨는 하나부터 열까지 다 자기 스타일대로 그렇게 일일히 간섭을 해요. 내가..하(한 숨). 내가 B씨랑만 붙어서 일년 내내 일 한 사람이면 얼마든지 맞춰줄 수 있는데 그게 아니잖아요. 어떻게 꼬치꼬치 다 그렇게 자기식대로 하라고 하면..."
당혹스러웠다. 진짜로 안전상 문제가 있는 작업방식이라 그걸 바로잡아주러 갔다가 제대로 뒤통수에 연타를 맞는 중인지라. 그리고 이사람이 단순히 지금 이거 하나때문에 화가 난게 아니라, 참고 참다가 나한테 터트리고 있음을 이해했다. 하지만 내가 무엇을 그리도 그의 가슴에 '참을 인'자를 새기게 했는지는 그 순간엔 도무지 이해가 안됬다. 나는 일단 A가 오해하고 있는 부분을 설명하려 했다.
"아니. 제가 방금 알려준건 일하는 스타일 문제가 아니고, 진짜로 과학적인 원리가 있어서 그렇게 하라는.."
A가 어이없어 하는 웃음과 함께 말을 끊었다.
"아니...바쁘면 이렇게도 할 수도 있는거지, 그걸 그렇게 다 간섭하고 하면 내가 B씨랑 어떻게 일을 같이해요. 내가 이 일을 안해본 사람도 아니고...그리고 말 나온김에 솔직히 말씀 더 드릴게요. 일 하면서... 그래 바쁠 때는 이해를 하는데...자꾸 그렇게 반말하고 ..솔직히 내가 기분이 계속 안좋았어요 사실."
반말? 내가 무슨 반말을 했지? 오해를 넘어서 없는 사실을 들먹이니까 나도 기분이 안좋아지기 시작했다. 어이가 없기도 하고. 나도 표정이 슬슬 굳어갔다.
"내가 언제 반말을 했는데요?"
"어제도 뭐.. 저한테 '너도 확인하고 나도 확인하고' 그러고..또 되게 많아요"
순간 어제일을 떠올려 보았다. 어제 A가 나한테 어떤 부품을 건네주고 내가 그걸 받아서 설치하는 작업을 했다. 그런데 이 부품이 50개중 한 두개 꼴로 불량이 있는지라 꼭 눈으로 확인을 해 보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부실한 설치로 인해 큰 제품이 '뚝' 하고 떨어져서 큰 문제가 될 수도 있는 중요한 사항이다. 그런데 A가 나한테 그 부품을 건네주는걸 내가 열 번 넘게 지켜본 결과 , 계속 불량여부를 확인 안하고 건네주더라...나는 '아..모르나 보구나' 짐작하고 설명해주었다.
"형. 이거는 가끔씩 불량인게 있으니까 꼭 확인을 해야되요. 근데 사람이다보면 누구나 깜빡하고 확인 안 할수도 있으니까.. 두 사람이서 일을 하면 한 사람만 확인하는게 아니고 , 항상 너도 확인하고 나도 확인하고 그렇게 하는거에요."
라고 내가 어제 말했었다...아니...여기서 '너'라는것은 설명을 하다가 튀어나온 임의의 둘 중 하나를 지칭한 '대명사'일 뿐이지...A 당신한테 '너'라고 한 게 아니잖아?
"아니..형 그건 ..설명을 하다보니까, 둘이 하는 일을 설명하는 차원에서 그렇게 말을 한거죠. 그걸 어떻게 반말이라고"
A가 또 말을 끊는다.
"형 올려 ,올려... 이해를 해요 바쁘면은.
근데 지금 둘이 일을 하는데..
그런데 그게 바쁘면은, 뭐 바쁜것도 아닌데
사다리 있는 사람 한테
'올려 올려' '내려 내려'
제가 그거 계속 기분이 안좋았어요 솔직히 말씀드려서. 근데 조금 전에.. "
도저히 안되겠다. 나도 말을 끊는다.
"내가 언제 올려 올려, 내려 내려, 언제그랬어요"
"올려 올려 내려..그러니까 그거는 B씨가 뭐 어떻게 말씀하신진 잘 모르겠는데, 저는 그렇게 들렸고, 또 하나는..."
이 시점에서 나는 그런 기억이 없었기 때문에, 억울해서 일단 말을 끊었다. 나중에 생각해보니 그런적이 있긴 한데 저렇게 병장이 이등병 얼차려 시킬때 쓰는 어투와 분위기로 얘기한게 아니었다. 여덟 아홉발짝 멀리 떨어진 사람한테 적당히 큰소리의 하이톤으로
'올려(요) 올려' '내려(요) 내려' 그러다가 수평이 맞다 싶으면 '오케이~'하는 식으로 멀리 있는 사람이 분명하게 들릴 수 있도록 밝은 하이톤의 음성이었단 말이다! 음...'요'자를 작게 발음한것은 확실히 인정한다. 그리고 또 오늘은 목이 좀 안좋아서 , 그냥 수신호로 알려주는것도 좋겠다 싶어서 멀찍이서 오른손가락으로 천장 또는 바닥을 가르키는것으로 대신했었다.
"난 올려,내려 말을 아예 안하고 난 손짓☞만 했는데.."
A가 답답하단 표정을 지으며 말한다.
"그러니까 그게(수신호) 더 기분 나쁜거에요 그러니까 ..그게.."
정말 저사람의 사고방식에 점점 어처구니가 없어지기 시작했다. 일하면서 수신호한게 더 기분 나빴다니.
"아 그. .그.. 설치하고 있는 제품이 삐딱하니까 이것(손가락으로 위아래 방향지시)도 기분 나쁜거에요? 나보다 나이가 많은 형한테는 그렇게 하면 안되는거에요?
"그러니까..그러니까 B씨가 무슨 의도로 나한테 자꾸 그러는지 모르겠어요. 내가 어제는 사실 끝날 때, 따로 술한잔 하자고 할까 했었어요 사실. 그리고 아까 C형님이 내가 하고있는일 보고 뭐라고 할 때... 본인(나)이 그렇게 하라고 해서 내가 그렇게 한 건데 , 옆에서 내가 그것땜에 한 소리 듣고있으면 , 바로 옆에 있었으면서 '그거 내가 그렇게 하라고 했다' 한마디 해줄 수도 있는거 아니에요?"
순간 이건 또 무슨 개소린가 했다. 물론 나도 옆에 있었지만 난 결코 그렇게 작업하라고 가르친적이 없기 때문이다. 이것은 니 기억이 맞내 , 내 기억이 맞내 싸울 가치도 없을 만큼 분명히 내 기억이 맞다. 왜냐하면 나도 A가 C형님한테 한 소리 듣기 전에 속으로 '저걸 왜 저렇게 하지? 어디서 안좋은거 배워왔네'하고 생각했고, 내가 평소에도 그 작업방법을 상당히 안좋아하기 때문이다.
기억까지 왜곡해가면서 날 몰아세우길래 내가 이번엔 나름 큰 펀치를 휘둘렀다.
"아..그럼 문제가 그거네"
잠시 뜸을 들여서 A가 귀기울이게 만들어준 후 일침을 찔렀다.
"형 마음이 지금 베베 꼬여있네. 베베 꼬여가지고 , 내가 무슨 말을 해도 꼬아듣고 뭘 해도 꼬아서 받아들이는 거에요"
A가 제대로 열받아하며 말을 끊었다.
"반말 하지 말라고. ㅅㅂ 진짜. 내가 나이가 마흔 아홉인데..하..너 스물아홉이라매. 어디 띠동갑 나이차는 새끼가..내가 집에가면 처도있고 자식도 있는데 너한테 반말 들을 나이냐? 내가 이 일이 처음하는 사람도 아니고 , 니가 나보다 이걸(작업중 하나) 많이 해봤어 아님 저걸(작업중 하나)많이 해봤어? 이 ㅅㅂㅅㄲ가 진짜.."
아..이 시점에서 어깨밀치기로 선전포고를 하고 제대로 맞다이 하고 싶은 욕구가 무럭무럭 솓아올랐다. 그러나 그 후폭풍으로 닥쳐올 합의금 생각이 불붙는 내 마음에 연신 찬물을 끼얹어 주었다. 여기가 일터이고 , 문제가 생기면 동료들과 팀장님한테 큰 민폐인 점도 조금은 브레이크 역할을 해주었고.
내가 한껏 비꼬는 어투로 말하였다.
"아~그래요?"
손사레를 치며 살짝 돌아섰다.
"하기 싫으면 안해야지. 하지마요. 예~ 그만해요 그럼"
A도 굳은 표정으로 돌아섰다. 그는 담배를 꺼내들었고 나는 핸드폰을 꺼내들었다. 그는 담배를 피러 걸어갔고 나는 팀장님한테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예 팀장님. A형이 도저히 더러워서 저랑 일 못해먹겠다네요. 조를 좀 바꿔주셔야 될것 같은데요."
"뭐? 그게 또 무슨 말이야. 어후...둘다 윗층으로 올라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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