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저두 글을 올리는 날이 오네요.
모바일이라 오탈자 양해 부탁드립니다.
현재 임신8개월 예비맘입니다.
예전 10년간의 강사경험으로 많은 엄마들을 만나봤고 그 과정에서 깨달은게 있다면 엄마들은 자기자식에 대해서는 객관성을 잃는다는 점이죠. 그래서 저도 그렇게 될까 두려움이 큽니다. 특히나 요즘 워낙 맘충, 임신부심 부리는 임산부들 얘기에 혹시 나도 어디 나가서 욕먹을짓 하지 말아야지 다짐에 다짐을 합니다. 임신 후엔 몸이 안좋기도 했거니와 이런저런 이유로 아예 외출도 자제해왔습니다. 제가 지금 있는 곳이 시골이라 딱히 갈 곳두 없구요.
그런데 어제 처음으로 조금 먼거리를 대중교통을 이용해 가게 되었습니다.
아기아빠는 멀리 가있는 상황에 병문안을 꼭 가야해서 초행길을 길찾기로 검색해보니 경춘선으로 출발해 환승 두번에 2시간이 거뜬히 넘는 거리더군요. 쉽지 않겠다 예상은 했지만.. 하.. 상상을 훨씬 초월하더군요.
사설을 덧붙이자면..
실은 좀전에 지하철에서 임신부심 부리던 사람 얘기를 읽었습니다. 임신을 했는지 모를 정도 였다더군요. 사실 저도 임신 초에 외출할 때는 그다지 힘든지 몰랐습니다. 물론 사람마다 다 다르겠지요. 저의 경우는 입덧이 너무 심해 먹는 족족 토하던 상황이었지만 오랜만에 외출할때는 기분전환이 되어 그랬는지 임신전과 별다른 차이를 모르겠더군요. 그러니 어쩌면 사연속 그 여자분은 정말로 임신부심이었는지도요.
임신중기 이후로는 거의 병원갈때만 외출을 했고 애기아빠가 자영업을 해서 시간이 자유로운 덕에 늘 함께 해주었습니다. 버스를 타고 갈수 있다는데 하루에 몇대 안오는지라 시간을 못맞춰 몇번 시도하다 포기.. 시골생활이 익숙치 않은걸 아는 애기아빠가 그냥 같이 가지 뭘그러냐더군요.
그래서 중기이후는 혼자 대중교통을 이용한건 한번. 병원 한번 다녀오다 식겁을 했는데 그땐 버스 탄 시간보다 기다린 시간이 훨씬 길어 그게 더 힘들었지만 이건 지역의 문제이므로 패쓰. 시골이라 버스 좌석이 없거나 하는일은 없는듯해요.
문제는 어제. 너무 집에만 있다보니 갑갑하기도 했고 꼭 가야하기도 했으니 호기롭게 출발했습니다. 처음엔 괜찮았어요. 역까진 택시. 도착해서 기차가 어플시간에 안 오고 옆에 할머니도 왜 기차가 안 오냐시길래 알아보고 오겠다 기다리시라 하고 계단으로 오르락내리락 하며 차시간 알아봐 왔으니 나쁜 컨디션은 아니었던거죠. 그 할머니와 도란도란 얘기하며 경춘선타고 서울까지 들어왔습니다. 문제는 환승과 장시간 서서 가다보니 점점.. 힘들어지더군요. 그때 제눈에 들어온게 임산부 배려석이었습니다. 저도 그 자리를 비워둬야 한다곤 생각지 않는 쪽입니다. 빈자리를 아깝게 왜 비워둡니까. 그런데 임산부 배려석이라고 되어있는 자리를 양보받지 못하니.. 맘이 참.. 상하더군요.
제 몸 상태가 괜찮았더라면 그다지 섭섭하지 않았을 겁니다. 그런데 아시는 분들도 계실테지만 임신말기엔 잠을 잘 못잡니다. 제가 더 심한 경우인지는 모르겠지만 바로 누우면 눌려서, 옆으로 누우면 배가 쏠려서 힘들고 겨우 좀 잠들만 하면 안에서 퍽!하고 차서 깨우고ㅠㅠ 태동이 한참 심할때라 말도 안되지만 이러다 갈비뼈가 부러지지 않을까.. 했다가 부러지진 않겠지만 탈골 정도는 가능하겠다 해서 손으로 밖에서 누르고 있을때도 있습니다. 그럼 좀 덜 아프거든요. 물론 숨쉬는 것도 불편하구요. 여튼 그래서 낮잠도 쪼개서 자야하는데 그시간에 외출을 하니 더 힘들더군요.
요며칠 전부터는 관절이 아파서 왜그러냐 물어보니 붓기때문이라더군요. 제가 많이 마른 편이라 부었다고 생각을 못했는데 안에서 붓는지 어쩌는지 제몸인데도 제가 잘 모르겠지만 의사말론 부어서 통증이 오는거라고.. 그래서 잠에서 깨면 제일 먼저 느끼는게 손가락 통증. 그런데 어제는 그 붓기가 다리로ㅠㅠ 진짜 다리가 터지는 느낌이더군요. 인체중심이 흐트러졌는지 특히 오른쪽 다리ㅠㅠ 정말.. 주저앉아 주무르고 싶은 맘이..
그래서 맘속으로 저분도 임신초기일거야.. 날 못봤을거야..
되뇌면서 마음을 다스리면서 고개를 들었는데 광고스크린에 임산부석은 비워두는 자리입니다.. 어쩌고.. 나오는데 진짜 헛웃음이.. 차라리 아예 저 자리가 없으면 좋겠더군요. 그럼 맘이라도 덜 상할텐데요.
병원에 도착하니 집 나서고 딱 3시간 경과했더군요. 하하.
돌아가는길.. 이미 부은 다리 통증은 더 빨리 찾아왔습니다. 그런데 전 감사하게도 두번의 양보를 받았습니다. 한번은 아주머니 한분께, 또 한번은.. 정말 죄송하게도 어르신이었습니다. 얘기를 나누다보니.. 70세시더군요. 그런데 차마 사양할수가 없더군요. 그래서 너무 감사하다고 제가 사양할수가 없다 말씀드리니 괜찮다고 지금 얼굴이 너무 안좋다고 하시는데 정말 눈물이 나더군요. 글쓰는 지금도 눈물이 흐르네요. 정말 감사하고 죄송하고..
사실 어르신께서 앉혀주시기 전에 전 좀 멀리 젊은 사람들이 앉아 있는 곳에 서있었습니다. 일말의 배려를 바라면서요. 한시간을 넘게 서서 가야 했으니까요. 그런데 어르신께서 멀리 있는 저를 일부러 불러 앉혀 주시더라구요. 이쪽 쳐다봤으면 아까 양보해줬을텐데 안보더라시며.. 세분이 앉아 계시다 두분이 일어나셔서 한분은 아기엄마에게, 한분은 저에게 자리를 주셨습니다. 젊은 사람들이 양보를 해줘야하는데 그렇지가 않다시기에 제가 몰라서 그렇다, 얼마나 힘든지 안 겪어봐서 그럴거다 얘기했습니다. 진심이었습니다. 저도 그렇게 힘들줄 몰랐으니까요. 그렇게 앉아서 또 다섯이서 얘기하며 집으로 돌아왔네요.
맘충들, 배려를 강요하는 임산부들 덕에 이미 미운털이 박힌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어제 처음으로 교통약자가 되어 대중교통을 이용해보면서 참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저도 어르신들께 자리 양보하면서 나도 피곤한데 좀 억울할때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관절도 아프고 다리도 아픈 지금 생각하니 나중에 몸이 좀 편해지면 정말 꼭 양보해야겠구나 싶어요. 고통이 상상 이상이에요. 또 어떤 분들은 그럴거면 집에나 있지 왜 나오냐 하실 분들도 계실지 모르겠습니다. 거기까지 다 반박하자면 안 그래도 긴글 끝이 없겠지요.
꼭히 임산부가 아니더라도 대중교통내 교통약자에 대한 배려, 다시 한번 생각해 주셨으면 합니다.
여러분이 핸드폰에 고개를 묻고 있는 사이, 앞에 있는 누군가가 몹시 힘들어 하고 있으니 가끔은 눈도 쉴겸 한번은 고개를 들어 주변을 확인해 주는건 어떨까요.
그리고 임산부는, 제 개인 의견으로는 티나지 않는 초기라면 양보받을려 하지 맙시다. 솔직히 별로 안 힘들잖아요. 근데 말기는 정말 생각하시는거보다 훨씬 힘들어요. 학교에서 이런거 좀 교육해줬으면 싶어요. 몰라서 그럴수도 있으니까ㅜㅜ 그러니 자리 양보해 주시는 거에 너무 인새해 지지 말아주세요. 70대 노인 분들께 자리를 양보받다니.. 젊은 제가 부끄러워서요ㅜㅜ
그리고 있으나마나한 임산부석은 차라리 없으면 좋겠어요. 괜히 맘만 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