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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살의 시린 겨울연가

필모시(fee... |2004.01.26 11:24
조회 728 |추천 0

게시판이용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또한 요즘의 추운 겨울날씨만큼이나 힘든 세상을사는 저와 같은 
40대 가장 여러분 추운 겨울이지나면 따스한 봄이 온다는 평범한 
진리 속에 화이팅하시고 힘내십시오.

게시판 이용자 여러분

혹시 농담반 진담반의 표현을 자주 쓰시는지요?
저는 요즘 농담반 진담반으로 40대 초반인 나이에 세상의 끝자락
까지 생각하고 있습니다.

나의 사랑하는 근이, 현이에게 ^^*

나의 사랑하는 근아, 현아
아빠의 작은 몸짓도 끝나기 전에 벌써 한해가 저물고 있다.
내일이 크리스마스인데, 올겨울엔 작년에 약속한 스키장에 우리
가족이 꼬~옥 갈수있을거라 생각하며 아빠가 열심히 일했건만 
지금의 아빠는 근이, 현이 얼굴보기가 미안한 그런 아빠가 되어버렸구나.
근아, 현아 아빠가 너무 미안하고 또 미안하다.
근아, 현아
현실은 그리하지 못하지만 마음만은 근이 현이랑 늘 함께 있는 그런 아빠마음 

알고 있지?
즐거움이 있는 크리스마스가, 선물이 있는 크리스마스가 되어야 
하겠지만 올해는 아빠의 편지로 대신하자꾸나.
내년을 기약하면서…….
항상 건강하고 감기조심하고 항상 씩씩하기를…….
언제나 근이, 현이 편인 아빠가…….

2003년 12월 24일

 

 

위의 내용은 2003년 저의 두 아들에게 선물한 크리스마스카드입니다 
직원도 없는 텅 빈 사무실에서 제가할 수 있었던 최상의 선물이었습니다. 
뇌졸중을 앓고 계시는 아버님께 전화를 드렸지만 끝내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아무 말 없이 수화기를 내려놓았습니다.
저는 경기도 부천 상동에서 작은 사업을 하고 있는 유복동입니다.
저의 전직은 전산 관련일 이었으나 2002년 초 반부터 매출부진으로 2002하반기

부터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였습니다. 

사업내용은 맞벌이 부부 및 독신자, 이혼남, 장기출장자를 대상으로 와이셔츠를 

드라이 클리닝하여  아침마다 배달하는 와이셔츠 랜탈 사업입니다.
와이셔츠의 제작에서부터 드라이클리닝, 배달, 수거까지 일원화하는 랜탈 

업이지요. 
물론 와이셔츠는 저희회사 등록상표인 "필모시"(feelmoci)라는 브렌드로

최상의 제품을 제작하였습니다.
(사실 백화점에서 판매되는 10여만원의 고가의 제품도 실질적인 제작비는 2~3만원이면 제작될수있다는사실을 많은 사람들은 모르고 계실것입니다)

와이셔츠의 뒤바뀜을 방지하기위해 사용자의 이니셜을 박음질하여 월 회비 

49,000원에 와이셔츠 4장(무상)지급과 아침마다 드라이 클리닝된 옷을 입을 수 

있도록 한 시스템입니다.
또한 사용 90일 이후에 새 상품으로 교체하도록 계획을 세웠습니다.


하지만 

저희 앙케트조사가 2003년 2~3월에 시행하여 2003년8월에 지금의 사무실에 

본점겸 1호점을 개설하여 9월부터 영업활동을 하였으나 2003년 봄과 가을의 

체감경기는 엄청난 차이가 있었습니다.
각종 언론매체에서는 수출이 회복세다 뭐다 애기하였지만 현실경기, 실물경기는 

냉담하기만 하였습니다.
새벽부터 와이셔츠부대가 있는 곳이라면 증권사, 보험사, 자동차 대리점, 오피스텔, 원룸촌등 안다닌 곳이 없을 정도로 발이 닳도록 영업활동을 하였지만 현실은 

저를 외면했습니다.
각 tv 및 라디오에서는 연일 "억" "억"하는데 현실의 저에게는 
핸드폰마저도 끊어지는 그런 상황의 초래되었고 신용불량자가 몇 백만명이 

된다는 언론의 보도에 저도 일몪을 하고 있다는 자괴감과 하루에도 10통이 넘는 

은행의 채무변제 및 가압류 전화통지에 잠못 이루는 밤이 늘어났습니다.
이제 얼마의 시간이 흐르면 저만의 단독세대가 됩니다.
본의는 아니지만 50%의 이혼율에 저도 합류해야 할 것 같습니다.

 

세상은 열심히 산다는 것만으로는 너무도 부족하나봅니다.
가진것 없고 기댈곳없는 저 같은 사람이 사업하기에는 우리나라 현실이 너무도 

냉정하더군요.
각 은행과 대출담당기관을 찾아가서 도움을 요청하였지만 저의 도움은 공허한 

메아리로 제게 돌아왔을 뿐입니다.
아직도 대한민국의 구조가 가진 자에게는 후하고 갖지 못한 자에게는 냉담한 

그러한 구도에서 인가봅니다.
이제는 제발 우리나라가 가진 자에게는 강하고 갖지 못한 자에게는 후한 형태로 

변하였으면 합니다.
그리하여 저처럼 처절한 몸부림속의 사람들도 사업하기 적절한 인프라가 빨리 

구축되었으면 합니다.
저처럼 힘든 세상을 몸으로 겪으시는 40대 가장 여러분 힘내시고 
죽을힘을 다하여 다시 한번 뛰십시다.
오늘도 영업을 위해 저 혼자뿐인 텅빈 회사 사무실에서 신발끈을 다시 한번 

조이고 있습니다.
그리고 최선을 다해서 영업을 해야겠지요. 
대한민국 가장여러분 그리고 실직자여러분 특히 저와 같이하는 40대 가장여러분!
이렇듯 망가진 모습이 오늘날의 40대 초상은 아닐 것입니다.
그림자는 어둠이 있기에 생겨나는 것입니다. 
어둠을 타박 말고 몸을 돌려 태양을 바라보는 우리가 되십시다.
안되는 이유가 있으면 반드시 될 이유도 있는 것입니다. 반듯이…….

아빠의 멋진 모습속에 감추어진 이그러진 초라한 행색을 들키지 않도록..

아빠의 가슴은  항상 넓기만하게 바라봐주는 우리아이들을 생각하며 오늘도

저는 영업을 위해 문을 나섭니다. 
두서없는 글 끝까지 읽어주심을 감사합니다.

앞으로 5년은 힘들어야할 "필모시" 유복동 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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