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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ve press (제 6 화 - 마음의 거리)

탱구리 |2004.01.26 11:34
조회 1,476 |추천 0

11.

-승우 어떻게 생각해요?-

-...-

-처음에 미주씨 이야기듣고 깜짝 놀랐어요. 이름만 같은게 아니라 분위기도 너무 비슷해서..

 생김새가 아니라 풍기는 이미지가 사람에게 느껴지는 향기가 그앨 많이 닮았네요.-

-무슨 말씀이신지...-

그녀의 입에서 쏟아져 나오는 말들은 좀 당황스러웠다. 그럼 내가 임승우. 그가 사랑했던 여자와

닮았단 말을 하려는 건가.. 이루워지지 않은 첫사랑이라도 있는듯 했다

-그앤 아팠지요. 이름도 들어보지 못한 희귀병이었는데 치료차 미국으로 떠났어요. 승우는 그애가

유학간줄로만 알아요. 그애가 그곳에서 생을 마감한 것도 아팠던것도 승우는 알지 못해요.

그저 유학가면서 가슴아픈 이별을 한줄로만 알고 있어요. 그 후에..-

-저.. 근데 왜 저에게 이런 말씀을 하시는지.. 전.. 좀...-

-승우가 그애가 그렇게 이별한 후 누구에게도 쉬 마음을 주지 못했어요. 아니 여러여자들과 어울리고

그런것 같았지만.. 다 일시적인 감정이었죠. 마음을 닫아 버린것 같았어요. 겉으론 웃고 있지만

그 웃음이 정말 가슴아프게 보이더군요.

지금 승우가 미주씨를 마음에 담아두고 있는것 같은데, 다가서질 못하네요. 내보기엔 미국으로 간

그애를 기다리는것 같아요. 그래서 미주씨 마음이 궁금했어요. 확실한 미주씨의 마음이...-

-....-

그저 아무말도 할수가 없었다. 그동안 그렇게 환하게 웃고 다니던 그에게 그런 생채기가 감춰줘

있다는게 믿을수 없었다. 항상 주위사람들을 유쾌하게 만들던 그였는데...

지금 이시점에서 내가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건지 머릿속이 온통 뒤엉켜 아무 생각도 나질 않았다.

커피숖에서 나와 걸었다. 당장 내일부터 그 사람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무슨말을 해주어야 할지

누나를 만났단 말을 해야 할지 어느 하나 확신서는 것이 없었다.

 

 

 

-미주야.. 나 밑에 우리 그이와서 점심 나가서 먹고 올께..-

-형부왔어요? 언니 맛나는거 먹고 와요..-

-미스 강! 식사 안해?-

삼식이 김이사 지나가며 건성으로 묻는다.

-먹어야죠.. 먼저 드세요..-

삐리리..삐리리.. 인터폰이다.

-네. 연구개발 강미줍니다.-

-밥 안먹니?-

-먹어야죠.-

-시간 괜찮으면 식사 같이 할래? -

순간 망설여 지긴 했지만 이런 상태론 아무것도 해결되는게 없었다.

-네.. 그대신 맛있는거 사줘야 해요.-

-훗~~ 그래..-

회사에서 그리 멀지 않은 일식집으로 향했다. 차안에서 그는 아무말도 없었다.

-초밥 괜찮아? -

-네. 나 아무거나 잘먹잖아요.-

-그래. 아무거나 잘 먹어서 이쁘지..-

기모노를 입은 여자가 방으로 우릴 안내했다. 고급 음식점에서나 볼수있는 좌식인데 바닥이 파인

그런 곳이었다. 주문을 하고 다시 이야기가 끊겼다. 한참 후에 그가 말했다.

-웃는 모습보니까 보기 좋다..-

-나 원래 잘 웃잖아요. ㅎㅎ-

-그렇지. 원래 잘 웃고 잘 울지..-

그의 첫사랑에 대해 물어야 하나 망설여지고 있었다. 문이 열리고 식사가 나왔다.

-많이 먹어. 여기 고추냉이 좀 많이 들어가는데.. 매운거 괜찮니?-

내가 코를 막고 찡그려 보이자 잠시 엷은 미소를 띄더니 초밥안의 고추냉이를 하나씩 하나씩 걷어

주었다. 그모습이 어찌나 세심해 보이는지 아빠가 딸을 챙기는 듯한 인상을 주었다.

-두세요.. 그냥 먹을께요..-

-아냐.. 다했어.. -

-근데 모 하나 물어봐도돼요? 첫사랑은 언제 했어요? 아까 인터넷보니깐 첫사랑에 대해 나오니까

그냥 생각나서요..-

그가 답변을 망설였다. 표정엔 아무 변화가 없었는데 왠지 슬픈 그림자가 비치는것 같았다.

-어.. 왜 대답없지.. 무슨 가슴아픈 사연이라두 있나 보네.. 그쵸?-

-흠.. 글쎄.. 난 아직 첫사랑 중인것 같은데.. 미완성이긴 해도..-

-대답하기 힘들면 안해도 돼요.. 난 그냥 모 다들 첫사랑하면 슬프긴 해도 행복한 추억으로 말하잖아요.

그래서 물어본건데...-

아무렇지도 않은척 했지만 아직도 첫사랑 중이라는 그의 말에 난 아무것도 더 물을수가 없었다.

그 맘에 내가 들어갈 틈따윈 없을것 같았다. 그도 떠난 사랑에 아파하지만 나도 날 사랑하냐고 물을수

없는 사랑에 가슴 아팠다.

 

 

 

12.

오랜만에 평온함이다. 제시간에 퇴근하고 보니 자투리 시간이 생각보다 많았다. 무더위도 다 지났는지

저녁무렵이면 꽤 선선한 바람이 상쾌했다. 그냥 좀 걸을까 생각도 했었지만 왠지 처량하게 느껴질꺼

같아서 이내 그만 두었다.

-형부. 일찍 퇴근하셨네..-

-응.. 처제와? 근데 왜 티브이가 안나오지..유선방송 선이 끊어졌나.. 옥상에 한번 가봐야 겠다.-

베란다에서 호동이와 오랜만의 제회(?)를 즐기고 있었다. 3개월때 처음 우리집에 왔을땐 작더니 지금은

덩치가 날 버금가게 다 컸다. 집엔 항시 변견만 키워서 그런가 교육을 시켜도 2-3년 해야 손을 겨우

줄까 말까 였는데.. 이녀석은 몇번 반복학습을 하니 금새 알아듣고 잘 따라했다. 꼬옥 안고 있으면

마치 사람하고 포옹하고 있는 기분이 들었다. 가끔은 내 고민도 곧잘 들어주고 위로도 되주었다.

거실에서 언니랑 형부가 왠일인지 티격태격 하고 있었다.

-으이구.. 어떻해야 유선방송비를 3개월씩 깜박하고 안내냐?-

-같이 직장다니다 보면 그럴수 있지.. 그런 자긴 언제 한번 내봤어?-

-끝까지 잘했다고 큰소리네.. 안낼꺼면 나보고 내라고 그러든가..-

-몰라. 그놈의 티브이 안나오는게 마누라 피곤해서 힘든거 보다 중하냐? 야인시대가 밥먹여주냐?

김두한 못보면 어떻게 돼? -

-어휴~~ 내가 말을 말자.. 말을 말아..-

한동안 좀 조용하다 싶었다. 동갑내기 부부라 그런지 크게 싸우진 않아도 항상 사소한걸로 소소한

말다툼을 하곤 했다. 살곰히 호동이를 데리고 밖으로 나왔다.

정문에서 마주친 경비아저씨가 호동이에게 친한척 이다. 처음엔 절대 키우면 안된다고 하더니

조용히 기특한 짓만 하니 이젠 호동이가 우리 아파트 잘 지켜줘서 고맙댄다. ㅎㅎ

동네 어귀를 돌때쯤 휴대폰이 울렸다.

저스 어 텐 미닛~~ 내것이 되는 시간.. 순진한...

-여보세요?-

-머하니? 밖인가 보네..-

-호동이 데리고 잠깐 나왔어요. 퇴근했어요?-

-저기... 예전처럼 다시 반말하면 안되니?-

-옙? 언제요? 그거 잠깐 장난한건데.. 어떻게 반말해요.. 좀 ...-

-그냥 니가 존대말쓰니까 왠지 멀게 느껴져서 그래..-

-...-

-얼른 들어가.. 다모할 시간이다..-

-아.. 근데 들어가도 못봐요. 집에 티브이 안나와요..-

-티브이가 왜?-

-언니가 유선방송비 3개월 안내서 끊겼대요. 그거 아니래두 형부가 야인시대 봐서 보기 힘들어요.-

-훗~~ 그래?  그럼 다모 같이 볼래?-

-어디서요?-

-괜찮으면 우리집가서 보자..-

이게 무슨 소린지. 한번도 가본적 없는 그의집에 가서 다모본다고 왔다고 하면 내꼴이 얼마나 우스울지..

-됐어요. 내가 무슨 .. 언제부터 드라마 봤다고..-

-왜~~ 오늘 황보종사관이랑 채옥이랑 껴안는 날인데.. -

-그래도 식구들 다 계신데.. 우습잖아요.. 내꼴이..-

-식구들? 없어... 나 혼자 지내.. -

생각해보니 그의 집은 서울이었다. 혼자 오피스텔에서 생활한다고 했었다. 그렇지만 남자혼자 사는 집에

드라마 보겠다면서 가는것도 좀 껄끄럽긴 마찬가지다.

-헐..그럼 더더욱 못가지.. 내가 몰 믿고.. 거길가요?-

-그냥 순수하게 드라마 보자니까 되게 못믿네..-

-그냥 들어갈래요.. 호동이두 있구...-

-몰라몰라.. 동네가서 전화한다.. 알았지?-

뚝~~.

다시 제멋대로 철없이 행동하는 그를 대하니 왠지 마음이 놓였다. 예전의 그로 돌아온것 같아서...

애견집에 들러서 호동이 먹을 개껌을 하나 사들고 나왔다.

아파트 정문에 들어설때쯤 뒤에서 헤드라이트 깜박거리고 난리가 났다. 정말로 왔다. 저 남자...

다시 가라고 말해줄 요량으로 돌아서서 그에게 다가갔다.

-욜~~ 니가 호동이구나. 자식.. 잘 생겼네... 자.. 타.. 호동아 다모보러 가자.. 너도 옥이 좋아하지?-

속도 없는 호동이 그의 차에 넙죽 올라탔다.

 

 

이런 결국엔 오고야 말았다. 소파에 호동이와 정자세로 앉아서 티브이만 응시했다.

-머 마실꺼 줄까? -

그가 캔맥주를 따며 내게 물었다.-,.-

-안먹어...-

-화났어? 왜.. 다모도 보고 나 사는 집 구경도 하고 좋잖아..-

-시끄러.. 드라마 시작했어.. -

티브이 볼륨을 올리며 그의 말을 잘랐다.

-근데.. 왜 여자들은 황보종사관만 좋아해.. 난 장두령도 좋더라..-

재잘재잘 만화영화보며 떠드는 아이들 마냥 말도 많다.

-아.. 맞다. 나 세탁소가서 옷 찾아 와야 하는데.. 잠까만 혼자 있어 . 금방 올께..-

대답할 겨를도 주지 않고 그가 집을 나섰다. 휙 360도로 몸을 돌려 집을 둘러 보았다. 어찌나 깔끔한지

한달에 한번 대청소 죽어라한 내방하고도 비교가 되지 않았다.

몸을 일으켜 책상쪽으로 가보니 액자들이 즐비했다. 대부분 웃고 있는 사진들.. 사진속의 그는 행복해

보인다. 하나하나 유심히 보다가 한 사진에 내 시선이 멈췄다. 사진속의 그와 같이 있는 여자..

그녀인것 같다. 그의 마음속에 한가득 차있어서 내가 감히 들어갈 틈바구니도 주지 않는...

이상한건 나와 전혀 닮지 않았는데 그의 누나가 왜 나에게 그런말을 했는지 의구심이 들었다. 사진을

자세히 들여다 보고 있는데 갑자기 그가 뛰어들어왔다.

-아이스크림 사왔다~~~ -

쨍그랑..

들고 있던 액자를 그만 떨어뜨리고야 말았다. 순간 그의 얼굴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액자를 놓친 내손이 미세하게 떨렸다. 어쩌지...

-....저기... 그냥 구경하다가... 어떻해요.. 사진은 안 다친거 같은데.. 얼른 치워줄께요...-

깨진 유리며 부서진 액자모서리를 손으로 집었다. 이 순간엔 미안하단 말도 왠지 뻔뻔스럽게 느껴질것만

같아 무슨 얘기도 하기 난처했다. 허둥대며 바닥을 이러저리 움직이던 내손을 그가 잡았다. 손을 빼내

다시 치우러 했지만 그는 내손을 꽉 잡고 놓아 주지 않았다.

 

 

 

 

 

연휴기간에 왠만하면 글 올려 드리려 했는데... 시골에 다녀오다 보니..

죄송함다.. 기다리신 분들 위해 이번편도 열시미 썼슴다.

다음회도 기대해 주시고.. 마니마니 따랑해 주세요...^^

 

                                                                                       -탱구리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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