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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친구는 좋은데 아버님이 싫어요 (길어요)

ㅇㅇ |2017.07.25 19:55
조회 218 |추천 0
안녕하세요. 저는 스무살 초반이고 아직 직장은 없어요. 알바하며 학원다니고 있고, 제 남자친구는 스무살 중반 공익입니다. 저는 학창시절부터 부모님의 막말을 견디며 살아왔어요. 성인이 되면 어디가 됐든 부모님과 떨어질 수만 있다면 바로 나가살거라 다짐하며 살았네요.

그러다 남자친구 집으로 들어와 같이 산 지 3년정도 됐어요. 아버님, 남자친구, 남동생, 저 이렇게 넷에다 강아지 한 마리랑 같이 살아요. 남자친구의 어머님과 큰 누나는 아버님의 성격을 견디지 못해 나가서 따로 산지 좀 됐어요. 어머님과 큰 누나가 겪었던 일들을 저와 제 남자친구가 겪고 있는 것 같아요.

처음 제가 남자친구 집에 들어왔을 때는 아버님이 요리도 해주시고, 청소도 빨래도 하시고, 저랑 제 남자친구랑 남동생은 아버님을 도와 다 같이 집안일하고 장보러가고 다 같이 밥도 먹고 그랬습니다. 그러다 같이 산 지 1년정도 됐을 때쯤, 더 예쁨받고 싶은 마음에 아버님이 일을 다녀오셨을 때 덜 힘들게 저희가 할 수 있는 집안일을 해놨어요. 아무래도 나갔다왔을 때 집이 깨끗하면 기분 좋으니까요. 그렇게 저희가 자율적으로 하는 일들이 조금씩 늘어났어요.

처음엔 설거지, 거실바닥 청소기 돌리는 정도만 했다면
지금은 설거지, 음식물 비우기, 재활용 분리수거, 재활용과 음식물 쓰레기버리기, 바닥쓸고 닦고, 밥 안치고, 빨래 돌리고 널고 개고, 화장실과 베란다 청소 등 남자친구랑 저랑 다 하는데 저희는 저녁 먹을 시간도 없고 쉴 시간도 없어요. 아버님이 집에서 하시는 일은 밤 11시에 남동생과 먹을 밥을 차리는 일뿐입니다. 나머지는 다 저희가 해요.

저 청소를 매일 하냐구요? 네 매일해요. 왜냐면 매일 더러워요. 아버님이랑 남동생이 어지르고 치우질 않아요. 어느정도냐면 음식물쓰레기통에 비닐을 버려요. 재활용도 다 분리해놨는데도 불구하고요. 그냥 그거 버리기 위해 세걸음 가는 것도 귀찮은 사람들이에요. 그거 저희가 안 치우면 밤 10시에 와서 누워있는 저희 방문 두들기며 분리하라고 시키거든요. 쉽게 말해서 어지르는 사람 따로, 치우는 사람 따로예요.

그렇게 정신없이 모든 일 끝나면 잠깐 쉬고 아버님 들어오시는 밤 10시에 인사드리고 뭐하라고 시키면 시킨 일하고 방에 들어가서 자요. 사실 힘들긴 하지만 집안일하는데엔 큰 불만은 없습니다.

다만 문제는

1. 아버님이 갈수록 저희에게 점점 요구하는게 많아지고, 저희에게 조금이라도 고마운 마음을 가지긴 커녕 너무 당연하고 아직도 부족하다는 듯이 말씀하십니다. 이젠 밤10시에 밥까지 차리래요. 집에 음식재료 하나도 안 사옵니다. 알아서 사서 만들어놓으란 얘기예요.

2. 늦둥이 남동생(처음 봤을 땐 중3, 지금은 고2) 만 끔찍히 아껴요 > 이 문제는 어머님, 큰누나도 마찬가지입니다.

- 남동생한테는 집안일 그 어떤 일도 시키지말라해요. 한 번은 남동생한테 설거지를 부탁했다가 아버님이 그 모습보고 어디 애기한테 집안일을 시키냐며 남자친구에게 쌍욕을 했고 저희 둘 다 집나가라해서 밤에 내쫓겼어요.

- 밥은 아버님과 남동생만 먹습니다. 아버님이 퇴근 후에 고기를 자주 사오시는데 남동생이랑 아버님 딱 둘이 먹을 수 있는 양만 사와서 둘이서 밥먹어요. 먹을래? 라고 물어본 적 3년동안 10번 되려나요. 치킨 등 배달음식을 시켜도 딱 2인분만 시켜요. 어느날은 남자친구가 아버님한테 와~ 우리건 하나도 안 사주냐~ 서운하네~ 하고 장난식으로 말했더니, 니들은 돈이 없어서 니들 밥도 스스로 못 먹냐며 무안을 주더라구요. 그 뒤로 그런 말 절대 안해요. 안 먹고 말죠.

3. 집안의 필요물품을 저희가 사요.

휴지, 칫솔, 치약, 세제, 식용유, 소금, 설탕 등 그냥 집에 꼭 필요한 것들 있잖아요. 전부 저희가 사요. 그게 큰 돈인가 싶을수도 있지만 저희는 아직 직장이 없어서 부담되거든요. 사다달라고 부탁드리면, 너넨 그거 살 돈도 없어서 나한테 달라고 하냐면서 비꽈요. 기분이 좋으신 날에는 사다준다고하지만 사오는데 적어도 2주는 걸립니다.

4. 남자친구는 주워온 아들인가 싶을 정도로 너무 막대해요

- 남자친구에게 말 걸때는 뭐 사올때 시킬때만 불러요

- 아버님이 어떤 일로 기분이 안좋으실 때 혹은 남동생을 혼낸 후 갑자기 저희 방문 두들겨서 남자친구를 불러다 언어폭력에 가까운 말들을 내뱉으며 화풀이해요. 누가봐도 대놓고 이유없는 화풀이입니다.

- 남자친구에게 넌 인생을 잘못살고있고, 넌 커서도 아무것도 못할거고, 한심하다고 거의 눈 마주칠때마다 말해요. 폭언을 일삼습니다.

5. 어머님과 큰누나는 이런 사실을 아는데도 실질적 도움을 주지 않습니다. 어머님과 큰누나는 같이 살아요. 아까 말했지만 어머님과 큰누나도 남동생을 끔찍히 아껴요. 남자친구가 남동생이며 뭐며 신경쓸 겨를이 없이(아버님이 남동생한텐 정말 잘해주므로) 자기가 너무 서럽고 힘들어 울며불며 엄마네 집에 가서 살고싶다고 아님 자취방이라도 내달라고 전화해도 남동생이 아직 성인이 안됐으니 너도 남동생이 성인될 때 까지 좀만 기다리라는 말뿐이래요.

6. 아버님 가족분들이 벌써부터 시집살이 시켜요. 3년동안 한 번 뵀습니다. 집에 친척분들이 오신다길래 저희 엄마네 집가서 자려고 했는데 아버님이 같이 밥이나 먹자며 너무 강력히 부르셔서 다시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그 날 친척분들이 밤 11시에 도착하더라구요. 저는 그날 친척온다하길래 하루종일 청소한 터라 피곤에 쩔어있었지만 밝게 웃으며 인사드렸는데 반응이 냉랭하더라구요. 오자마자 밤 11시에 냉장고 청소를 같이 하잡니다. 음식물 쓰레기도 계속 버리고 오라고 시키고 물건이며 술이며 계속 사오라고 시키더라구요. 남자친구가 정색하며 청소는 저희가 알아서 할테니까 그만 시키세요 고모 하고 얘기했지만 전혀 씨알도 먹히지 않았습니다. 그 날 거의 새벽 3-4시까지 고기굽고 심부름하고 냉장고 청소했습니다. 정작 저희는 밥도 한끼 못먹고 일만했네요.


서럽고 속상하고 스트레스 받습니다. 저 스스로 받는 스트레스 뿐만 아니라 남자친구가 그런 취급을 당하며 사는걸 지켜보는 것도 스트레스 받아요. 대놓고 아무말도 못해서 답답하고 미안하고 남자친구도 저도 너무 불쌍해요.

답답하게 대체 왜 그 집에서 안 나가냐구요? 물론 남자친구도 자기가 해줄 수 있는게 없다며 너무 미안하다고 제발 나가살래요. 아빠가 저한테까지 그럴 줄 꿈에도 몰랐대요. 저한테 몇 십번이고 얘기했고 저도 몇 백번을 뛰쳐나가고 싶었지만 제가 나가지 않았습니다. 물론 저 혼자 달랑 나간다면 저는 편하겠죠. 근데 적어도 이 집에서 살기 전까진 몰랐던 남자친구의 고충을 이젠 알아버려서 외면할 수가 없어요. 제가 해온 몫 모두 남자친구가 해야할 게 뻔해요. 둘이 해도 벅찬데 혼자 얼마나 힘들겠어요. 남자친구도 저도 아버님에게 할 말은 많은데 저희가 할 말 하면 기본 3-4시간은 붙들고 막말을 퍼부어요. 그래서 참는 버릇이 몸에 뱄어요. 똥이 무서워서 피하나요 더러워서 피하지.

그래요. 답이 없겠죠. 그냥 한탄이에요. 자랑도 아니고 말 할 사람이 없거든요. 익명의 힘이라도 빌려서 얘기하고 싶었어요. 저랑 남자친구더러 한심하다고 욕해도 별 수 없어요. 남자친구에게 힘이되는 건 저 뿐이고 저는 그런 사람을 외면할 정도로 얕은 사랑을 하고 있지는 않아요. 같이 헤쳐가고 싶은데, 헤쳐가기엔 저도 남자친구도 능력도 없고 너무 어린가봅니다. 그리고 너무 가볍게 생각했나봐요.

긴 얘기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맞춤법은 이해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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