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3년차 부부입니다. 동갑이고요.
각설하고 방금 다툰 이유만 말할게요.
오늘 신랑이 퇴근하고 친구들 만나서 한 잔 하고 온다고 해서 그러라고 하고 저는 애기랑 물놀이터 갔다가 외식하고 집에 와서 씻기니 피곤한지 금세 잠들더라고요.
저도 술을 좋아하는터라 혼자 한 잔 할까말까 하는찰나에 동네 동생이 맥주나 한 잔 하자고 우리 집으로 와도 되냐길래
신랑이 언제 들어올 지 모르니 전화해보고 시간되면 오라고 연락주겠다고 했어요.
그게 9시 반쯤이어서 그때부터 전화를 했어요.
전 원래 전화해서 안받으면 안하는 성격이고 또 심지어 평소때 술 마신다고하면 전화 거의 안해요.
올 시간이 다 됐는데 안온다 싶을때 12시 넘어서나 한 번 할까말까...
근데 오늘은 용건이 있으니 받을 때까지 하려고 했는데
계속 안받는거예요. 세통까지도 안 받길래 당구장인가? 했지만 당구장에 있을 시간은 아니어서(보통 먼저 치고 먹는 편이라) 몇 통 더 했어요. 물론 시간간격은 1분 2분 3분 이렇게 짧게 하긴 했어요.
하다보니 슬슬 화가나고 왜 이렇게 안받지? 싶어 오기가 생기더라고요.
7통까지 하고나서 카톡으로 뭐하길래 전화안받냐고 보내놓고 다시 전화를 했어요.
두통정도 더 했는데 안받길래 다시 카톡으로 ㅇㅇ(친구이름) 번호 물어봐서 걔한테 전화하기 전에 연락해
이런식으로 보냈죠. 너무 안받으니까 이젠 의심이 생기는거예요.
(참고로 신랑은 전화업무가 많은 직업이라 보통은 전화기를 꼭 챙겨요. 밤에는 잘 안오긴 하지만 드문드문 오기때문에 늘 벨소리로 해놓는 사람이고요.)
여튼 두 번째 카톡을 보내놓으니 5분 안돼서 바로 전화가 왔어요.
이미 저는 의심도 생기고 화도 나고 궁금도 하고해서 목소리가 별로 좋지않았고 신랑은 평소와 같았어요.
나:어딘데 전화를 이렇게 안받아
신:어 술먹고 나왔지
나:어디서 먹었는데
신:ㅇㅇㅇ동이지
나:ㅇㅇㅇ동 어디 무슨술집
신:비어ㅇㅇ에서 먹고 나왔어
나:근데 전화는 왜 안받았는데
신:충전하느라 차에 두고 내려서
나:차 시동끄면 충전이 안되는데 뭔 소리야
신:ㅇㅇ동에서 보신탕먹고 ㅇㅇㅇ동으로 차타고 왔는데
충전하느라 꽂아놓고 깜빡하고 두고 내렸어
(이렇게 깔끔하게 말 안하고 몇번 끊어 말했어요 취했는지ㅡㅡ)
나:자기가 핸드폰을 두고 내렸다는걸 알면서 술을 먹었다고? 말이 돼?
신:귀찮아서 냅뒀어
나:근데 전화할때도 안받고 카톡도 안보더니 니 친구번호 알아내서 전화한다니까 바로 전화하네?
신;지금 차에 온거야
나:그럼 술값은 누가냈어?
신:애들이 현금으로 냈어
나:방금건 누가 냈는데
신:내가 맥주 샀어
나:그럼 카드결제 문자온거 캡쳐해서 보내봐
하고 끊었어요.
사실 짧게 써서 이정도지 중간부턴 신랑이 짜증내고 언성높이고 존,나 짜증나네 이러고.. 이래서 더 화가 났어요.
문자를 복사해서 보냈더라고요
근데 통화가 된건 거의 11신데 신랑이 말한 비어ㅇㅇ 결제 시간은 8:44분이어서 다시 통화했어요
나:이거말고 방금 먹고 나온데걸 보내라고
신:그건 내가 안했어
나:니가 연락이 안된 시간에 있었던 데가 궁금한거라고
신:그럼 친구한테 캡쳐해서 보내달라고해?(이때부터 많이 흥분함)
나:어!
신:아이 신발 쪽팔리게 지금 너 나 의심하냐? 어?
나:의심이 아니라 내 마음이 찜찜해서 그래 그게 어려워?
신:지금 신랑 개쪽팔리게 하냐 너? 아 신발진짜
나:왜 욕해 이게 욕할일이야? 쪽팔리면 그 술집가서 영슈증 받아오면 되잖아
신:지금 내가 너때문에 거기까지 다시 걸어가서 영수증을 받아와야되냐?
나:그게어려워? 친구한테 쪽팔리니까 거게가서 받으라고
신:아 신발진짜!!! 지금 니 마음때문에 내가 쪽팔려야되냐고!!
나:거기서 한번 쪽팔리는게 중요해? 내가 찜찜하다고
신:니 마음 편하자고 거기까지 가서 내가 그걸 받아와야돼?
조카 그렇게 의심스러우면 니가 오든가! 신발 다 확인시켜주고 씨씨티비 돌려보든가!!
나:이게 이렇게까지 소리지르고 욕하면서 흥분 할 일이야?
신:니가 존.나 의심하잖아 신빌!
나:야 됐어 난 너한테 개똥같은 존재도 안되나보네
내가 연애부터 지금까지 단 한번이라도 이런 적 있어?
처음이잖아 처음으로 요구한건데 그렇게 힘들어?
(요구대신 부탁이라고 첨에 말했는데 유치하게 말꼬리잡고 늘어져서 제가 대충 줄여서 쓰는 중이에요)
신:그럼 난 너한테 영수증 보내라고 말한적있냐?
내가 너 의심한 적 있냐? 기분 더럽게 사람 의심하는데
나:그런 나는 있냐고 나도 처음이잖아 내가 너 전화 안받는다고 영슈증 갖고오라고 한적있어? 니 2-3시까지 전화안받고 차에서 잠들었다고 3시 4시 아침에 들어왔을때도 영수증 달란 말 한번도 한 적 없었어. 이번이 처음인데 그게 그렇게 들어주기 힘든거야?
신:그럼 너도 내가 술 먹을때마다 영수증 보내라하면 보낼거냐!!
나:어 난 보내 내가 꿀릴게 없으니까 바로 보내지 이렇게 흥분도 안해
신:그럼 난 구리냐? 의심당하니까 기분 존.나 더럽다
너무 길어서 아무튼 이런 식으로 말싸움 엄청 하다가
제가 너무 무시당하고 이렇게까지 욕 먹을일인가 서러워서 울었는데 (엉엉 운것도 아니고 말하는데 우는 소리가 섞여서 들였나봐요)
우니까 신랑이 울지좀마 맨날 우냐 그만 좀 울어
이런식으로 엄청 짜증내면서 말하는데 그 말을 듣는순간 가슴이 팍 찔리더라고요..
아 난 진짜 이 사람한테 와이프도 아닌 애 키우는 애엄마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구나.. 내가 사랑했던 그 사람은 없구나.. 그리고 이 사람은 나에게 사랑이라는 감정이 정말 눈꼽만큼도 없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더는 따지고싶지도 싸우고 싶지도 이야기하고싶지도 않더라고요..
단지 이 집에서 사라져줘야겠다 그 생각 뿐...
집 나가줄테니 얼른 들어오라고 애기 깨면 우니까 너 들어오면 나간다니까 애 두고 나가- 하길래 이런것도 이젠 지쳐서 너 오기전까지 울면 안되잖아 얼른 와 하니까 데리고 나가든가 이러더라고요..ㅋㅋㅋ 진짜 헛웃음이...
그러다가 아차 싶었는지 아님 진심인지 나도 안들어갈거니까 니 맘대로해
이러고 전화 끊었어요.
하... 원래 욕하는 사람도 아니고 소리지르는 사람도 아니었어요. 연애를 꽤 길게 했는데도 단 한번도 이렇게 흥분하지 않았었는데 결혼하고 투닥거리던게 작년부터는 싸울때 소리지르고 올해는 욕도 하네요..ㅋㅋ
진짜 저한테 마음 없는거죠? 알면서도 확인사살을 하게 되네요..
이혼을 하기엔 제가 벌이도 없고 모은 돈도 없어서 아기를 데리고 올 수가 없을 것 같아 용기가 안나네요ㅠㅠ
남편의 행동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뭐 뻔한 멘트처럼 평소엔 잘해요~ 이런건 안쓸게요.
평소에도 저랑은 가족같은 사이고 스킨쉽은 제가 하지않는 이상 먼저 오는 건 전혀없구요.. 부부관계는 뭐 말할필요도 없구요..(결혼하고 열손가락으로 접을 수 있어요. 손가락이 남을지도..)
쓰다보니 너무 짝사랑같네요 엄청 슬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