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ㅎㅎ
결혼3년차 헌댁입니당. 결시친판 보다가 문득 결혼하고 나서 처음 명절보낸 얘기가 생각나서 한번 올려봅니다.
남편이 저보다 6살 연상이에요.
저는 조금 일찍 결혼한 편이고 남편은 조금 늦게 결혼한 편이었어요.
저는 외동딸, 남편은 위로 누나 둘이 있구요.
결혼하고 맞음 첫 명절이 추석이었는데 연휴가 4일이었던걸로 기억나요.
첫째날 시댁에 가서 둘째날 오전에 나오기
둘째날 점심에 친정에 도착해서 셋째날 오전에 나오기
셋째날-넷째날은 신혼집에서 휴식
이게 저희 계획이었어요.
많은 시댁들이 그러하듯 도착하자마자 저는 부엌데기가 되어 일을 했고 남편은 그럼 저한테 미안해서 안절부절, 그래도 자진해서 설거지같은 뒷정리해주는 마음씀씀이가 귀여워서 힘들거나 화나거나 하진 않았지용
다음날 아침을 차려 먹고 슬슬 가려니.. 어머니 말씀이 이제 곧 누나들 오는데 보고가라더라구요..점심까지만 먹고가라고..
순간 당황스러워서 남편 눈치를 보니 남편도 당황.. 아버지께서도 첫명절인데 다같이 식사하고 가라셔서 울며겨자먹기로 기다렸어요.
다행히 두형님네가 일찍 오셔서 점심 후딱 먹고 가보려니 어머니가 시외삼촌네(시어머니 남동생) 출발하셨다고 보고가라시는거에요.. 이왕온거 빨리갈라고만 하지말고 하루 더 자고 다음날 선산? 산소?(정확한 명칭을 잘.. 한번도 안가봤어요ㅜ) 에도 다녀오라고..
이렇게 있다가는 정말 친정엔 못가보고 명절끝나겠다 싶기도하고 이번 명절을 이렇게 보내버리면 다음 명절도 이대로 가겠구나 싶어서 큰맘먹고 말을 꺼내는 순간..
저도 모르게 눈물이 왈칵 나는거에요 ㅜㅜ
실은 제가 시댁에서 가장 어려서 조금 찔끔 눈물비치면서 불쌍한척 얘기해야지,하는게 너무 커져버린거죠...ㅎㅎ...
엉엉 울면서
어머니 아버지, 저 집에서 외동딸이어서 저 지금 안가면 저희부모님 명절때 하나밖에 없는 딸 사위 못보세요.. 점심부터 상차리고 기다리시는데 저 더이상 못있어요.
어머니는 딸 아들 사위 며느리에 동생까지 다 보시면서 전 왜 엄마아빠도 못보게하세요
라고 했더니 어머니는 당황당황, 아버지도 엄청 당황하시며 미안하다고 첫명절이고 해서 며느리 자랑좀 하고싶었다고..
형님들도 미안하다며..원래 딸이랑 며느리는 명절때 안마주쳐야하는건데 (각자 친정가느라) 본인들 욕심이앞셨다고..
그리곤 한우며 양주며 지역특산품 과일까지 한 트렁크 챙겨주시며 사돈어른껜 딸 사위 늦게 보내드려 죄송하다고 전화넣으신다고..
친정가는 차안에서도 제가 울음을 그치지 않으니까 (실은 시부모님이 사과하셨을때 이미 풀렸는데 이상하게 눈물이 계속나옴;;) 본인이 중간에서 잘쳐냈어야했는데 정말 미안하다고 앞으로 이런일 절대 없을거라며 사과하더라구요 ㅎㅎ.
친정에 도착하니 눈물은 쏙 들어가고 엄마아빠 보니 넘좋아서 차려주신거 맛있게 먹고 남편은 저한테 미안한지 친정에서도 설거지 도맡아 하고. 그렇게 잘 보냈네요 첫명절을 ^^
그후론 시부모님 저한테도 저희부모님께도 너무 잘해주시고 딱딱 선을 지켜서 대해주시고, 무엇보다 남편이 제입장에서 많이 생각해주고 친정부모님께 너무 아들이상으로 잘해줘서 좋아요. 저도 시댁에 잘해야겠다는 맘이 우러나올정도로요.
며느리분들 할말은 하고삽시다! 처음이 어려운거지 한번 하고나면 그다음은 쉬워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