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례합니다~
결혼생활에 관한 얘기는 아니지만 기혼자니깐 좀 봐주세요^^;
판은 역시 음슴체가 제맛이므로 저도 음슴체로.
30대 초반 결혼 2년차인 나의 취미는 독서임.
한달에 최소3~4권은 봄.
추리소설 좋아함.(범인은 잘 못 맞춤ㅋ)
악을 응징하는 거에 대리만족을 느낌.
중학교때부터 친했던 친구들 2명도
장르는 다르지만 책 읽는거 좋아함.
결혼 후 내가 타지역에 오게 되면서,
그리고 친구 한명은 주야 근무라,
또 한명은 애 둘 엄마라
자주 못 보는건 물론이고
단톡도 시간 맞추기 힘들고
어쩌다 실시간 단톡해도 얼마 못하지만
주로 지금 각자 읽고 있는 책에 대해 이야기 할때가 많음.
셋 다 주변에 책 읽는 사람들이 많지 않아
책에 대한 이야기는 우리 안에서 다 풀어야해서
나름 절박?함 ㅋ
우리 셋은 카톡 프사를 현재 읽고 있는 책 사진으로 해놓음.
그러면 '아, 얘는 요즘 이거 읽고 있구나. 나도 다음에 읽어봐야지'하게 되고, 그러다 셋다 같이 읽은 책이 생기면 굉장히 신남.
그런데 책사진 카톡 프사로 문제가 생길 줄이야;;;;
1. 회사에서 멘트? 같은거 쓰는 일을 시키려고 함.
난 그냥 사무직임. 이 업종에서만 쓰는 프로그램이 있는데 거기 자료 입력, 정리? 배열 같은거 하고 보고서 비슷한거 출력하는게 내 일인데 영업 담당 과장님이 자꾸 나에게 영업에 좋은 멘트 같은거 좀 써달라고 함.
ㅇㅇ씨는 책 많이 읽으니까 그런거 잘 하지 않냐고.
과장님은 그럼 영화 자주 보시던데 영화 만들줄 아시냐고, 책 많이 읽는거랑 글 쓰는거랑 별개다, 내가 글을 오히려 보통 수준보다 못 쓰기 때문에 책 보면서 대리만족 느끼는거다... 라고 해도 그래도 나보단 낫겠지 하며 한번씩 쓱 얘기 꺼냄. 그럼 나도 쓱 웃으면서 귀 파서 돌돌
뭉쳐서 과장님한테 손가락으로 틱 날리는 시늉을 함.
2. 회사 사장님이 자기 딸 박사 논문을 나보고 읽으라고 줌;;;
딸이 박사학위 딴 논문인데 아빠가 되서 내용은 알고 있어야 하지 않겠냐면서 요점 정리를 해 달라고 함.
제목은 미디어 발달에 따른 어쩌고저쩌고였음.
''전 책을 순전히 재미로 읽는건데 논문에는 흥미가 없어서요. 알바몬에 논문요점정리 알바 구한다고 올려드릴까요?''
사장님이 가끔 얼토당토 않는 일 외적인걸 많이 시키시지만 성격은 유하셔서 그 얼토당토 않는 일들은 칼 같이 거절 잘 함. 그래도 열심히 트라이 하시긴 함ㅋ 해주면 좋고 아니면 말고 식의 ㅋㅋ
3. 이게 제일 어이 없었던 일
형님이 자기 아들 숙제를 대신 해달라고;;
아들이 중2인데 영어과외를 동네 친구 몆명이서 받고 있는데 독후감 같은걸 영어로 써오는게 숙제였는데 아들이 영어는 잘 하는 편인데 작문이 잘 안 된다고, 한글로 독후감 써주면 그걸 영어로 쓰겠다고.
평소에 형님이랑 사이 좋은 편이었고 나한테 부탁이란걸 거의 처음 하신거라 좀 당황함
5분만 생각해보겠다고 하고 전화 끊고
거절의 작문을 5분간 해서 카톡 보냄;;
내 카톡 사진들 보셨으면 아시겠지만 거의가 추리소설이라고, 그걸 영어시간 작문으로 해가면 이상하지 않냐. 그리고 그동안 톡 주고 받은거 보시면 아시겠지만 저 표현력이 좋지 않다. 학교 다닐때 단 한번도 글짓기 상 받은 적도 없고 일기 같은거도 쓴 적 없다. 책 많이 읽는다고 다 글 잘 쓰고 말 잘 하는거 아니다.
형님도 아마 그렇게 짐작은 하셨겠지만 혹시나 하고 말 꺼내신거 안다. 그리고 00이 sns보니까 글 잘 쓰더라. 아들 한번 믿어보시라. 영어학원 작문 숙제에 문장 수려한거 하나도 안 따진다. 작문만 잘 하면 장땡이다. 00이영어 곧잘 하지않느냐.
다음에 어디 서늘한데 가서 오싹한 추리소설이나한편 같이 보시자.
이렇게 보내니 형님은 그 책들이 추리소설인지 몰랐다고...^^; 생각해보니 <기린의 날개><파편> 이런건 제목만으로는 장르를 알 수 없을거 같다는 생각을 처음으로 함.
결론은...
책 많이 읽는다고 다 글 잘 쓰는 건 아님.
말 잘 하는 것도 아님.
좋아하는 영화 장르가 있듯이 책도 장르가 있음.
책 좋아한다고 모든 책을 다 좋아하는건 아님.
※예상 댓글 추리.빠밤.
- 이거 링크해서 보내주세요. 글 못 쓰느거 확실하게 알 듯
- 조금 다른 얘기지만 책 많이 읽는다고 자랑하는 애들 극혐. 아는척 오지고 그 얘기만 하려고 함.
- 프사를 굳이 책으로 하는건 나 책 많이 읽어요 자랑하고 싶어서 그런거 아닌가. 프사를 일상적인걸로 바꾸면 되겠구만.
-난 같은 책을 1년째 읽고 있는데;
- 추리소설 뭐가 재밌나요? 추천해주세요.
- 역시 추리는 꽝인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