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후반의 직장인 남성입니다.
원래 네이트를 하지 않는데 너무 죄스러워
많은 분들께 의견을 들을 수 있는 이 곳에 글을 남깁니다.
차로 멧돼지 새끼를 치여 죽게했습니다.
현재 마음이 죄책감 가득하고 심란합니다.
금일 경북지역 출장업무를 마치고
인근 지역 근처에 있는 천문대를 방문하기위해
운전을 하여 천문대로 향했습니다.
(단순관광목적)
다들 아시다시피 천문대는 보통 산 꼭대기쯤에
위치해 있기에 산으로 점점 들어갔습니다.
산에 있는 도로들은 1차로로 되어있고
(맞은편 차로까지 2차로)
당시 시간은 저녁 7시정도였습니다.
시골이기에
불빛이라고는 자동차 헤드라이트 밖에 없었습니다.
제가 제일 앞장을 서고 있었고 제 뒤로 차 3대정도가
따라 올라가고 있었습니다.
당시 매우 어두웠고
(회사차가 선탠이 짙게 되어있어 더욱 어두웠습니다)
산으로 올라가는 길 특성상 매우 급회전이 많아 맞은편에서 오는 차를 주의해야하기 때문에 시속 40km미만으로 주행중이었습니다.
그때 운전을 하는 도중 4마리의 멧돼지가 갑자기 뛰쳐나왔습니다.
맨 앞에는 엄마??처럼 보이는 매우 큰 멧돼지가 도로를 뛰어 횡단하고 있었고 그 뒤에 세마리의
새끼 멧돼지들이 차례로 뛰어서 횡단하고 있는것을 목격하고 급하게 브레이크를 밟았습니다.
그때 툭하는 소리와 느낌을 받았습니다.
(매우 가벼운 느낌이었습니다)
비상등을 키고 뒤에 있는 차들도 차례로 멈췄지만 차를 이대로 세우면 사고가 날까 싶어 멈췄다가
다시 주행을 하였습니다.
도중에 차를 세울수 있는 곳이 없었기에 한동안 주행하다 갓길에 멈춰세워 차를 확인해보니 아무런 이상이 없었습니다.
(차가 찌그러졌다거나 피가 튀어있다거나 이런 현상이 없어서 진짜 마지막에 멧돼지를 살짝 밀었구나 하고 안도감을 느꼈습니다)
그래도 왠지 마음이 찜찜해서 천문대로 가는 것을 멈춰세우고 다시 되돌아 왔습니다.
되돌아가 가는 도중 맞은편 도로에서 새끼 멧돼지가 누워서 죽어있는 것을 목격한 후로 제가 멧돼지를 죽였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 순간 몸안의 세포가 감전된듯 하면서 충격을 받았고
운전하면서 숙소로 가는 40~50분 정도 계속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를 연신 외치면서 갔던 것 같습니다.
숙소에 도착해 곧바로 차를 주차하고 신고를 하기위해
인근 파출소에가니 경찰 3분이 계시더군요
자초지종을 설명하니 경찰3분 모두
"차가 멀쩡하고 사고가 나지 않은 것이 복 받은 것이라며 천만다행"이라는 말만 듣고 나왔습니다.
근데 여전히 죄책감때문에 미치겠습니다.
종교도 없는 제가 숙소에서 기도도 하고 절도 했습니다.
저도 스스로는 어쩔수 없는 일이라는 것을 아는데
자꾸만 머릿속에서 그 상황이 시뮬레이션됩니다.
내가 조금만 더 브레이크를 세게 밟았더라면
아님 옆으로 핸들을 꺾어서 맞은편 차로로 통과했다면
하고 자꾸만 생각하게 됩니다.
또 멧돼지를 쳐서 이런데 사람을 쳤다면 정말 자살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네요.
지금까지 두서없는 이야기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렇게라도 하면 제 죄책감이 조금 덜어질까싶어 올려봤습니다.
곧 추석이 다가오는데 저와 같은 사고 없이
안전운전하시고 편안한 밤 되시길 바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