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한지 4년차 된 여자입니다
남편과 저는 두 살 차이로 남편이 연상이고요
장거리 연애 6년 차 결혼 했어요.
남편은 완전 무뚝뚝 그 자체.
뭐가 씌웠는지 그냥 이 사람이 좋아서 제가 쫓아 다녔어요.
남편은 전문대 졸업해서 중소기업에서 8년간 병가 한 번 쓰지도 않고 열심히 일 했고
저는 4년제 졸업해서 안정적인 회사에 다니고 있다가 공부가 더 하고 싶어 현재는 대학원엘 다니고 있어요.
아이는 아직 계획 없고요
연애 할 때 부터 남편이 짠돌이라 제가 데이트 비용 더 많이 냈음에도 제가 좋아서 꾸준히 만났네요.
왜 좋을까 생각해보면.... 미래관이 저와 잘 맞고 시간 약속 중요시 여기고 친구들도 하나같이 다 괜찮고 착하며 화목한 가정에서 구김살 없이 자란 모습이 좋았어요.
오랜만에 만나 뽀뽀 하고 싶고 안고 싶어도 공공장소에서 이러면 보는 사람들이 불편해 한다며 참고
불쌍한 사람들 많이 도와주고 참 배울 점이 많은 남자였네요.
결혼을 6년 후에 하게 된 것도 나중에 말했지만 우리 둘이 살 수 있는 집은 마련 하고 너 데리고 오고 싶었다면서
그동안 돈 모으려고 도시락 싸갖고 다니고 대중교통 이용하면서 돈 모았다네요.
저는 외동딸이라 부모님이 모아주신 돈으로 혼수 해왔는데
그것도 죄송하다며 제가 돈 벌면 부모님 빚 꼭 갚으라고 해서 작년에 다 갚았어요 ㅋㅋㅋㅋ
융통성이 좀 떨어지긴 하지만 술 담배 안하고 업소 가는 것을 같은 남자지만 불결하다고 생각하고 6시 땡 하면 퇴근해서 집에 와서 같이 저녁 먹고요. 친구들을 만날 때도 항상 저를 데리고 다녀요. 다들 애처가들이라 부부동반으로 여행도 자주 가고요. 여자들 끼리도 사이가 좋아요.
결혼 하고 난 뒤 시월드 때문에 걱정 많았고 주변에서 친구들이 결혼하면 남자들 다 변한다고 너도 조심하라고 했는데 정말 이 남자에게 불만이 코딱지 만큼도 없어요.
이번 추석.. 결혼 한 뒤 4번째 같이 보내는 명절인데
비행기 값이 너무 비싸 해외여행을 못 가고 그대신 강원도로 여행 가기로 했는데 넘 설레네요.
10년된 중고차 끌고 가는데 사고 없이 잘 다녀왔음 좋겠어요.
추석엔 저희 시댁이 제사를 안 지내셔서 저희 집에 양가 부모님 모시고 제가 맛있는 명절 음식 대접하려고 해요.
항상 명절 때는 이렇게 보내거든요.
저희 시어머니도 항상 말씀 하신게 본인은 시집설이를 너무 심하게 겪으셔서 저한테는 절대 그런 고생 시키고 싶지 않으시대요. 그래서인지 저희 집키, 번호키 비상시로 다 드렸는데도 한 번도 연락 없이 찾아 오신 적 없으시고
연락도 남편 통해서 하시지 저에게 전화도 잘 안하세요.
시댁이랑 완전 가깝게 살아서 저녁 하기 귀찮을 땐 가끔 맛있는거 사갖고 가서 같이 먹고 오고요.
애기도 언제 갖을거냐 이런거 물어보시지도 않고
제 생일 땐 오타 많이 난 문자 메세지와 하트 뿅뿅 이모티콘 보내주세요 ㅎ
시아버님은 그냥 저만 보시면 그저 허허 좋으셔서 항상 웃으시고 제가 역사와 정치를 좋아해서 시아버님과 역사 얘기, 정치 얘기 하며 말동무 돼 드려요.
제가 혼자 자라서 항상 사람들이 그리웠는데 명절 때만 되면 저희 집에 모여 화투 치시고 하하호호 하며 제 음식 칭찬해 주셔서 명절이 항상 기다려져요
제가 음식 하면 항상 남편은 상 차리고 음식 식탁으로 갖다놓고 설거지는 항상 남편 몫.
빨래도 같이 널고 같이 티비보며 개고 결혼하면 변한 다는 그 말이 다행히 저희 남편에겐 해당 사항이 없나봐요
정말 감사해요
정말 행복합니다.
제가 이 행복을 다 누려도 될지 두려울 정도로요.
겸손해지고 항상 감사해요.
많은 분들이 항상 저처럼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글을 읽다 맘이 많이 안 좋아 제 얘기를 한 번 적어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