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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고민]너무 외롭고 쓸쓸해서 힘듭니다. 조언 좀 해주세요.

인향만리 |2017.11.05 00:35
조회 242 |추천 1

안녕하세요. 저는 멀쩡한 20대 중반을 향해가는 남자입니다.

근데 근래에 주변에 가까운 사람이 없어서 급격히 외롭고 허전해서 못 견딜 것 같아

이런 글을 씁니다..

 

저는 지금 알바를 하고 있어요. 같은 또래 여성은 직장을 다니거나 취업 준비를 하고,

남자는 군대갔다오고 복학해서 열심히 공부할 나이지만,

저는 다른 길로 많이 겉돌았어요. 그러면서 친구들을 많이 잃었습니다.

위로와 조언 좀 해주세요...

 

(상황 설명 전에 저보다 더 형편이 어렵고 힘드실 분들이 있는 걸 모르고 이런 글을 쓰는 건 아니라고 말하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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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친구가 평생간다는 말이 있듯이 졸업 후 또는 사회 생활 후, 자주는 못만나더라도 없는 정까지 다 붙일 수 있는게 고등학교 친구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저는 학생 때 저의 부모님이 다니는 교회에서 신앙심이 깊어지면서부터 서서히 친구를 잃기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 지금은 다니지 않고 있고 정말 후회하고 있습니다.


종교 얘기는 하고 싶지도 않지만 제 사연과 관련이 있어 조금 얘기하자면 

그 교회는 보통의 장로교, 감리교와 같은 대중적인 교회가 아닙니다.

그렇다고 최근에 방영한 OCN 드라마 '구해줘'와 같은 비정상적인 교단까지는 아닙니다.

다만, 정통 교회라고 인식되지 못하고 있지만 선한 봉사를 많이 하고, 신도들은 정말 순진하고 착하며, 국제 사회로부터 인정받는 축에 속하는 교단입니다.(여호와의 증인, 신천지, 몰몬 등등 아님.)


신앙심이 커지면서 편협한 시각으로 이게 삶의 진리라고 믿고,

천국도 지옥도 사실이라 믿으며 오로지 신앙에 모든 걸 투자하려했습니다.

그러면서 친구를 전도하고, 길거리에서 전도하고... 군대를 갔다오고서 결국 교단 자체의 신학원까지 들어갔었습니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논리를 따지는 제 성격에 믿는 중에도 항상 의문을 던졌었고, 결국 이 교단뿐만 아니라 종교 자체를 믿지 않게 됐습니다. 과학 연구조차도 시간이 지나 뒤엎어지고 새로운 결론이 내려지기도 하는 마당에, 여러 생각 끝에 종교는 더더욱 확신 할 수 없다고 결론내리고 결국 올해 1월에 뒤돌아섰습니다. 


뒤돌아보니 20살부터 지금까지.. 짧지 않은 수년 동안 저는 청춘을 잃었습니다.


할 줄 모르는 게 아닌데,

학생 때 원하던 학과의 공부를 포기했고, 캠퍼스 생활조차 제대로 해보지 못했습니다.

친구들과 멀어졌고, 지금까지도 가까워지기 쉽지 않았습니다. 제가 전도한 것이 싫었을 거고,

뒤에서 아는 사람들끼리 사람은 괜찮은데 사이비에 빠졌다고 욕했을 겁니다. 

한 번쯤 경험해볼 연애조차도 풋풋하게 해보지 못했고, 정말 좋아했던 가요조차 멀리했었고, 

젊었을 때 남들이 가볼만한 여행과 맛집과 놀이, 술 등등의 문화생활도 못했습니다.

신실했을 때 경건하게 말을 쓴다고 욕도 쓰지 않고 너무 도를 닦듯이 살았지만,

결국 지금은 청년들이 쓰는 은어도 모르는 게 많고, 너무 아재같은 제 자신이 싫어지기도 했습니다. 지금 제 나이에 이런 것들을 누군가와 함께 경험하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려고 하니 너무 초라해보였습니다. 그 나이 먹도록 참 재미없게 살았으니, 누구와 어울리기에 모르는게 많은 겁니다.


그래도 이런 부분들은 조금만 노력하면 채워지더라구요.

하지만 잃은 친구를 되찾기는 힘들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기란 더 힘든 상황입니다.



상황을 더 설명하면,


올 1월에 신앙을 관두고 다시 대학을 준비했습니다. 오랜만에 잡은 연필이라 밥먹고 공부만 하며 필사적이었습니다. 스스로 규칙적으로 일어나고 자고, 밥 시간 공부 시간 규칙적으로 계획했으며 공부를 잘 했던건 아니었지만 서울대를 목표로 할만큼 제 관리를 했습니다.


하지만 얼마되지 않아 부모님이 이혼 절차를 밟으셨고, 저는 그 내막을 잘 아는 편이어서 두 분이 합의하는데에 대화가 잘 되지 않는 부분을 조율해드리려고 했습니다. 

(이 얘기를 자세하게 하는 이유는 저의 외로움과 관련이 꼭 있습니다.)

어머니는 그 교회를 오래 다니면서 생각이 거의 성경에 푹 빠져있어 내조를 현실적으로 못하셨음에도 자신이 이 이혼과정에서 억울하다는 의견을 자꾸 내비치며 상황을 악화시켰고, 저는 한때 저도 현실적이지 못했기에 어머니를 이해하면서도 잘못된 주장이라고, 오히려 어머니가 그렇게 주장하면 더 밉보인다고 설득하려했습니다. 그게 부모님 두 분 모두를 위한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너무나 감정적이셔서 대화가 전혀 통하지 않았고, 오히려 도와주려는 제가 아버지 편만 든다며 온갖 화를 내며 나쁜 자식, 쓸모없는 자식이 되어버렸습니다. 저는 수능에만 집중하기도 마음이 바쁜데, 집안일로 화가 뻗치고 어머니의 말에 큰 상처를 받아 공부에 집중 할 수 없었습니다. 아버지는 직장이 있지만 어머니는 전혀 사회 경험이 없어 앞날이 걱정이 안 될 수가 없었습니다. 결국 저는 공부를 끝까지 할 수 없었습니다. 수개월동안 번번히 집에서 천장이 떠나가라 소리 지르며 싸우면서 고민하고 잠도 안와 빼앗긴 시간들 때문에, 다시 마음을 잡고 공부를 하기엔 시간이 너무 부족하고 또 이런 일이 계속되면 어떡하지라는 회의감마저 계속되면서 결국 공부를 포기하게 됐습니다.


결국 내년에 학점은행제를 통해 공부 후 대학원을 가자고 아버지와 결정했고, 시간이 비게 되면서 알바를 시작하게 됐지만, 낮까지만 일을 해서 오후, 저녁에 시간이 비고 아무런 약속도, 만나는 사람도 없습니다. 재산 분할이 끝나고 이사를 하고 나서도 아버지가 지방에 장기간 근무 중이신터라 어머니랑 살고 있지만, 그 이후에도 끊임없는 여러 갈등 때문에 이젠 대화를 단절하기로 한지 꽤 되어 갑니다. 한 집에 살지만 혼자 사는 기분이고, 인생친구도 없고, 어떤 약속도 없고 절 찾는 사람도 없어서 아침에 일어날 때 방 안의 공기, 자기 전 밤 공기가 너무 쓸쓸하고 공허하고 고독해요.


인생친구를 사귀고 싶은데, 어디서 어떻게 뭘하면서 만나야 될지도 모르겠고, 이게 단시간에 되는 것도 아닌데 제 마음은 당장 우울하고 외로우니 조급하고... 친구관계가 이렇게 되고나서 이제는 마음도 소심해지는 것 같아요. 사소한 것에도 부담을 주는건가, 혹은 내가 너무 크게 반응하는 건가, 이런 고민도 되고... 


그런데 제가 사람을 못 사귀는 건 절대 아닙니다. 그리고 사회 생활을 못하는 것도 아닙니다.

카페 알바를 하고 있는데 손님들한테도 제가 친절하다고 칭찬도 받고 있고 일을 잘해서 정말 사장님이 잘 해주시기도 합니다.


저는 너무나 길고 긴 이 하루를 함께 보내줄 사람들을 어떻게 사귀고, 그리고 좋은 사랑까지도 할 수 있을까요..? 집에서 혼자 게임을 하고, 혼자 영화를 보는 것도 지치고 너무 슬프네요... 제가 운동도 좋아하고, 문화 생활도 너무 하고 싶고, 앞으로 정말 열심히 살고 싶은데 혼자서가 아닌 새로 친구들을 사귀면서 하고 싶은데, 

지금 저처럼 시간이 많을 때 뭘 해야 이 허전함을 채울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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