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가 있어요. 1년에 한두 번 정도 연락하는 사이예요.나이차도 있고 서로 사는 곳도 달라서 지속적으로 연락하고 그러지는 못했어요.솔직히 연락이 없는 게 저는 더 편했어요. 오빠가 연락하면 늘 돈 얘기를 꺼냈으니까요. 오빠가 뭐 도박이나 술 이런 걸로 방탕하게 사는 사람은 아니예요. 정말 열심히 사는 데 일이 자꾸 꼬여서 그 힘듦 주변을 계속 뱅뱅 돌고 있는 그런 사람이예요.그래서 애잔해요. 오빠는 왜 그럴까? 오빠한테는 왜 그런 일이 생길까?오빠는 저한테 같이 있고 싶지만 모르고 싶은 그런 사람이예요.
오빠하고 연락을 안 한 지는 5달 정도됐어요. 6월에 오빠가 연락을 했어요. 예전 빚이 다 처리된 줄 알았는데 갑자기 연락이 와서 갚으라고 한다고. 언제까지 3천만원을 갚지 않으면 월급을 다 차압한다고. 갚을 수 있는데 월급통장이 차압되면 당장 생활을 할 수 없다고. 오빠가 매달 갚을 테니까 은행에서 대출 좀 해줄 수 없냐고. 정말 너밖에 없어서 그렇다고. 이제 좀 살만한가 했는데 미치겠다고. 해준 것도 없는데 미안하다고. 도와달라고.저는 정말 할 말이 없었어요. 아니. 내 말은 "안돼."였어요. 오빠가 갚는다고 하면서 한 번도 돈을 준 적은 없었으니까요. 그런데 일단은 알아보고 연락주겠다고 하고 전화를 끊었어요. '역시 너는 나한테 전화할 일이 그거 밖에 없구나..' 그러면서 눈물이 났어요. 내가 지금 일을 쉬고 있는데 대출을 받을 수 있을까? 은행에 가봐야 하는 걸까? 공부한답시고 나왔는데 다시 일을 해야하나? 만약 내가 '안돼'라고 하면 오빠랑 언니는 어떻게 될까? 이제 결혼한 그들은 어떻게 될까? 아는 언니한테 상담도 받아봤는데 언니는 '그건 네가 안해줘도 된다고' 그러더라구요. 3천만원은 네가 해주지 않아도 둘이서 충분히 갚을 수 있는 돈이라고. 네가 안된다라고 말해도 오빠도 충분히 이해할거라구. 괜찮다고. 그 말을 듣고 용기내서 오빠한테 못한다고 말했어요. 지금 내 상황이 일을 하고 있는것도 아니고 나는 대출까지는 못해주겠다고. 미안하다고."그래? 하아..... 알았다. 너한테 얘기하지 말았어야 했는데.. 알았어."그러고는 연락없이 지냈어요. 처음 며칠만 힘들었지 그 후로는 잊고 지냈어요. '알아서 잘 하겠지. 그래.. 네말대로 너는 나한테 해준 게 없어. 너한테 뭘 바라는 건 아니지만 네가 나한테 이러면 안되는 거였어.'
그런데 어제 '채무변제 최후 통고장'이라는게 왔어요. 오빠 핸드폰 요금이 밀려서 온 거였어요. 오빠가 자기 명의로 핸드폰을 만들 수 없어서 제 명의를 썼거든요. 그걸 보는 순간 저는 '이거 나한테 안 좋게 작용하면 어떻하지?' 그 생각이 먼저 들었어요. 상황 뻔히 아는데 연락해서 이거 해결하라고 하기도 뭐하고 연락하고 싶지도 않아요. 더이상 오빠가 나한테 짐이 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예요. 나한테 걸림돌이 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 제가 나쁘다는 거 알아요. 그런데 이런 상황이 너무 지긋지긋해요. 채무변제 통고장 이거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제가 갚아야 될까요?그리고 오빠에 대한 저의 마음 어떻게 해야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