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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은 밀리고 일은 많고 회사도 힘들고

도깨비 |2017.11.09 22:09
조회 280 |추천 1
안녕하세요. 어디다가 상의하고 하소연할 곳도 없어 글을 적습니다. 다소 지루하더라도 양해부탁드리고 아는 동생, 언니라고 생각하시고 조언부탁드리겠습다. 업종 특성상 자세히는 기재하지 못합니다. 궁금하시면 댓글로 부탁드려요.


저는 어떻게 인연이 닿아 지금의 대표님을 만났고 같이 동업한다는 사람들과 1년이 조금 넘게 회사를 운영하다시피 일을 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좋았습니다. 뭔가 드디어 마음이 맞는 사람들을 만난 것 같았고 돈 욕심이 없어보이는 그들이 투명해 보였고 믿을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콩 한쪽이라도 나눠먹자는 식이였고 우리는 한 가족이라는 것을 강하게 어필했지만 제가 느끼기엔 저는 직원이였고 그들의 동업이였습니다. 같이 회사를 키워나자보자라는 것의 같이가 무슨 뜻인지 잘 모르겠었으나 내 돈을 투자하는 것도 아니였고 좋은 마음인 것 같으니 이런 사람들과 일하면 돈은 적어도 재밌고 행복할 것 같았습니다. 제 나이 이십대 후반, 경력도 학벌도 좋지않아 영업직의 일만 했었었는데 더 이상은 적게 벌어도 좋으니 안정적인 일을 하고싶다는 생각을 했고 대표님께도 배울점이 많은 것 같아 오케이를 하였습니다.

작년 7월쯤 인연이 닿아 8월부터 조금씩 시작하였고 텅빈 사무실을 같이 채웠고 일하는 직원들도 조금씩 늘어갔습니다. 정말 진짜 너무 힘들었지만 어느 누구도 부족하지 않는 다같이 행복한 직장을 만들자는 말에 즐겁게 임할 수 있었습니다. 생각보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건 너무 힘들었고 그게 얼마나 대단한 일인지 많은 걸 느꼈고 배우기도 했습니다. 짧은 회사생활 2년의 경험으로 회사의 기본적인 틀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조직도, 부서명, 서류양식, 회사소개서 등 법인통장도 처음으로 만들어 보았고 시키는 일만 했었지 무슨 일을 도대체 어디서부터 해야할지 모르겠는 건 정말 처음이였습니다. 하지만 힘들어도 나 자신에게 자존심이 상해 ‘내가 이정도 능력밖에 안되는 사람이야?’라며 5개월동안 퇴근시간이 밤12시건 새벽이건 휴대폰에 문자확인할 시간도 없이 악착같이 일을 처리해갔고 저에게 주어진 일거리는 점점 많아졌습니다.

일거리가 많다는 건 내가 소화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라는 거고 나는 충분히 다 케어할 수 있다고 생각했고 여지껏 혼자서 물어보는 것 없이 공부하고 인터넷을 뒤지며 여기까지왔는데... 혼자서 일하는 것이 처음이라 원래들 이렇게 맡은바가 많은건지.. 나만 이렇게 죽어라 일하는 건지 헷갈리기 시작했고 의문이 들었습니다. 그래도 일은 다 처리했고 기억나는 것들만 업무내용을 적어보겠습니다.

- 5개의 거래처들 문의전화를 내가 받아서 내용 체크하여 해당 담당자에게 토스(상대방 업체들이 소규모인 건 알겠는데 왜 내 휴대폰에 착신까지 걸어서 주말에도 문의전화가 오면 컴퓨터를 켜고 내용을 전달해야하는지 의문)
- 다른 부서들의 잡다한 업무들을 다 내 몫
(각 부서별 책임자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왜 내가 하는지 의문. 책임자들을 짜를 수는 없고 일을 시키면 싫어하는 티를 내며 자꾸 깜빡깜빡하기는 하지만 내가 왜 타부서의 잡다한 일까지 해야되는지 모르겠음)
- 회사내 모든 문서작업을 나를 거쳐감
(대표적으로 엑셀을 나는 배운적이 없고 책도 두장 이상 본적이 없지만 인터넷으로 찾아보고 책도 뒤져보면 다들 할 수 있을거라 생각함. 근데 왜 다들 엑셀을 못하는지 이해가 안감. 엑셀을 내가 잘하기때문에 나에게 얘기한다는데 이건 뭐 내가 컴퓨터인줄 아는 정도.)
- 업무시간외 업무지시
(딱히 퇴근시간이라는 게 정해진 건 없지만 저녁에는 연락을 안했으면 하는데 밤12시건 주말이건 상관없이 전화하셔서 어디로 이체해라, 저거 주문해라, 이거 결제해라... OTP랑 USB도 들고다녀함. 내가 어디를 가더라도... 언제 전화가 올지 모르기 때문에 그 때마다 회사로 달려가느니 그냥 갖고다님. 주말에도 예외없고 토요일날 전화하셔서 내일까지 무슨 서류를 달라고 하심)
- 업무의 절차가 없음
(갑자기 점심시간에 전화와서 지금 어디어디 프로젝트 미팅가니 서류 준비해달라고함. 준비해달라는 서류만 준비해놓으면 예를 들어 3시미팅이다 그러면 2시쯤 와서 말안한 서류를 깜빡했다며 내가 말안햇나? 이러면서 달라고함. 그럼 다시 표지바꾸고 안의 내용 수정하면서 추가로 요청한 서류 다시 꾸림. 무슨 사업자등록증처럼 만들어 진거면 상관없는데 다짜고짜 계약내용도 말안하고 계약서를 달라는 식. 무슨 계약서인지 알아야 계약서를 만든다고 하면 대충 다 해당되게 계약서를 작성해달라고 하는데 회사가 업종이 3개이고 새부적으로 나뉜 파트가 몇갠데 뭐가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당되는 계약서를 말하는건지 의문)
- 수리부분
(회사건물 관리해주시는 분이 안계심.청소만 하고 나머지는 건물주랑 얘기하는데 전직원이 뭐만 고장나면 나한테 물어봄. 변기가 막혔어요. 문이 잠겼어요. 바퀴벌레가 있어요. 정수기 뜨거운 물이 안나와요. 의자가 삐걱거려요. 프린터가 안되요. 절대적으로 뭐가 안되면 나를 찾으라고 얘기한 적도 없고 사람들이 곤란해하니까 내가 도와준 적은 있지만 몇번의 호의가 이렇게 돌아올줄은 몰랐음)
- 백과사전 취급
(영어를 좀 하기도 하지만 국어는 우리 모두 다 할 줄 앎. 근데 국어는 맞춤법과 문장의 내용이 어울리는가를 물어보고 영어는 무슨 뜻인지 해석을 요청함. 물론 나도 잘 모르지만 아는 선에서는 맞춤법도 알겠고 해석도 하겠는데 거래처 메일보낼때에도 ‘이렇게 보낼까요?’ 이렇게 사내메신이 오면 내 정체성의 대해 혼란이 옮. 이거는 현장직은 말고 내근직들만 물어봄)
- 천재로 생각하는 것 같음
(순간기억능력이 좋긴 하지만 천재 수준은 아닌데, ‘어느 부서의 누구 직원이 저번달 성적이 어땟지?’라던지 ‘어느 부서의 ㅇㅇ씨 결혼식 언제 어디서 한댔더라?’ 이런식의 질문을 하고 확인해서 알려주길 바람. 내가 모르겠다고 하면 니가 관리하는 건데 모르면 어떡하냐는 식으로 얘기함)


일단 더 생각하기도 싫으니 이정도만 적겠습니다. 하루 일과가 남 뒤치다거리만 하다가 끝날때도 있고 정작 제 업무는 밀려서 또 야근을 해야할 때가 많습니다. 더 이상 물어보지말아라 라고 해도 문의가 들어오는데 물어보는 사람한테 본인은 한명이고 1건이라고 생각하지만 정작 물음을 받는 저한테는 수십명이고 수십건입니다.

일단 서두가 길었는데 이렇게 열심히 일했고 일도 나름 잘했다고 생각하는데 초창기멤버이다, 너는 임원급이다 이런식의 말을 하면서 월급이 조금씩 밀리기 시작하여 1200만원이 되었습니다. 200만원도 안되는 급여를 한달은 건너뛰고 다음달에 1개월치를 받거나 반절만 받거나 하면서 생활은 힘들고 연애는 꿈도 못꾸지만 커나가는 회사를 생각하며 열심히 일했습니다. 하지만 점점 지쳐갔고 연휴가 끝나고서 뭔가 당연시되는 느낌을 받아 이제 그만두려 합니다.

그만두면 급여를 못 받을 것 같아 받고 그만두려 하는데 정말 최후의 보루라고 생각했던 노동부가 4대보험 적용이 안되고 급여를 여지껏 제대로 받지 못한 저에게는 어렵다는 사실을 알고 굉장히 불안합니다. 지금 회사 재정상태는 무리한 확장으로 단돈 10만원도 큰 상황이고 직원들 급여만큼은 수익이 있지만 그 이상은 당분간 어려운 상황입니다. 무리한 확장으로 1억2천이라는 빚이 생겼고 임차료도 4개월이 밀렸으며 자동이체가 되지않는 지출들은 부분납부만 된 상태라 해당업체에서도 세금계산서를 발행했다고 취소했다가 수정했다가를 반복하고 독촉문자와 전화가 하루 2,3업체는 옵니다. 국세도 밀린 상태라 통장과 보증금 등의 법인명의로 된 재산에 압류가 된다고 연락이 왔고 그 금액만 3200만원입니다.


이건 임원도 아니고 직원도 아니고 급여가 처음 밀렸을 때 그만뒀어야 했는데 그때는 저라도 열심히하면 회사가 잘 될 줄 알았습니다. 대표님과 동업자들도 열심히했다고 생각하겠지만 점심시간이나 3시정도에 출근하여 여섯시에 퇴근하면서 뭐 얼마나 잘했는지는 모르겠네요.
굉장한 호구라고 생각하지만 지금은 당장 밀린급여 1200만원을 받고 그만두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될지 모르겠습니다. 거래처라도 수금받아서 제 통장으로 밀린급여만큼만 빼야될까요. 미치겠습니다...
추천수1
반대수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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