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증은 환하다
최종천
까마득한 후배에게 우문현답으로 한 대 맞은 날
바쁘게 걷다가 전봇대에 이마를 부딪힌 날은
맞은 곳의 통증이 삼십 촉 짜리 불을 켜들고
몸과 마음 구석구석을 다니며
골목 등을 모두 켜 놓는다
비상! 비상! 무감각을 깨운다
안심하고 있던 방심도 벌떡 일어난다
그 후끈 후끈한 곳에 파스를 붙이면
안은 일시에 소등이 되어버린다
캄캄할 것이다
그래서 나는 파스를 붙이지 않는다
그 맞은 곳을 통해 세상이 내 안으로
흘려 놓아주는 한 모금의 빛
오늘 아내가 바가지는 긁질 않고 그곳을 만진다
밤에도 내 이마는 환하다
이 통증을 켜 들고
분실한 나를 찾으러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