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29살, 이제 2개월 조금 넘은 남자아이 키우고 있는 애엄마입니다.
네이트판은 대학 다닐때 한창 보다가 싸이월드와 함께 작별했는데.. 애 키우면서 집에만 있다보니 심심해서 이것저것 찾아보다가 우연히 다시 들렸어요.
대학생땐 사랑/이별 카테고리 참 많이 봤었는데..
어느새 제가 결시친 카테고리를 보며 웃기도 하고 분노하며 공감하는 나이가 되었네요.^^
결시친 열심히 보다보니 진짜 별별 시어머니, 시집(가족까지)이 많더라구요.
시어머니, 시집이라는 단어가 주는 느낌 자체가 굉장히 부정적인.. (또 그럴 수 밖에 없는 사연이 대부분이네요)
그래도 또 그런 시어머니만 계신 건 아니라고, 분명 좋은 시어머니도 계신다고.. 조심스레 제 이야기를 하고파 용기내 글 남깁니다.
저는 신랑과 1살차이이고, 6년 열애끝에 결혼했어요. 결혼 전부터 양가 부모님께 인사는 드렸고, 뭐 챙기거나 연락을 자주 드리진 않았지만 그래도 우리 사이를 인정하고 지지해주셨죠.
우리 부모님은 맞벌이 부부셔서 두 분 노후 걱정은 전혀 없으시고, 제가 자라온 환경도 비교적 넉넉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뭐 굉장히 잘 사는 건 아니고, 그냥 정말 먹고 사는 걱정부분은 하지 않는..)
우리 시부모님은 아버지께서 작은 사업을 하시고, 하시는 일이 어머니의 내조가 많이 필요한 일이라 어머니께선 가정주부로 일평생 지내셨죠. 사업이라 해도 워낙 작고.. 돈이 되는(?) 그런 사업은 아닌지라 꽤 어렵게 살았다고 합니다.
그래도 두 분 워낙 사이가 좋으시고, 자식들을 향한 사랑이 넘치셔서 화목하게 잘 살았다고 합니다.
쓰다보니 이래저래 설명이 길었네요..^^;;
하고자 했던 울 시어머니 이야기좀 할게요.
결혼 준비 한창 할 때, 시어머니와 만났는데 저보고 그러시더라고요.
“우리 며느리, 나는 거짓말이 아니고 니가 내 며느리가 되주어 참 고맙다. 널 처음 봤을때 (대학생때 몇 번 뵌적이 있어요) 날 보며 환하게 웃고 인사하는데 딱 봐도 집에서 사랑 많이 받고 자란 아이 같았다.” 그러면서 하시는 말씀이
그런 니가 우리집 처럼 없는 집에 시집와서 살 수 있을까, 행여나 고생스럽진 않을까 걱정이 많았다라며..
저는 아니라고, 어머니 해주시는게 얼마나 많으신데, 그런 말씀 마시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어머님 진심이 느껴져 가슴 한구석이 찡- 하더라구요.
그렇다고 시댁에서 정말 안해주신 거 아닙니다.ㅠㅠ 집을 구하려면 빚은 불가피한 상황이라 어떻게든 빚을 줄여주고 싶으시다며.. 울 부모님께 예단, 폐물 이런거 다 생략하고 집 해주는 돈에 보태주면 어떻겠냐고 하시더라구요. 친정도 당연히 찬성했구요.
신랑이 일하며 열심히 모은돈에 + 정말 제가 생각해도 없으실텐데 모으실 수 있을만큼 모아주셔서 8천 해주셨구요. (결혼 전에 신랑 모은돈 합쳐서 차도 사주셨어요) 아무리 생각해도 하나뿐인 며느리에게 아무것도 안해주자니 마음에 걸린다며 순금 목걸이, 팔찌, 반지 총 13돈 맞춰주시고.. 진주 귀걸이도 해주셨네요.
저희 집에선 혼수 포함 6천 해주셨고.. 살다가 땅이랑 부동산 정리되면 더 보태주신다고 하셨어요. (대신 열심히 사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협박을 ㅋㅋㅋㅋ)
어쨌든 지방이라 20평대 아파트 빚 5천만원 정도 지고 사서 잘 살고 있습니다.
그래도 부모 마음이 그런건지, 저만 보면 늘 더 못해줘서 미안하다고.. 우리 며느리가 착해서 다 괜찮다 한다고.. 늘 그러셔요.
이것도 결혼 전 만났을때 이야기 해주신 건데..
카페에서 차 한 잔 하는데 시어머니께서 그러시는거에요.
사실 많은 시어머니들이 며느리들 보고 내 딸같이 대해줄게, 내 딸이라 생각할게, 라고 이야기 하는데 본인은 그렇게 못할 것 같다고 하시더라구요.
내가 **랑(시누) 너를 똑같이 대하겠다고 자신 할 수는 없다고.. 하지만 한 가지 약속하겠다고. 너를 여자로써 이해하고 생각해주도록 하겠다, 이러시더라구요.
같은 여자로써 니가 이건 힘들 것 같다, 이건 서운하겠다 싶으면 조심하겠다고..
저는 시어머니의 이런 솔직한 말이 더 감사했어요. 물론 지금도 하신 말씀처럼 같은 여자로써 굉장히 배려해주세요. (임신하고 더 많이 느꼈네요)
말씀 하실때 듣는 사람 불쾌하지 않도록 워낙 재밌게도, 또 따뜻하게도 해주시는 분이라 말에 대한 자랑만 했는데.
울 시어머니 행동도 진짜.. 배려가 넘치셔요.ㅠㅠ
저희 집과 시댁 거리가 1시간 30분 정도 거리인데, 오시기 하루 이틀전에 꼭 신랑에게 전화해서 가도 되겠냐 (저한테 물어보면 제가 솔직하게 이야기 못할까봐) 물어보시고 오시고. 오실때에도 시골에 사셔서 귀한 반찬, 국, 하다못해 제가 잘먹고 좋아한다며 치즈케익 박스째로 사오시고 하셔요.
손자가 태어나서 (집에 아들이 아주 귀해요) 얼마나 보고 싶으시겠어요. 근데 오셔도 꼭 신랑 퇴근하기 1시간 전쯤에 오세요. 같이 저녁먹고.. 애 좀 보면 금새 저녁 늦어지니, 또 가실 길이 멀어 금방 가시구요. 제가 그래서 좀 일찍 오시라고, 오래 있다가 애기도 더 보고 가시라니까 그때마다 일이 있어서 늦었다 하시더라구요. 뒤에 신랑에게 들으니, 신랑도 집에 없는데 시부모가 오면 며느리가 얼마나 불편하겠냐며.. 그 정도 보고 가도 충분하다고 하셨데요.
신랑 퇴근하기 1시간 전에 오셔도 저녁상 어머님이 차리시며.. 제가 하겠다고 애기 봐주세요~ 라고 해도 애기는 엄마 품이 더 좋을거라며 굳이 어머님이 상을 차리셔요.
거기다 바쁜일 없으시면 설거지까지 하고 가셔요. 이건 저도 너무 민망해서 제발 그러시지 말라고 해도, 애 키우는 너한테 이렇게 오는 것도 민폐고 성가시게 하는건데 설거지까지 시킬 수 없다며 기어코 “씁!! 저리가!!” 하시며 부엌에서 내쫓으세요.
제가 아직 아기가 태어난지 얼마 되지 않아서, 막 음식을 해먹기가 힘든 시기고 냉장고 정리도 잘 못할때도 있어요. 그럼 울 어머님은 꼭 오셔서 제가 안먹는 반찬, 재료, 상할 것 같은 건 다 버려주세요. 가끔은 어머니가 해주신 것도 그 중에 있는데 제가 민망할까봐 먼저~ 이거 천천히 두고 먹을랬지? 근데 이거 내가 가져갈게. 내가 가져가고 다시 맛있게 해줄게, 라며.. ㅠㅠ
하루는 **아~ 너도 혹시 내가 냉장고 불쑥불쑥 여는거 불편해? 물으시는 거에요. (사실 어머님이 정성껏 해주신 반찬이 그대로면.. 어머니 오시기 전에 반찬 정리 해놓을때도 있어요.. 이건 저에게 절대 귀찮은 일이 아니고, 어머님에 대한 제 나름의 예의랄까..ㅠㅠㅠ 변명을ㅋㅋㅋ)
제가 전혀 그런거 없다고, 갑자기 왜 물으셔요? 했더니.. 티비를 보니까 어느 며느리가 나와서 시어머니가 집에만 오면 냉장고를 열어보고 꼭 감시하는 거 같아서 불쾌하다고 하더라고.. 너도 그렇지 않을까 싶어 내가 걱정이 되더라고..
그래서 제가 저 진짜 그런거 없다고!! 신경쓰시지 말랬더니 그럼 다행이라며...^^
쓰다보니 글이 넘 길어졌네요.
제가 너무 주책 맞게 자랑만 했나요? (아직 자랑할 일은 너무 많아요...하하^^;;)
그래도.. 정말 이런 시어머니도 계시단걸.. 이야기 하고 팠어요.
다음에 또 기회가 되면 남은 이야기도 하고 싶네요.
(사실 이제 신랑 퇴근 시간이라 저녁하러 가야한다는ㅋㅋㅋㅋ)
이쯤되면.. 저 시어머니 복 엄~~~청 많은거 맞죠? ^^
다들 날씨 추운데 건강 조심하셔요!
(급 마무리 죄송해요. 정신없이 쓰다보니 신랑 퇴근 시간이!!!!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