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고를 졸업한지 몇년이 지났지만, 고3때 일은 잊을수가없어. 너한테는 더 끔찍한 기억일수도 있겠지.
오랜만에 연락이 온 너는 그때 너의 왕따사건을 주도한 사람이 나라고 기억하고있더라. 어이없게도.
고3때, 너는 실장이었고 난 부실장이었어. 너는 소위 잘 나가고 공부도잘하는 애들이랑 어울려다녔지. 니 성격에 걔네 비위맞추느라 고생하는것도 꽤 웃긴 구경거리였어. 니 성격이 원래 그렇지않다는건 아무도몰랐겠지만. 몇 주안되서 뭐가 틀어졌는지 넌 걔네들하고 사이가 나빠졌고, 결국 왕따 실장이 되버렸지.
하루하루 눈치보며 생활하는게 지쳤는지 결국 넌 나한테 찾아와 도와달라고 사정했어. 난 니부탁을 거절했지.
니가들으면 부들부들하겠지만 난 니가 왕따가 되서 내심 얼마나 기뻤는지몰라. 왜냐고?
초등학교 때, 나와 내 베프 그리고 너. 우린 같이 어울려다니는 단짝들이었지. 니가 나랑 베프를 왕따시키기 전까지는. 그때 어린 마음에 나랑 내 친구는 화장실도 제대로못가고, 애들 눈초리가 무서워 둘이서만 붙어다니면서 화장실도 한칸에 같이 들어갔었다는걸. 이후에 나와 내 베프, 그리고 왕따 주동자인 너가 고3 같은 반이 됬어. 웃기는일이지?
왕따가 되버린 니가 도와달라고 부실장이었던 나를 찾아왔을때 난 너한테 물어봤었어. 그때 그 일을 기억하냐고. 근데 니가 대답할때의 그 표정과 말은 가관이었어.
'하. 그게 언제적일인데 아직도 그런거 가지고그래?'
넌 기억하면서도 미안하단말조차 없었어.
흠.그래 난 그렇게 우리반 왕따사건의 완벽한 방관자가 됬어. 그때당시 니가 자퇴하고싶다고 말을했다지 담임한테? 니가 정신적으로 얼마나 피폐해지든 내 알바 아니었고, 철저하게 방관자역할을 자처했었어.
최근 너가 연락이 왔을때, 원망섞인 메세지로 내가 너를 왕따시켰던 것 마냥 지랄을 떨더라. 지금에서야 너는 좀 숨통이 트이나보더라. 내가 그랬던것처럼. 넌 아직도 간에 붙었다 쓸개에 붙었다 하는 그런 인간이었고, 니가 나를 주동자든 방관자로 생각하든 상관없어.
나한테 연락안했음 좋겠다. 난지금 더할나위없이 행복한 일상이야. 근데 여기서 니가 더 지랄하면 니페북에 이 글 싸지를지도 몰라. 페북보니 얼굴에 가면쓰고 살던데 세상나가서는 니가 가해자였던일은 빼고, 피해자인척 코스프레 하고있겠지. 언제나 넌 그런애니까. 그래, 안봐도 훤해 넌 대학을 가고 회사를 가서도 뒷담질, 꼰지르는 짓, 이런 저런짓 하다가 왕따 당할거라는걸.
어찌보면 나도 청소년때는 왕따에 방관하는 겨우 그런애였던거야. 그치만 그게 니 년이라서 절대 방관한거에 후회는없다. 너가 죽을때까지 고3때 느꼈던 모든 수치심을 기억하고 살길바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