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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귄 지 오래 된 바쁜 여자친구

그까짓거 |2018.01.03 18:12
조회 1,511 |추천 0
사귄 지 천일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커플입니다.
올해 여자친구는 대학원에 들어갔고, 저는 회사에 취직을 했습니다.
여자친구는 저보다 외로움을 많이 타지 않고 또 혼자있는 시간을 좋아하는 친구입니다. 냉정한 면도 있고 그래서 가끔 언행에 상처를 받을 때도 있습니다. 괜히 제가 아쉽고 속상해서.
저는 타지에서 회사생활을 하는지라 많이 외롭습니다. 주말에 여자친구를 만나는 것만 목 놓아 기다리는, 그래서 여자친구가 제 인생에서 굉장히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그런 상황입니다.
여자친구는 힘든 연구실에 들어가게 되어 많이 바쁩니다. 또 그 바쁜 삶을 나름대로 즐기고 있지요. 각자가 각자의 길을 가기 전까지는 항상 붙어다녔고 같은 사회에서 같은 삶을 살았는데, 이제는 서로가 다른 사회에 속해있게 되었죠. 그러다 보니 제가 해줄 수 있는 게 별로 없어진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대학원생의 힘듬을 제가 잘 알 수도 없는 노릇이고, 여자친구가 저에게 의지하기에도 조금 이상한 그런 관계에요.
많이 사귀기도 했고, 각자가 바쁘기도 하고, 처음으로 롱디를 해보고. 여자친구는 저에게 사랑이 많이 식은 것 같다고 말을 해요. 총 연락 시간은 적은데도 (각자가 바쁘게 사니 그럴 수밖에 없지요) 그거 조차 굉장히 귀찮아해요. 제가 연락하는 게 부담인가봐요. 저는 그럴수록 더 초조해지고 집착적으로 변하는 것 같아요.
스킨쉽도 이제 자연스럽지가 못해요. 저는 저대로 눈치보고 여자친구는 부담스러워하고.
최근엔 한 열흘 여자친구가 연락을 하지 말자고 했었어요. 꽤나 희망적이게도 자기가 생각하기에 조금 떨어져 지내면 나에 대한 사랑(?)이 돌아올 것 같다고 말했기에 수락했지요. 열흘 동안 정말 죽는줄 알았습니다. 꾸역꾸역 연락을 하지 않고 열흘 후에 연락해서 그동안 잘 지냈냐, 나 보고싶진 않았냐 하니 정말 편하게 살았답니다.
여자친구도 저와 다른 가치로 다른 삶을 살아온 타인이기에 제가 다 이해할 순 없겠죠. 제 입장에서는 그 막간에 하는 연락들도 '안 하면 정말 편할 정도로' 부담이었다는 게 야속했습니다. 열흘 동안 '아, 여자친구가 나를 사랑하는 마음이 돌아오겠지' 기대했던 제가 꿈이 너무 컸던 것 같기도 하고요.
슬퍼요. 그런데 헤어지기 싫어요. 제가 타지에 있어 외로울까봐, 헤어짐의 후폭풍이 너무나 클까봐 헤어지지 않는 게 절대 아닙니다. 제 여자친구를 사랑해요.
그래서 다시 꼬시려고요.
여자친구 입장에서 제게 마음에 들지 않았던 저의 행동들을 조금씩 고쳐가려 합니다. 안 그래도 힘든 여자친구에게 징징대는 것, 연락에 집착하는 것, 성격적인 문제들 등등.
여자친구는 저에게 설렘이 없어졌다고 했어요. 사실 천일 가까이 사귀면서 어떻게 매번 새로운 매력을 보여주겠어요. 익숙해지고, 편해지는 건 당연한 거라고 생각해요. 그럼에도 제가 다시 여자친구의 마음을 (오래 걸리더라도) 돌리려면 새로운 매력들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근데 그게 뭔지를 모르겠어요. 알려주세요ㅠㅠ
또 하나 더. 여자친구에게 부담이 되지 않도록 여자친구의 삶을 존중한다. 제 기본 변화의 원칙입니다. 근데 이 원칙을 지켰을 때 오히려 여자친구가 저를 잊지 않을지 너무 불안해요. 그냥 시간을 불타올랐던 작년으로 돌려놓고 싶어요.
인터넷을 보면 비슷한 사례들이 많더라고요. 근데 그 경우는 보통 남녀가 저희 상황과 비교했을 때 바뀌어져 있는 게 대다수고, 상대방을 귀찮아하는 (보통 남성) 사람에게 충고(?)하는 내용이 많아요. 그 '상대방'이 무얼 할 수 있는지는 별로 나와있지 않더라고요.
제가 바뀔 수 있는 것만 제가 할 수 있는 거잖아요. 여자친구에게만 관계의 책임과 미래를 맡기고 싶진 않아요. 제가 할 수 있는 것들이 뭐가 있을지, 그 와중에 여자친구가 떠나갈 것 같은 불안감을 또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지 고민 상담드립니다...
친구들이 여자친구와 저를 다 알고 있어서 이렇게 익명의 힘을 빌려 인터넷에 고민상담을 할 수 밖에 없네요.
미리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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