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9살로 올라간 자퇴생입니다자퇴는 14살 때 몇 달 무단결석 후 정원외관리대상으로 분류받아 자퇴했고,그 뒤로 정말 방구석에만 틀어박혀 지냈습니다
자퇴 사유는 극심한 가정 불화, 우울증이었습니다집도, 차도, 땅도 없는 58년생 정신 질환 엄마 63년생 알콜 중독 아빠수급자 가정의 외동딸로 태어나서 볼 꼴 못 볼 꼴 정말 다 보고 자랐거든요저희 집을 모르는 복지사가 없었어요 경찰도 집에 들락날락..
공부라도 노력해봤으면.. 19살의 현재가 조금 바뀌었을 텐데무기력을 변명으로 아무것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기나긴 세월간 방구석에 틀어박혀 했던 거라곤,옛날부터 애매하게나마 소질있던 글 쓰기랑 게임이었어요
물론 도중에 바뀌려는 시도는 해봤습니다아동보호 센터나 찾아오는 상담 서비스 같은 선생님들이 오셔서16살 땐 정신과도 데려가주시고(그때의 3시간 가량 검사로 제가 우울증인 걸 알게 됐어요)술에 잔뜩 취해 행패부리는 아빠와 그걸 자식이니까 참으라 세뇌 수준으로 말하는 엄마를 설득해주셨어요
그러니 희망을 갖고 다른 청소년 센터에 검정고시 공부를 하러 다닐 계획 세우고,인터넷 인강을 듣기도 했습니다
근데 습관이 무섭더라고요변명을 해보자면 자해 흉터 가득한 제 양 팔이나(14살 때부터 주기적으로 해서 수술 않고선 회복 불가능이에요)틈만 나면 우리 가족은 죽어야 풀린다는 부모의 말을 보고, 들을 때마다아무것도 하기 싫어져 상황의 압박을 이기지 못하고 미성년의 나이로 아빠의 술을 꺼내 마셨습니다
햇수가 바뀌어요의사한테서 개방 정신 병동 입원 권유를 받기도 하고,일용직을 끊고 술을 마셔 목욕 일주일에 한 번만 하라는 아빠가 화장실 유리창도 부수고보일러 전기선도 커터칼로 잘라버리는 사건을 수없이 겪고,자살 동반 모임에 나가볼까 글을 올리기도 하고,다사다난 합니다
죽으면 지옥 간다는 말 무섭지 않아요잠에서 깨면 들리는 고함소리, 물건 부서지는 소리정신과를 다녀오면 그나마 순간적으로 기분이 나아지지만, 잠을 자고 깨면19년의 무기력했던 세월과 앞으로의 걱정이 어깨뼈를 으스러트릴 정도로 억눌러옵니다잠에서까지 악몽에 시달리는 여기가 지옥인데 대체 더 무서울 게 어디 있나요
이쯤 되면 쉼터라도 가야 할 텐데,가긴 싫더라고요이미 그 제안을 받았을 때 저는 만신창이가 된 상태였어요쉼터에 간다는 건 지금까지의 모든 생활 습관 버리고, 부모를 버리고, 완전한 고아가 돼서목숨만 겨우겨우 부지하겠다는 건데 그러긴 싫었어요
그래도 아빠는 술에 깨면 사과를 한 뒤에 바로 일용직을 나갔고엄마도 아빠가 행패부리지만 않으면 애써 죽어야 풀린다는 말을 제 방까지 찾아와서 하진 않았거든요
이 안일함이 문제인 건 저도 알아요사람은 고쳐쓰는 게 아니란 걸 알고지금 생을 포기하고 싶지 않으면 당장에라도 1년 남은 독립 준비를 해야 하는 걸 알지만또래 애들과 비교했을 때 전 너무 떨어져 있고,울기라도 할 때면 세상이 무너져내리는 것 같아 자살 후의 미래 상상까지 끝내고 옵니다
이 글도 죽고 싶지 않다는 본능으로 쓰는 것 같아요
친구는 실제로 연락하고 만나는 친구 딱 한 명 있어요군지역이라 같은 초중고를 졸업하는데 초등학생 때 만난 동성 동갑 애에요제 기분 전환 시켜주려고 자기 알바비 빼서 놀러가자고도 하니 의심할 것 없는 좋은 친굽니다
근데 요즘 아빠가 다시 술을 마셨는지라 만나면 바로 울어버릴 것 같아서걔도 힘든데 짐을 더 보태주고 싶지 않아 실제로 만나지 않은지 3개월 됐네요가상에서의 연락은 며칠 전이었고요
실제 친구 말고도 가상에서 창작 활동(커뮤 아님)으로 만난 언니 한 명과제 생일날 택배상으로 선물을 보내준 또래 친구 몇 명이 더 있어요
밝히고 싶지 않은데 정신차리면 고맙다거나 미안하다는 말을 수시로 하는제 자존감 상태 알아채이고 고민 털어보라 해주더라고요
부모를 제외한 주변은 그래도 제가 완전히 글러먹은 사람은 아닌 걸,제 사연을 변명이 아닌 피치 못할 사정으로 알아봐주고 위로해줘요고맙죠 가족도 아닌 남의 얘기를 들어주고, 기운 북돋워주는 게 얼마나 소중하고 고마운 일인지 알아요
하지만 그 위로도 위로일 뿐이죠위로에 안주하면 의지가 되어버리잖아요필요 이상으로 의지하라고 해준 위로가 아닐 텐데그래서 항상 털어버리고 나면 자괴감이 들어요예의상 해준 말을 덥썩 잡고 사연 털어놓은 거 아닌가 하는 죄책감도 느껴지고요
난항도 이런 난항이 없네요영양가 없고 살아감에 있어서 쓸데도 없는 생각이 진짜 머릿속에 너무너무 가득해요두서없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그냥.. 제가 살아가는 게 정말 옳은 선택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