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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잣집에서 태어났다고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니다.

문득 |2018.01.17 14:48
조회 342 |추천 1

나는 누가봐도 잘사는 집에서 나고 자랐다.

물론 처음부터 부모님이 부자셨던건 아니었고, 부모님은 자수성가하신 분들이다.

우리집이 잘 사는건 어린시절부터 알고있었다.

놀러가본 친구들 집보다 우리집은 비교도 안되게 컸고, 돈걱정을 크게 해본적이 없으니까..

그렇지만 우리부모님은 나에게 부모님이 여유있다는 이유로 나에게도 큰 돈을 주시거나 하시진 않았다. 그냥 내또래 아이들정도 혹은 그냥 그보다는 조금 여유있게 용돈을 주셨다.

고등학교시절 나는 일주일에 2만원씩 용돈을 받았으니 사실상 나는 다른 또래 친구들과 크게 다르지않았다. 부모님은 사치라는것 자체를 모르셨기때문에 남들보다 좋은 집에 산다뿐이지 부모님의 차가 명품외제차도 아니었고, 내가 값비싼 옷으로 치장하고 다니지도 않았다.

비싼 휴대폰이 사고싶어도 부모님은 타당한 이유가 없이는 절대로 사주시지도 않으셨고, 내가 무언가가 필요할때는 타당한 이유가 있어야만 가능했다.

학창시절에 내가 제일 싫어했던게 바로 건강보험료납입금액을 적는거였다.

학교에서 대체 왜 그런게 필요한건지 모르겠는데 저런것들을 적어오라고했었다. 기억이 맞다면 건보료납입금을 적어오는거였다.

솔직히 나는 그게 뭔지도 잘모르는 어린애였고, 그냥 별생각이 없이 부모님에게 묻고 적어갔다. 친구들이 비교해보자고 보고 남들이랑 액수단위가 다르니 말이 당연히 나오게되더라.

친구들이 우리집에 놀러와도 말이 나오더라.

심지어는 친구네아빠가 부모님이 우리부모님과 건너건너 아시는 분이셨는데,(부모님은 정작 그분을 잘모름..) 친구네 아빠가 친구한테 우리집이 뭐하는집이고 얼마나 잘살고를 떠들어 대는 바람에 그 친구는 전교에 나에대한 소문을 파다하게 냈었다.

그때부터 나는 다른애들과 같은 돈을 내면 욕을 먹었다.

학교에서 모금행사같은것이 있으면 아빠가 항상 십만원을 주셨는데, 그럼 또 욕을먹었다.

돈을 많이내도 욕을 먹었고, 돈을 적게 내도 욕을 먹었다.

항상 분식집같은데가서 먹을때면 눈치가보여 내가 조금더 내곤했는데 뒤에서는 안사준다고 욕을하더라..

그리고 심지어는 당당하게 자신의 생일선물을 3~4만원짜리를 요구하는 애도 있었다.

당시 나는 학생이었고 나도 용돈2만원받는 처지에 3~4만원짜리의 선물은 내가 해줄수있는 수준이 아니었다.

공부를 잘하면 고액과외를 받아서 잘하는거라 소문이났고, 더운여름날이면 너희엄마에게 아이스크림을 보내달라고 말하라며 애들이 나에게와서 말하곤했다.

물론 우리부모님은 그런걸 해주시는 분들이 아니시기때문에 나는 부모님에게 말하지도 않았지만..

나는 어린시절에 진짜로 우리집이 잘사는게 싫었다.

내가 당장에 다른애들과 다른게 하나도없는데 그냥 내가아닌 부모님이 돈을 잘 번다는 이유로 왜 욕을 먹어야 하는건지 진짜 너무너무 힘들고 싫었다.

내가 사는 곳이 지방이고 정말 좁은동네여서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내내 시달렸다.

사람과의 관계를 하는데 있어서 돈이 중요한건 아닌건데.. 나한테 대놓고 너네부모님 얼마버시느냐고 묻는애도있었다. 나도 잘몰라하고 웃으면서 넘어갔지만 속으로는 정말 스트레스받고 힘들었다.

물론 가난한친구들이랑 비교한다치면 불평해선 안되는게 맞지만.. 어릴땐 진짜 싫었다.

내가 남들과 다른점을 딱히 모르겠는데 왜 나는 항상 돈과관련된 구설에 휘말려야하는지 몰르겠었다.

어른이 되서 직장을 다니고 있는 지금도 간혹 주변에서 부모님밑에서 편히 있다가 시집이나가지 왜 사서 고생하는 직업을 택해 힘들게 사느냐하지만 나는 내가 사지육신멀쩡한데 왜 부모님돈만받아쓰며 살아야하는지 모르겠다.

사람들 생각들은 다 제각각이라지만,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은 그럴수 있다고 생각들지만 나한테 너는 이렇게해야해 강요하는 얘기들은 정말 너무 지치고 힘들다.

나는 언니랑 유산다툼을 할 마음이 전혀없는데, 재작년 언니가 결혼했을때 대놓고 언니한테 유산다 뺏기기싫으면 얼른 시집가라고 먼저 손주낳는게 이기는거라고 그러는 사람도 있고..

부모님돈 그냥 부모님이 다 쓰셔도 나안주셔도 나는 상관없는데 주변에서 더 난리다.

우리언니도 어른공경잘하는 평범한집안에 직장인남자 만나서 잘살고 있지만 결혼전에는 주변에서 의사다, 변호사다 하는 남자들 엄청 들이밀었었다. 돈만보고 그러는것도 참 웃기고..

세상에 돈이 다는 아닌데 모두들 돈이 다인것처럼 행동하는것도 참 웃기다.

부모님은 곧 환갑이 되시는 나이에도 여전히 건실히 일하시고, 요행없이 차곡차곡 저축하시면서 돈을 모으시고 여전히 검소하시다. 물론 예전보다는 많이 쓰시지만 아직도 돈 만원도 얼마나 귀한 가치인지를 생각하며 사신다.

주변에서는 그런 부모님을 두고 너무 검소한것도 보기흉하다며 말들을 해대지만 어쨌든 나는 부모님 가치관을 존중한다.

근 30여년을 살아오면서 느끼지만 사람들은 참 남의 인생에 쓸데없는 관심들이 많은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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