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게 우리집만 그런 줄 알았는데, 찾아보니 이런 ㅈ같은 워딩 쓰는 집안이 꽤 있더라.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간단히 설명하겠다.
아빠다리는 그냥 땅바닥에 편.안.히 앉은 자세를 말한다.
설날에 어린이들이 어른들한테 절할 때, 어른들이 앉아서 오냐~ 하는 그 편한 자세 다들 알 거다. 그걸 아빠다리라고 한다.
엄마다리는 그 자세에서 다리 한쪽을 세워서, 양쪽 다리가 수직이 되도록 앉는 거다. 금방이라도 일어나야 하는 사람처럼.
매우 불편하고 기형적인 자세다.
내가 어렸을 때, 내 부모가 직접 알려준 단어들로 기억한다.
내 집안은 대가족이었는데, 가족들이 밥상에 둘러앉을 때마다 엄마와 할머니는 매번 "엄마다리"를 하고 앉으셨다.
그러다가 반찬이 떨어지거나 남자 가족들이 찾는 게 있으면, 부랴부랴 일어나 그걸 찾아다 대령했다. 생각해보면 내 언니나 나는 본인이 필요한 게 있으면 본인이 가져오고, 당연한 일마냥 엄마를 따라 숟가락을 내려놓고 종종 음식을 날랐음에도, 남자 가족들이 식사 도중 부엌에 가기 위해 자리를 뜨는 일은 단 한 번도 없었다.
보이는 게 있으면 무작정 따라하던, 호기심 많던 나도 그 자세를 몇 번 시도하다가 밥을 먹기가 불편해서 자세를 고쳐 "아빠다리"로 다시 앉곤 했다.
흐릿하지만, 내가 막 말을 배우던 시절 그 워딩에 대하여 이것저것 질문한 게 기억난다.
왜 엄마는 엄마다리만 해요? 왜 아빠는 아빠다리만 해요? 바꿔서 하면 안 돼요? 이렇게 하는 게 엄마다리 맞아요? 앉을 자리가 좁으니까 다같이 엄마다리 하면 안 돼요? 엄마다리를 하면 바로 일어나기가 쉬운 것 같아요. 엄마만 왜 계속 반찬 가져와요? 등등.
아마 어린 시절의 나는 제대로 된 대답을 듣지 못했을 것이다.
엄마는 내가 중학생이 되고 이혼하시기 전까지 "엄마다리"를 하고 앉았고, 밥 한끼 편히 드시지 못하고 혼자 부엌을 드나드셨고, 나는 이제서야 그게 여성혐오라는 걸 깨달았으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