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동네 보건소에 갔다가 아주 황당한 일을 겪었다.
필자는 곧 결혼 예정으로 여러가지 검사가 필요했다.
인터넷 검색 결과 산부인과에서 전부다 받으면
비용이 만만치 않기 때문에, 보건소에서 기본 검사를 받고 나머지를 산부인과에서 받는게 저렴하다는 글이 많았다.
외관은 삐까뻔쩍한 중랑구청 건물에 도착해 안내받은 보건소 창구에 가니, 젊은 남자직원이 앉아있었다.
성병검사를 하러 왔다고 하니 옆에 있던 여직원이 창구로 다가와 남자 직원이 바로 옆에 있는데서
성경험이 있어요?
에이즈 검사도 할거에요?
성병 검사를 왜 하려는 거에요? 이유가 있나요?
라고 물어봤다.
기분이 몹시 얹잖았지만, 당당하게
결혼전 검사해보려고 한다! 라고 말했다.
그런데 더 충격적인건 검사실 상태였다.
창구에 앉아있던 그 남자 직원 뒤로
2m 남짓 가까운 거리에 창고같은 작은 공간이 있었고 그곳에서 옷을 갈아입으라고 했다.
의사도 아닌, 남자 직원들이 앉아있는 사무실에 딸린 쪽방에서 검사가 이른어진다니 믿을수가 없었다.
수치심이 밀려들어왔다.
1평 남짓 안되는 검사실이라고 하기 무색한 그 공간에는 검사용 의자 바로옆에 테이블이 있었고, 먹다버린 음식물 포장지들, 쓰레기통 여러개와 쓰다버린 종이컵 수십개, 재활용 쓰레기들이 박스에 가득 차 있었다.
누가봐도 창고로 쓰는 그곳 한쪽 구석탱이에 굴욕의자가 방치되어 있었다.
진료시 하의를 탈의하고 입는 용도로 보이는 낡은 치마는 굴욕 의자에 걸쳐져 있었다.
도대체 언제 빨았는지 모르겠고, 얼마나 오랫동안 쓴건지 전체에 보풀이 난 채 비위생적으로 놓여있었다.
그 옷을 입고, 그 의자에 앉았다가는 왠지 병을 옮게 될것 같았다.
나는 이 말도 안되는 시설을 당장 카메라에 담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찰칵. 하고 몰래 사진을 찍는 순간 신경질적을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고, '들어갑니다' 하는 소리와 함께 여의사가 들어왔다.
여의사는 아직 안입었냐고 물었고 차갑게 물었고,
나는 얼떨떨한 채, 옷을 입었다.
여의사는 간단한 인사도, 설명도 없이 멀뚱히 서있는 나에게 굴욕의자에 앉으라고 강압적인?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나는 마음의 준비도 안된채 수치스러운 검사를? 받았다 .
10초도 안되게 끝났지만 굉장히 불쾌한 경험이었다.
여의사는 끝났다는 말과함께 아무 설명도 없이 나가버렸다.
나는 순간 머리가 멍해지면서, 돈 조금 더 내더라도 환자를 배려하는 제대로된 병원에서 검사를 받을걸....
하는 후회가 크게 들었다.
저 의자와 치마를 누가 사용했는지도 모르는데
병이 옮았으면 어떡하지. 하는 불안감에 며칠을 시달렸다.
다행히 검사는 모두 정상 판정을 받았지만, 보건소 산전검사 및 성병검사는 누구에게도 추천하고 싶지 않다.
돌이켜보니 내가 검색해서 찾은 추천글들은
대부분이 강남쪽 보건소였다.
나는 중랑구 보건소 시설이 이렇게 말도 안될줄은 꿈에도 몰랐다.
검사가 끝나고 그 문을 나서며 남자직원을 마주쳤을때, 나는 한치의 배려심도 없는 이 시스템에 분노마져 일었다.
보건소 검사는 무료가, 공짜가 아니다!
내가 낸 세금으로,
나는 국민으로써 당연한 권리를 받는것이다.
너무 화가나고, 고발하고싶다.
나에게 무례한 질문들을 한마디 양해없이 지껄인
그 젊은 여직원은 도대체 무슨생각으로 그렇게 사는것인지,
잘못된 시스템인것을 인지하고 있으면서도,
아무 개선의지 없이 기계적으로 사람을 대하는 일부 공무원들의 태도를 여실히 실감했다.
진절머리나고 혐오스럽기까지하다.
중랑구청 보건소 시설과 시스템을 고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