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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쟁이 누명은 벗어났지만

시퍼런두눈 |2018.02.22 16:29
조회 66 |추천 0
최대한 간략히 적을게요
저와 애인은 30대
만난지 백일도 안돼서
제가 하는일이 몸을 쓰는 일이다 보니
12월에 디스크 판정을 받고
1월부터 2월 중순까지 40일 정도
여자친구 집에서 통원치료를 받았어요

여자친구는 독립해서 아파트 오피스텔에 혼자 살았었구요
애인이 출근하면 전 늦잠을 자던 일찍 일어나든
병원도 다니고 수영장도 다니고 제가 저녁을 만들던 시켜먹던
별 문제없이 알콩달콩(;) 잘 지내다가
이번년도 설날때 본가에 내려오고 나서
사건은 19일날 벌어졌습니다

퇴근하고 집에 돌아온 애인은
똑같이 옷 갈아입고 저녁먹을 밥을 올려두고
분리수거를 하러 내려갔어요
집 한켠에 세탁기가 있는 부근에
큰 봉튜 하나 놓고 분리수거가 가능한 것만 모아서
가득 차면 버리는 식이였어요
( 제가 집에 같이 있을때는 쓰레기 담당은 제가 나서서 버리곤 했습니다 )

분리수거 봉투 , 음식물 쓰레기 , 일반 종량제봉투
다 가지고 내려왔다고 들었구요
문제는 분리수거 봉투에서 분류 작업을 하다 생겼어요
저와 같이 있을때 배달시켜 먹었던 만두 포장지 ( 스티로폼류 )
에서 큼지막한 주사기 하나가 나온거에요
그것도 만두 포장지에 고히 들어가 있는 형태로

너무 놀란 애인은 .. 손까지 벌벌 떨면서 집에 돌아와
사진을 찍고 제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주사기를 사용한적이 있느냐 집에서 내가 모르는 물건이 나왔다
저도 처음보는 물건이라 통화하랴 사진보랴
이게 뭐냐 어디서 나온거냐 난 모르는 물건이다 이야기하면서
애인도 모르고 저도 모르는 물건인데 순간 벙벙 하더군요
( 집에 다녀온 사람이 없고 워낙 깔끔한 성격이라 항상 동선도 비슷한 애인이에요 )


일단 차근차근히 생각해보자 저도 기억을 더듬어 봤습니다
물건이 발이 달린게 아니라면 딸려서 들어왔을텐데
어디서 어떻게 딸려 들어와 맨 밑에 있는 포장지 안에서 발견될수 있을까 .. 일단 비밀번호부터 바꾸라 말을 하고
제가 집에 오기 전에는 애인 어머님이 가끔 오셔서 김치를 두고 가신다거나 분리수거도 해주신다 들어서 어머님이 오셨던건 아닌지 아파트 방송에서 방역 이야기하는것도 들어본것 같아서 방역 할때
주인 없어도 집에 들어올수 있냐 생각할수 있는점 일어날수 있는점 이것저것 따져가면서요 ..
사람의 왕래라곤 저 하나 인데
저도 모르는 주사기라뇨 ( 생각보다 크고 주사기 안에는 피인지 뭔지 모르는 빨간 액체도 묻어 있었어요 )

어디서 딸려 온걸꺼다 일단 달래야 하지 않겠어요
그래도 무섭고 두려워하는 애인에게

통화를 켜둔채로 잠을 청해보고
이제부터는 퇴근할때 나와 통화하면서 집에 들어와라
제가 할수 있는 방법이란 방법은 그렇게 전했어요 ..

그리고 다음날 거의 잠한숨 못자고 출근했다 하더라구요
너무 무서워서 손도 떨리고 밥도 못먹겠고 일도 손에 안잡힌다구요 살면서 집에서 주사기를 사용해 본적도 없던터라
애인 입장에서는 흉기 만큼이나 두려운 물건이었을 겁니다
( 전 고양기 키우고 강아지 키우고 자가 접종도 해보고 해서 그런지 익숙한 (?) 아무튼 그랬구요 )

애인은 경찰에 신고를 해야하는거 아니냐
수사 기관에 연락해볼까
지인이 간호사니까 어디에 사용하는지 물어볼까
등등 둘이서 하루종일 주사기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어요

( 이러다 오해가 생깁니다 )

애인은 경찰에 알려볼까 이야기를 했을때
전 예전에 제가 들었던 이야기가 있어서 일단 내가 먼저 보고 같이 경찰서에 가자고 했었어요 ( 제가 먼저 보자고 했던건 전문가는 아니지만 피같아 보이지 않았었고 애인이 겁이 많은 터라 같이 동행했으면 싶었어요 )

예전에 어떤분이 집에서 부러진 과도가 나왔는데 ..
그걸 들고 경찰서에 찾아가니까
전에 살던 사람이 흘리고 갔겠죠 .. 본인집에서 나온걸 본인이 모르는데 저희는 어떻게 아냐며 거의 쫒겨내듯 집에 돌아왔다고 들은 이야기가 있어서 .. 경찰서 가도 친절하게 수사 해준다고 안할것 같다 일단 내가 올라가면 한번보고 같이가자든지 하자 안그래도 놀란사람 더 힘들어 할까 .. 같이 가려고 했어요 ( 이번달 23일에 올라가기로 돼 있었구요 )


한참을 카톡을 하던중
2시 22분을 마지막으로 ..
11시가 넘어가는데도 애인이랑 연락이 안되는거에요
출근을 했다고 들었고 .. 회의라고 생각하기엔
너무 긴 시간이고 .. 그렇게 무서워서 밥도 못먹는 상태인데
집에 혼자 들어갔을리가 없는데 생각이 드는데 전화도 안받고
막 기차라도 타고 올라가봐야 하나 하고 있었는데
부모님도 걱정하시면서 .. 니가 올라가서 집에 없으면 어쩔것이냐 일단 아파트 이름알면 관리사무소든 근처 지구대든 연락을 해서
무사한지 알아봐달라 부탁이라도 해보라구요 ..
관리사무소는 등록이 안돼있다고 나와서 지구대에 부탁을 했습니다 전날 집에서 나왔던 주사기 이야기도 하고 .. 크게 놀라기도 했고 세상이 험해서 너무 걱정된다 죄송하지만 확인 부탁드릴수 있겠냐 .. 지구대분들 너무도 흔쾌히 친절하게 알겠다고 말씀해 주셨구요 ...



결론적으론 .. 집에 잘 있었어요 ..
미안 너무 놀랐고 힘도 없고 아무생각도 안들어서
집에와서 잠들었다 ... ( 이 카톡을 마지막으로 전화도 받질 않았고 카톡에 답변도 보내지 않았습니다 )


집에 잘 있었다라 .. 쓰러진게 아니고 .. 집에 있다니 다행이었지만
전화도 안받고 .. 카톡에 답변도 없고 정말 답답하더군요
주변에서는 다른 사람이 생긴거 아니냐면서 상식적으로 그런일이 있었으니 무슨 일이 일어난거다 싶어 걱정 했지만 내가 걱정할걸 알면서도 연락을 안받고 그뒤에도 연락이 안되는 상황이니까 그럴리 없다
바람피우는걸 누구보다 경멸하는 사람인데 .. 얼마나 힘들면 저러겠냐 싶다가도 나도 도무지 모르겠다 ..


그렇게 전 화요일 밤 잠도 재대로 못 잤고 .. 오만가지 생각을 다 했었어요 .. 그리고 어제 수요일
뒤척이다가 눈을 뜨니 오후 12시가 지났더군요
카톡을 남겼습니다 .. 머리아픈건 좀 괜찮냐
읽지 않더군요 .. 제주변 지인들은 뭔가 시간이 필요한거 아니냐 좀 기다려봐라 .. 하길래 그래 기다려 보자 하고 2시에 약속이 있어 전 약속 장소에 나갔습니다 ..

오후 3시쯤
카톡이 왔어요
내용은 대략 이렇습니다

내가 사용한게 아니니까
너밖에 없다
아무리 생각해도 경찰에 신고하는것도 넌 하지말라고 하고
본인이 직접 보자고만 말을하고 어디서 딸려 왔다는건 말이 안되고
내 주위에서는 당연히 경찰에 알리라고 하는데
니가 하는말이 너무 이상해서 너를 의심할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술담배 하는건 이해하지만 약을 하는 사람은 난 감당할수 없다
니가 약을 하지않는 다는 증거를 보여라 .


약을 하다니요 .. 마약이라니요
사람이 살면서 ... 약쟁이 취급 받을수 있는 상황이 얼마나 될까요
너무 어이가 없어서
영화나 범죄수사 그런 드라마 안봤냐
마약에 쓰는 주사기가 아니다 내가 봤을때
내가 그걸 어디서 구할거며 내몸에 상처를 본적이 있냐서 부터
어떻게 거기까지 생각하며 오해를 할수가 있냐 내가 그정도 밖에 안보이냐 ...


같이 경찰서 가잡니다
가서 검사을 받아봐야 믿을수 있을것 같다 말하더군요 ..
제 심정이 어땠을까요
물론 사람마다 어떤 일이 생겼을때
받을 수 있는 충격의 강도는 다를꺼라 생각합니다
제가 만약 그 상황이였으면 찝찝하고 무서워도 .. 그냥 버리겠지만
이사람은 아니니까 얼마나 무서웠으면 두려웠으면 .. 그렇게 생각을 하다가도 이건 억울의 정도를 떠나서 마약이라니요 ..
웃음도 나왔다가 한숨도 나왔다가 이렇게 까지 생각을 하는 사람이라면 계속 만날수 있을까 두려워 지는 부분도 생각이 나구요

제일 빠른 차를 타고 올라갈테니 같이 가자고 했어요
어차피 이상한 물건이 나왔으니 신고는 해야할것 같고
저야 약쟁이도 아니고 .. 제 물건도 아니니 피할 이유가 없잖습니까
( 제 지인들은 굳이 니가 그렇게 까지 할 필요 없다 했지만 아무튼요 .. )

7시쯤 역에서 만나 택시를 타고 경찰서로 향했습니다
일단 주사기가 나온거니까 마약 수사과로 들어가서
발견된 봉투랑 스티로폼 포장지 , 주사기를 보여 드리고
어떻게 된 일인지 설명도 드렸구요
경찰분들도 마약에 사용하는 주사기는 아니다 .. 당뇨 환자나
큰 동물 ? 들에게 주로 사용하는것 같다
하지만 일단 의심이 가는거고 집에 갑자기 나온 물건이니 수사는 해주시겠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제가 .. 저를 위심하고 있으니 약을 한건지 안한건지 바로 알수 있냐 물었더니 테스트한다 동의서 작성후에
소변을 받아오면 일차적으로 알수 았다고 하더군요

소변을 받아와서 테스트기에 넣으면
두줄이 나오면 약을 안한거고 한줄이면 약을 한거랍니다
당연히 두줄이 나왔겠죠 ?
형사분이 애인보고 이리와서 보시면 두줄 나왔죠 ?
친구분은 약을 안한겁니가 확인을 시켜 줬어요 ...

다음은 주사기를 증거물로 드리고
안에 들어있는 빨간 액체가 마약인지 조사를 하실거라 말하셨고
간단히 진술서도 작성 했습니다


집에 돌아와 억울함에 울기도 해보고
어이가 없어서 웃기도
화가나서 화를 냈다가 ..


너무 답답한건 마약을 한건 아니라는게 나왔지만
다른 치료 용도로도 사용한적 없냐 .. 나에게 말 못하는
병이 있어서 혼자 사용한거 아니냐
내가 몰래 숨기려고 무언갈 했다면 그걸 분리수거에 두고 갈일이 있겠냐 ...


애인은
그게 아니라면 제 3자가 너의 치료를 도와주다가 실수로 넣어논게 아니냐 는둥 .. 의심은 끝나질 않았네요



너무 너무 어이가 없어서 ... 정말 다 엎어버리고 싶은 심정인데
이 친구는 왜 나를 이렇게 밖에 생각을 안하는걸까
모든 의문을 끼워 맞추려는 원인이 왜 나일까
경찰 분들도 .. 우리가 너무 궁금한건 이게 어디서 온것일까 인데
그것 까지는 알기 어렵다 말씀하셨어요
그렇죠 .. 우리 둘도 모르는걸 형사님이 어찌 안답니까 ..


참 살면서 별일별일 다겪었어도
억울한건 어떻게든 해결할수 있다 믿고 살았습니다
사람을 쉽게 믿으려 하는편은 아니지만
의심하거나 속이거나 이용하려 하면서 살진 않았어요


근데 어디에서 나온지도 모를 그 플라스틱 쪼가리가 ..
발이 달린건지 발견이 됐고
의심하는거 그래 할수 있다 칩시다 .. 제가 생각하는 것 보다 많이 안좋아 보이니까요 그럴수도 았겠다 난 무관한 일이니까 수사를 받던 어쩌던 상관 없으니까요

지금은 뭐가 제일 중요한지 뭐가 고민인지 답답한지 모를정도로
힘이 들어요
그 주사기가 어떻게 들어왔는지 알아야 제 누명이 사라지는건데
제가 봤을때는 평생 모를것 같거든요
그럼 애인은 지금처럼 계속 의심을 하고서 만날테고
전 저대로 너무 힘들지 않을까 .. 그런 생각이에요
지금도 나를 못믿냐는 물음에도 백프로 믿음은 없다 대답하더라구요 .. 아무것도 모르는 제가 의심을 받는것도 서러운데
이제는 정말 아끼던 애인과 이별까지 생각해야 한다니요
그게 뭐라고 그깟 쓰레기가 뭐라고 말입니다 ....


어쩌면 누군가에게는 찝찝한 해프닝이나
웃어 넘길수 있는 사건 정도가 될수 있을 법도 한데
저에게는 너무너무 힘든 일이 되어버렸습니다
물론 애인도 그런것 같구요

어떤 조언이나 .. 위로 뭘 위해 이렇게 적어내려 갔는지
몰라도 두서없이 엉망일텐데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누구나 다 믿어야 하는건 아니지만
누구를 믿어야 좋은지 알수 있는게 쉽지는 않지만
믿음은 좋은거라 생각해요 ..
가까운 내 연인에게는 항상 믿음을 보여주세요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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