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혼한 내 친구를 생각하면
마음이 답답하고 울적해진다.
친한 친구년이었는데,
한남 ㅈ뱀에게 물리더니 덥썩 망혼까지 갔다.
흉자놈들이나 한남충들이 늘상 하는 말인
"역시 결혼은 남자가 추진해야 돼~"
라는 말이 무슨 말인지 알 것 같았다.
여자 쪽에선 무의식적으로 망혼을 거부하게 된다. 내 인생 ㅈ될게 보이니까.
남자 쪽에선 잃을 게 없고, 얻을 것만 많으니 적극적으로 추진하게 되는 거다.
그렇게 ㅈ뱀 주도로 일사천리로 망혼까지 가더라.
난 그년 망혼식날 울었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친구년을 조금 떠나보냈다.
내가 그토록 말렸고, 누가 보기에도 한남충인 놈과 굳이 골라서 망혼까지 하다니 도저히 내 생각으로는 이해할 수 없었다.
이미 친구년은 "나는 이 남친이 아니면 평생 결혼 못할거야"라는 자기세뇌에 빠져있기도 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남충이 가스라이팅도 하지 않았을까 싶긴 한데, 그 때는 나도 뭐가 문제인지 정확히 인지할 수 없이 그저 그 친구에 대한 실망감만 크게 느꼈다. 그렇게 멀어지게 되었다.
열 받는 부분은 그 다음부터이다.
내 친구년은 적어도 망혼 초반에는 임신 생각이 없었다.
그런데 어느날 임신 소식이 들려오더라.
난 별 생각 없었다. 역시나 망혼하더니 일찍 임신하는구나, 그 정도뿐이었다. 이미 이 시점에는 그다지 친한 친구로도 생각 안했고.
나중에 출산 하고 한참 뒤에야 만나게 됐는데 알고 보니 ㅈ뱀놈이 임신공격을 한 거였다.
자세히 안 물어봐서 어떻게 된 건지도 모르겠지만, 원래 임신 안하기로 둘 사이에 합의가 돼 있었는데, ㅈ뱀놈이 피임 안하고 임신 안되게 연습을 미리 해봐야 된다면서 피임을 제대로 안 한 것 같더라.
더 물어보면 복장 터질 것 같아서 더 안 물어봤다.
나는 그 이후로 혐애도 안한다. 그런데 가끔 그년의 남충을 꼭 닮은 아들을 떠올리게 되면 무력해질 때가 있다.
임신했어도 털어버리라고 했을걸.
임신되지 않게 피임 잘 하라고 했을걸.
피임시술 하라고 했을걸.
망혼하지 말라고 했을걸.
혐애하지 말라고 했을걸.
그렇게 구구절절 과거를 되짚어가며 언제부터 잘못된 건지 생각해보게 된다.
그러다가 결국 결론은 망혼할 년은 언젠가는 망혼할 년이었고, 그년의 팔자겠거니 싶다.
그년의 삶이 곧 내 삶일수도 있었다는 생각에 아찔하기도 하지만,
어찌되었든 혼자 사는 이 세상 나 혼자만이라도 잘 살면 그것으로 된 게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