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그대로 오늘부로 엄마와 연 끊었습니다.
창피해서 누구한테 말도 못하고 답답한 마음에 익명을 빌려 이곳에 넋두리 해요.
지금으로부터 약 7년 전 쯤 엄마는 도박에 손을 댓고 가족들이 알게 되었을때는 이미 2년 정도 진행되었던 때 였던 것 같습니다. 그 사이 우리집의 전 재산은 날라갔고 억대의 빚까지 생겼습니다. 그동안 가족들은 뭐했냐...라고 할 수 있지만 이 일들이 가능했던 건 집안의 서열(?) 1위였던 엄마의 파워가 다른 가정과는 좀 달랐기 때문입니다.
모든경제권을 가지고 있었으며..도박에 빠지기 전까지는 1억 가까이의 연봉을 받으며 가정 내 완전실세(?)였죠.
제가 아주 어릴때부터 엄마가 돈을 잘 벌었던 건 아니지만 아주 가난한 집안 장남에게 어린나이에 시집와서 갖은 고생 다하며 악착같이 살아서 제가 중학생이 될 즈음부터는 남부럽지 않게 살았던 것 같아요. 어린나이에 저는 엄마가 대단하다고 생각했고 능력없고 생활력 없는 아빠가 한심 해 보였습니다. 은연중에 아빠를 무시하는 언행의 엄마를 보고 자라면서 저희에게도 알게 모르게 아빠를 무시하는 마음이 자리잡았던 것 같습니다.
엄마는 저희가 어릴때부터 내가 어린나이에 너희들 낳고 이렇게 사는게 대단한거라며 공치사하는 말을 많이 했어요 지금까지도 그걸 알아주길 바라는 그런 말을 자주 해요. 그게 세뇌 되어 엄마는 대단한 사람!!마인드가 박혀버렸던 것 같아요.
아빠는 있는 만큼 주제에 맞게 살자라는 마인드이고 엄마는 돈 되는 일이라면 위험을 감수하고 무리해서라도 투자하는 스타일이라 둘은 정말 안맞았어요 당연히 부부싸움도 잦았지만 제가 대학을 졸업 할 때 까지는 다행히 엄마의 운이었는지 실력이었는지 엄마가 하는 일이 쭉 잘 됐고 그럴수록 엄마는 더 기세등등 해지고 아빠는 계속 능력 없는 가장이었어요.
엄마 덕에 저희는 학창시절 원하는 건 다 했던 것 같아요. 또래에 비해 원하는 건 대부분 가질 수 있었어요.
다만, 엄마가 밖에서 일하면서 받는 스트레스는 모두 저희 가족의 몫이 었죠. 엄마의 감정쓰레기통 같은 느낌이랄까?..
그래서 엄마를 대하는 마음은 존경 반 원망 반이었어요 하지만 불만을 표현하지 못했어요. 그래서인지 오빠는 밖으로 나돌았고 저는 다른사람의 눈치를 많이 보는 사람이 되어 있더라구요. 가장 많이 눈치를 봤던 건 당연히 엄마요. 엄마가 기분이 안좋은 날은 집안 분위기가 싸~아 했거든요.
서론이 길었지만 우리집안 분위기는 이러했고..제가 대학을 졸업하고 취직을 하고 직장을 다니게 되었고 언제부터인가 엄마가 외박을 하는 일이 잦아졌어요. 일이 있어 지방에 갔다온다 등등 핑계도 가지각색이었고 하루, 이틀 하던 외박이 일주일단위로 늘어나고 아침에 들어와서는 출근도 안하고(영업 일이라 출근이 자유롭습니다) 방에 들어가 잠만 자고, 짜증내고, 점점 표정도 없어지고...그게 약2년에 걸쳐 가랑비에 옷젖듯이 천천히 일어난 변화였습니다.
그러다가 제가 이상한 낌새를 채고 엄마 가방, 핸드폰 등을 보고 도박에 중독이 되었구나 알게되었습니다. 근데 이미 늦었더라구요 이미 집은 담보로 잡혀있고 땅은 팔아치운지 오래고 월세줬던 아파트는 경매로 넘어가서 실 거주자가 보증금 빼달라고 찾아오고, 내 명의로 빚이 있고...정말 한...한달사이에 모든 일이 휘몰아쳤어요. 정신이 없더라구요.
그때까지도 엄마는 우리에게 모든 걸 숨기기에만 급급하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직장에 하루 연차를 쓰고 엄마랑 따로 조용한 곳에 가서 이야기를 했어요. 다 까라..한치의 숨김없이 다 까고 가족들이 다같이 힘 합쳐서 어떻게든 해결 해 보자고..그랬더니 울면서 미안하다고 하며 그동안 심적으로 너무 힘들었다고...능력없는 남편한테 가정의 경제상황을 상의도 못하고 기댈 곳도 없어 혼자 이끌어가느라 너무 힘들고 외로웠다고..그래서 도박에 빠졌던 것 같다고...그래서 저도 같이 울면서 엄마, 아빠도 아직 젊고 우리도 이제 일 하니까 같이 해결 해 보자며 위로 해줬어요. 근데...그게 다 쇼였더라구요 하...........저랑 오빠랑 아빠가 급한불이라도 끄라고 퇴직금 정산 받아 준 걸 가지고 또 도박을 하러 갔더라구요. 뒤통수 맞은 기분이란게 이런거구나, 도박은 중독이라더니 이여자가 진짜 단단히 미쳤구나..싶어서 저랑 오빠는 엄마랑 연 끊겠다고 다짐 했습니다.
다 언급하면 2박3일 걸리겠지만 연 끊기 전까지 자살소동에 별의 별일이 다 있었요.
그 때 엄마랑 연을 끊고 월세집을 얻어나와 살았고 내앞으로 만들어 놓은 빚은 내 업보다 생각하고 제가 일해서 5년동안 열심 히 갚았습니다. 그 사이 아빠의 중재로(그래도 부부의 정인지 둘은 계속 연락하고 지냈습니다) 어찌어찌 다시 엄마랑 교류가 있게 되고 제가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하면서 엄마랑도 다시 잘 지내게 되었습니다. 일해서 빚도 착실히 잘 갚고 있는 듯했고 도박은 이미 제가 집을 나올때 끊었어요. 하지만 다시 잘 지내기 시작하면서 옛날에 잘나갔던 때를 아직도 잊지 못하고 망상에 쩌들어 있는 모습을 엄마한테서 종종 보곤 했어요. 잘난척, 있는 척, 되도 않는 허세...진짜 끔찍히도 싫지만 나한테 피해주는 거 아니니 그냥 저냥 그럭 저럭 잘 지내왔고 제 아이를 너~무 이뻐해서 저도 그 모습 보면서 흐믓하고 마음도 거의 다 풀렸죠. 중간 중간 몇십만원씩 빌려가서 주기로 한 날짜에 안갚기도하고 가끔 허세있는 모습을 보여도 옛날 엄마의 눈치를 보던 것이 아직도 몸에 배어 있는지 감히(?) 충고 같은 건 하지 못하겠더라구요, 제가 미친년이었죠.. 근데 지난주에 일이 터졌습니다. 엄마가 제 명의로 핸드폰을 쓰고 있는데 핸드폰 요금제를 바꾼다면서 신분증을 찍어 보내달라고 하더라구요. 몇일후에 자동이제등록됐다며 문자가 띡 왔는데 대부업체더라구요. 심장이 내려앉는 기분이 이런걸까요? 개인회생 진행 전 신불자일때 제 명의로 쓰고 있던 핸드폰과 계좌를 이용해서 대부업에 대출을 받았네요. 제가 확인 해 볼지 몰랐겠죠. 5년동안 고금리의 대부업 대출 몇천만원이나 갚느라 돈도 얼마 못모아 내 결혼식은 정말 간소하게 치른게 아직도 남편한테 미안하고 속상한데 또 내 명의로 대부업 대출이라니....정말 하다하다 명의도용까지 할 줄은 몰랐습니다. 화가 머리 끝까지 치밀어 올라서 전화해서 ㅈㄹ하고 문자로 구구절절 보냈어요 제발 연락하지 말아달라고...돈은 안돌고 내야 할 돈은 날짜가 다가오고 불안해서 어쩔 수 없이 그랬다고 정말 미안하다네요 이게 말인지 방군지..항상 일 저지르고 말만 미안하대요. 한 두번이 아니에요 가족 중 저한테만 이럽니다. 나 호구짓 그만한다고 이제 정말 보지 말자고 했습니다. 나오는대로 퍼붓고 나한테 정말 미안하면 현실을 직시하고 착실하게 돈 다 갚아서 잘 살으라고 했네요. 눈물이 나와서 막 울고나니 멍 하네요. 남편한테 뭐라고 해야 하나 쪽팔려 죽겠고 우리 애기가 외할머니 참 좋아했는데 그 생각하면 마음이 저리고 아파요ㅠㅠ저희 어릴적 엄마가 가장노릇하면서 고생하고 우리 위해 일한거 충분히 알지만 저 이젠 정말 엄마 안보고 살고 싶어요~ 7~8년 간 엄마에 대한 내 마음이 다 소진되어 버린 것 같아요..심장이 벌렁 거려서 아무것도 손에 안잡힙니다. 타인의 시점에서 제가 잘 한건지 아님 마음을 열고 엄마의 상황을 들어봐야 하는지 알려주세요.일면식도 없는 분들께 이런걸 여쭙는 것 자체가 참 부끄럽습니다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