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 시절을 포함 초등학교에서 중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직접/간접적 성추행.성폭행을 당해보니 남자에게 혐호감이 들더라구요. 여중 여고를 나왔으니 남자가 더 무서웠고 고등학교에 다닐 때엔 독서실에서 남학생들 만나면 식은땀이 나곤했어요. 숨도 안쉬어지고. 저는 왜일까 궁금하기만 했지 그 때의 일들은 억지로 잊으려 했나봐요. 사실 기억이 안났으니까요.
그러다 스무살이 넘어서 첫 남자친구를 사귈때만해도 둔하다가 지금 제 현 남친이랑 사귄지 1년정도 뒤에 조금씩 그때의 일들이 생각났어요. 뭔가 먼지더미에 숨겨놓은 무언가가 보이기 시작했죠.
지금은 더욱이 생생합니다. 그때마다 헛구역질이 나고 성욕이 사라지더라구요. 진심으로요.
이 사실을 현 남친이 어느 정도는 알아요.
근데 저 겉으로는 정말 아무렇지도 않아보이거든요. 그렇다보니 그 누구도 저에게 이런 어두운 과거가 있을 거라곤 생각 못할거예요.
모르는 남자에게 강제 키스를 저는 7살이던 어린 나이에 당했어요. 유치원 놀이터에서 남동생이 보는 앞에서요. 제 몸을 만지던 그 새끼는 지금 마흔 중반 쯤 되었겠네요.
어떤 부산 사투리를 쓰는 아저씨가 제 손을 잡고 자기의 성기에 제 손을 억지로 뻗게한 미친놈도 이제 예순 쯤 되었을까요.
중학교 체육 선생의 더러운 눈빛, 저를 만지고 다른 사람들 눈에는 그저 제자를 사랑하는 선생의 모습이였겠지만 저는 체육 시간이 너무 싫었어요. 이 자식도 쉰은 넘겠네요. 그리고 그 외의.. 개자식들.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고 뭘 하고 있는지도 모를 이 놈들은 누군가의 남편,아버지,할아버지로 아무렇지 않게 살겠죠?
망할 놈들.
그냥 저와 같은 더러운 기억이 있는 여자. 남자분들께 나를 위한 자유를 찾으라고 말하고 싶네요. 그저 저는 이십대 후반인 평범한 여자예요. 잘난거 없고 그냥 남들 사는 것처럼 살아요. 그냥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다 라는 심정으로 익명의 힘을 빌려 커밍아웃하고 싶었어요.
그 새끼년놈들을 어떻게 할 순 없지만 걔들도 악몽에 시다릴긴 개뿔 지금 더 잘 살 수도 있겠지만 언젠간 진짜 돌려 받아요.
저 어릴 때는 무조건 "안돼요. 싫어요"가 다였죠. 90년대에 태어났다고 아주 다르진 않았어요. 하지만 이젠 달라요 약자의 고충이 사회에 인식이 되고 조금이라도 변화가 되는게 요즘 세상인 것 같아요. 저는 비록 한국에 살지 않지만 인터넷으로 요즘 세상이 어떤지 그 변화가 어떤 분노와 슬픔을 주는지 잘 배우고 간직하고 있습니다. 그냥 요즘 뉴스를 볼때마다 옛날 생각때문인지 제 일처럼 화나고 눈물나고 그러더라구요.
이 얘기가 하고 싶었어요.
다들 너무 슬퍼하지 말아요. 우리 잘못이 아니거든요. 도움을 청하세요. 얘기해서 누군가가 수군대도 무시하세요. 그 사람들이 이상한거예요. 우리는 이상하지 않아요. 이 얘기가 너무 하고 싶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