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가끔 들어와 글만 읽는 30살 여자입니다.
요즘 남동생 때문에 골치가 아파 조언 좀 얻을 겸 회원 가입 후 글 남깁니다.. 글이 좀 길어질 수도 있어 미리 양해 부탁 드립니다.
일단 저와 남동생 그리고 집안 사정을 말씀 드릴게요.
저는 실업계 고등학교 졸업 후 10여년 동안 직장생활을 했습니다. 수시로 서울권 여대와 지방 국립대 붙었지만 국립대조차 학자금이 부담되었기에 4년먼저 돈이나 벌자 해서 취업을 택했습니다. 제 스스로한 선택이라 지금까지 후회는 없었습니다.
26살까지 타 지역 중견회사에 입사 해 또래에 비해 연봉을 많이 받은 편이였으나 회사 이전 문제로 퇴사 후 친구한테 사기 당하면서 모은 돈의 90% 날렸었습니다. 재 취업이 쉽지 않아 작은 소기업에서 어영부영 지내다 1년 전 안정적인 회사에 입사하면서부터 조금씩 모으기 시작하고 있구요. 이 때 본가에 오게 되었습니다.
(사기 당한 건 사실 도박에 빠진 친구였는데 제가 어떻게든 개과천선 시키고 싶어서ㅠㅠ 미친 짓이였죠)
남동생은 26살 현재 백수입니다.
군 제대 후 일한 경력은 큰 주점 직원으로 1년정도입니다. 군대에서부터 그 쪽으로 직종을 준비한다기에 내키진 않았지만 그러려니 했습니다.
제대한지 얼마 안되선 제가 집에 올라가면 항상 친구들 만나느라 만날 수 없고 집에 있더라도 취해서 누워있는 모습만 보여서 아 친구들은 제대 후 학교로 돌아가거나 일하는데 모르긴 몰라도 자존감이 떨어졌겠다 싶어 아무소리 안했었습니다.
시간이 더 지나도 가타부타 일자리에 대해 말이 없고 괜찮은 일자리도 구하기 쉽지 않은 것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재작년쯤 준비하고 있는 직종에 필요 시 내가 대학교 등록금이나 학원비 금전적인 걸 지원해줄테니 일 그만두고 집중해서 준비해보라고 했습니다. 그 직종은 외국어도 하면 플러스가 되니 어학쪽도 추천을 해줬구요. 근데 알겠어~ 알겠어~ 하더니 말이 없더군요.
그러고 몇년이 지나 현재까지 무직인 상태입니다.
저희 집안은 홀어머니에 1남 2녀입니다.
여동생도 저와 같은 코스로 일만 하다가 작년에 해외로 갔습니다. 어머니는 60대 중반이신데 미화일 하시고요.
제가 분노를 느껴 글을 쓰게 된 이유는
노모가 월 150 벌자고 밤 11시까지 일하고 들어오는데 남동생은 그런 어머니의 몇 푼 안되는 노령연금을 담배값과 술값으로 쓰고 있다는 걸 알게 되서에요.
저 사실을 알게 된 것도 최근입니다.
남동생이 월요일 새벽에 외출 준비하면서 저와 크게 트러블이 있었습니다.
지방 출장으로 월요일 5시에 기상해야 하는데 새벽1시 넘어서 외출 준비소리가 제가 깼고 화가 나서 소리지르면서 일이 커졌죠. 둘 다 성격이 불 같아서 처음엔 출근하는 사람 배려 안하냐. 누나가 예민하다. 그렇게 시작을 하다가 너(누나)가 그렇게 예민하면 나가서 혼자 살으라고 당장 집 밖으로 나가란 소리에 제가 눈이 돌아서 너 지금 집안에서 전기쓰고 먹는 음식 누구 돈 같냐. 엄마가 아니라 내가 준 카드로 다 쓰는 거다. 네가 지금 어린 나이도 아니고 지금까지 생활비 한 푼 안보태면서 지금 누가 누구한테 나가라고 하냐. 나가려면 네가 나가라. 이렇게 비수 꽂히는 말을 했죠. 엄마도 중간에 일어나셔서 말리셨지만 저도 본가 올라와서 지금까지 동생보면서 알게 모르게 쌓아둔 분노와 한심함+부족한 잠+회사 스트레스 때문에 뵈는 게 없었고 그 상황에 노령연금을 남동생이 쓴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엄마한테도 분노가 튀어 앞으로 카드 다 끊을거다. 엄마 보험비도 손해지만 다 해지해버릴거다. 쟤 보험도 마찬가지다. 통장 변경하게 계좌보내라. 지금까지 일하면서 번 돈으로 가전제품 바꿔주고 용돈 드리고 생활비 보탰는데 엄만 노령연금을 백수새끼한테 주냐. 엄마 힘들다고 나한테 얘기하지마라. 힘들 때만 찾는 게 장녀냐. 일 쉴 때 알게 모르게 눈치 준 거 모를 줄 아냐. 내가 쟤처럼 몇년 동안 일 안했으면 지금이랑 상황 똑같겠냐. 막 퍼부었습니다. 서러웠거든요.
일 할 때 힘든거 얘기하면 다 그런거라고 안 힘든 사람 없다고 해놓고 가끔 남동생한테 근황 물어보면 애 자존감 떨어지게 묻지 말라고 때 되면 다 한다고 아직 어려서 그렇다고.. 전 20살 이후부터 넌 아직 어려서 그럴 수 있어.. 저런 말 한번도 못들어봤거든요. 그 땐 내가 맏이니까 장녀니까 짜증나도 버텼는데 지금은 한계네요.
만약 동생이 자기 꿈에 대해 노력이라도 하는 모습을 보여줬다면 저도 저렇게 예민하게 나가지 않았을거라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돈 벌면 다 쇼핑하고 핸드폰 바꾸고 유흥에 쓰는데 눈 앞에서 보니 진짜 돌겠더라고요..
화가 나니 예전에 넘겼던 일도 다 생각나더군요.
뭐 핑계로 보실 수도 있겠지만요.
그날 동생은 저랑 싸우고 바로 나갔는데 나가자마자 엄마가 돈 몇 푼 번다고 그렇게 유세 떨어야 되겠냐는 말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제가 예민했던 거 인정하지만 그 말에 더 배신감 들었던 것 같아요.
저 일이 한달 전인데 맘 같아선 짐싸서 뛰쳐 나왔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네요. 아무튼 늦어도 금년 안에 독립 예정입니다.
집안에순 서로 없는 사람 취급하고 있어서 편합니다. 근데 사람인지라 부딪히다보니 마음 약해질 때도 있고, 다시 생각하면 또 화가 치밀고 왔다갔다입니다.
아직까지 생활비를 완벽하게 끊지 못했지만 독립한다면 카드 정지시키고 연락처도 바꾸고 싶습니다.
엄마는 남동생한테 절대 모질 게 못할 거 깨달았습니다.
알면서도 내심 변할거야..변할거야.. 혼자 세뇌시켰는데 그렇지 않다는 거 이번기회에 알았습니다.
혹시 저와 비슷한 상황에 계신 분들 있으신지요..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고 주위에선 끊는게 답이라는 데 그게 해답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