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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거중인 유부남 후배가 제 지인 여성한테 찝적거렸습니다...

바후발리 |2018.07.25 14:29
조회 916 |추천 0
사실 저는 판을 들어온 적이 거의 없습니다. 긴 글 읽는 거 무척 힘들어하는지라, 페북이나 유투브에 캡쳐해둔
사진파일 가끔 보다가도 접고 그래서 말이죠. 그런데 갑자기 너무 황당한 일을 당해서 글을 올려 봅니다. 제가 오버해서 생각한 건지, 아니면 제 생각이 맞는 건지 묻고 싶어서, 댓글 통해서 누가 말을 좀 해줬으면 하는 생각이 들어서요.

제가 말하려는 후배는 30대 초반의 유부남입니다. 일단 후배라고는 하지만 제가 이 친구에게 감정이 그리 좋은 편은 아닙니다. 감정이 상한 이유라고 하면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이 친구의 여자 문제, 그리고 주변을 대하는 태도 때문이었습니다.

이 친구와 저는 종교활동을 같은 교회에서 하는 사이였고, 약 10년 가량을 보고 지냈습니다. 10년이면 미운 정 고운 정 충분히 쌓일 시간이죠. 그런데 이 친구의 언행이나 행동 때문에 그 정이란 게 남아나질 않더군요. 주변에 있는 여자들은 누구랄 것 없이 한 번씩은 이 친구가 작업을 걸어댔고, 모두에게 차이고도 여전히 계속해서 작업을 걸어대니 여자들은 누구든 이 친구를 싫어했습니다. 그러면 남자들은 뭐 별 문제가 없었느냐면... 이
친구가 남자들끼리도 좀 철이 없고 눈치가 없어 욕을 많이 먹는 편이었죠. 아래 든 사례는 그냥 그 가운데 일부입니다.

제 아버지께서는 2009년 경에 공황장애와 우울증을 앓고 계셨는데, 당시에 증상이 심하셔서 저도 마음고생을 좀 했습니다. 물론 1년 반 정도 지나서 완전히 극복하시기는 했지만, 아직도 당시 생각만 하면 가슴이 서늘해집니다. 한밤중에 죽을 것 같다고 울부짖으시거나, 외출 중에 갑자기 별 일도 아닌데 저 사람이 날 무시했다고 화를 내시고는 싸움이 붙거나, 이루 말할 수 없도록 힘들었던 일이 많아서 저는 혹시 아버지께서 제가 생각하고 싶지 않은 선택을 하실까 늘 노심초사하곤 했었습니다. 주변에서도 그런 제 사정을 아니까 이래저래 많이 다독여주곤 했었고, 그 때문에 이 친구도 제 사정을 알고는 있었습니다.

혹시 우울증을 겪다 자살한 SG워너비의 채동하씨 기억하시나요? 당시 저는 예의 후배와 택시를 타고 가다 이 보도를 들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어떤 일을 겪었는지 잘 아는 친구였음에도 제 옆에서 이런 말을 하더군요.

"우울증으로 자살할 거라면, 뭐 자살해도 싸지. 그런 정신으로 뭘 할 거야?"

순간적으로 온몸이 부들부들 떨릴 만큼 화가 치밀더군요. 그래도 꾹 참고 너 그런 식으로 말하면 안된다고, 사람이 죽었는데 그런 말하는 거 아니라고 말해줬습니다. 하지만 그 상황에서 이 친구는 "내가 뭐 틀린 말 했냐"는 말을 뱉고는 핸드폰으로 게임을 하고 있었습니다. 멱살을 잡고 택시 밖으로 집어던지고 싶은 기분이었습니다. 그런데 옆에 있던 형님이 제 손목을 붙들고 고개를 젓더군요. 나중에 그 형님이 이 친구를 붙들고 훈시를 한 모양입니다만, 그건 또 제대로 알아들었을지 모르겠습니다.

어쩌면 이 친구는 제 아버지에 대한 일을 까먹었는지도 모르죠. 그래서 그렇게 무심했는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런 무심함이 쌓이고 쌓이다 보니 고운 정 뭐 그런 게 남지를 않더군요. 그리고 이런 태도는 저에게만이 아니라 저와 친한 주변의 다른 사람들에게도 비슷했고, 제가 좋아하는 사람들이 싫어하는 사람을 제가 좋아하긴 또 어렵더군요.

그래서 작년에 이 친구가 결혼을 한다고 했을 때도, 사실 소식은 이미 들었지만 일부러 전화도 안 받았습니다. 이제 그만 연을 끊어도 되지 않나, 솔직히 내가 얘 봐서 기분좋을 게 뭐가 더 있어서 참아야 하나 싶었거든요. 무엇보다 저는 이 친구에게 할 만큼 했고, 이 친구도 저한테 차고도 넘칠 만큼 잘못했다는 생각도 했죠. 정말로 완벽하게 연락을 끊었습니다.

하지만 이 친구의 소식은 본의 아니게 자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이 친구 주변에 남아있는 인맥이 대부분 저와 아는 사람들이고, 그 사람들은 또 제게 이 친구의 근황을 시시콜콜 알려주더군요. 지금 별거중이고, 많이 안 좋다고. 또 이런 얘기를 들으니 사람 마음이 참... 그렇더군요. 눈치가 없고 철이 없긴 했지만 그렇다고 무슨 유영철 강호순마냥 인간 쓰레기인 것도 아닌데, 지나가면 다 잊혀질 게 서운한 기억인데 내가 왜 그리 이 친구를 미워했나 싶고, 기왕 결혼했으니 잘 살면 좋으련만 하는 생각도 들더군요.

그러다 최근, 같이 교회를 다니던 동갑내기 친구의 모친상 소식을 접했습니다. 토요일이었지만 저는 근무중이었고, 일이 너무 늦게 끝나서 새벽 1시가 되어서야 영안실에 도착했습니다. 그런데... 이 후배 녀석이 있더군요. 때마침 그 앞에는 최근까지 저와 교회에서 같이 활동하던 여자분이 있었고요.

(이 여자분의 활동기간은 2017년 초-2018년 초였습니다. 후배 녀석은 한 2013년? 정도에 교회를 안 나오고 있었죠. 저는 아직도 같은 교회를 나가는 중입니다, 반쯤은 화석 취급을 받을 만큼 오래 다녔죠)

일단 마주쳤으니 인사는 해야겠고, 대충 아는척한 뒤 유족들과 인사를 나누러 갔다 왔습니다. 그러고 나와서 후배와 여자분이 있는 자리에 앉았는데, 지금까지 제 얘기만 가지고 안면도 없는 두 사람이 몇 시간을 얘기하고 있었다나요. 둘이 공통으로 아는 사람이 그날 상주를 빼면 저 하나밖에 없었다면서요. 이미 술이 흥건히 오른 얼굴로 대뜸 후배가 방금 전까지 하고 있었다는 얘기를 저한테 던진 게,

"아 내 결혼식은 왜 안 왔는데? 형, 갑자기 뭐에 삐졌어? 10년 내내 내가 한 것도 많은데, 왜 이제와서 갑자기 그러는데?"

...이럽니다. 그 와중에 용케 자기가 잘못한 게 많다는 건 알고 있었다니 의외다 싶더군요.

생각같아서는 확 후려칠까 싶은데, 괜히 사이에 낀 여자분(심지어 술도 안 먹고 술먹는 초면의 연하남 술주정을 몇 시간씩 붙들려서 들어주고 있었다니, 안타깝더군요)입장이 난처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냥 웃으면서 얼버무렸습니다. 그때 너무 바뻤다고, 너 나한테 잘못한 것도 많으니까 그냥 퉁친 셈 넘어가라고. 어찌어찌 그 자리는 그렇게 무마하기는 했습니다. 그렇게 절연을 접고, 원치 않던 강제적 화해를 하게 됐습니다.

...라고 끝나면 좀 나았을 건데, 아닙니다.

장례식장을 나서는데, 이 후배놈이 그러더군요. 원래 자기가 친구와 술약속이 있었는데, 장례식장으로 마중 올 줄 알았더니 피곤하다면서 먼저 들어갔다고. 그리고 자기는 지금 술이 너무 땡기는데, 술을 먹으러 가자는 겁니다. 그때 시간이 새벽 2시 50분이었습니다.

저는 당연히 안 간다고 했습니다. 그러면 저 여자분도 당연히 안 가리라 생각했죠. 그런데 이 후배놈이 이러는 겁니다.

"아까 누나가 나랑 어울려 준다고 그랬으니까, 둘이서 가야지 그러면."

'헐...'하는 생각만 들더군요. 그래서 여자분 눈치를 살폈습니다. 그런데 이게 또 뭔지. 여자분 눈치가 안 좋았습니다. 나중에 물어보니 '난 그냥 너(저) 오는 거 기다리다가 장례식장에 혼자 앉아 어울릴 사람도 없이 있는 게 안돼보여서, 너 기다릴 동안 말동무 정도는 해준다는 말이었는데...'라고 하더군요. 다행히 이 친구가 차를 끌고 왔고, 저와 이 여자분이 같이 "너 술먹고 운전해서 술먹으러 간다고? 그냥 가라. 나중에 만나서 먹자"고 설득해 집으로 보냈습니다.

네. 그냥 여기까지는 별 문제 없었어요. 이 친구가 요새 많이 힘들다는 거 저도 알고, 그래서 요새 외롭고 힘드니까 형들 누나들한테 응석부리고 싶나 보다... 라고 생각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사실 어렴풋이 '혹시?'하는 생각이 들기는 했지만, 그걸 입밖으로 꺼내거나 구체적으로 상상하고 싶지는 않았어요. 그런 생각이 들었을 때, '내가 이 녀석한테 안 좋은 콩깍지가 씌어서 그런 건 아닐까, 설마 유부남이 아무리 별거중이라지만...' 하고 무시해버렸죠. 그런데 다음날 카톡이 날아왔습니다.

'형, 어제 그 누나 번호 좀 알려줘'

저는 한참을 생각하다가 간신히 답을 보냈습니다.

'어, 나도 그양반이랑 카톡으로만 말하다 보니 번호를 몰라'

이제 이 친구가 품은 생각이 또렷하게 보이는 것 같았습니다. 이 글을 읽는 분들은 제가 정말 멍청하다고 욕을
하셔도, 아니면 괜한 의심을 하는 거라고 욕하셔도 좋습니다. 어느 쪽이든 이 시점에서는 욕을 먹어야 할 것 같네요. 사전에 끊지 못하고 여기까지 끌고 왔다는 게 나이 헛먹었다 싶은 생각이 들어 말이죠.

다음은 이후 대화 내용입니다.

후배: 뭐, 나도 카톡으로만 말할 것 같은데... 그 누나 카톡 아이디는 뭐야?
나: 대화명은 xxxxxx
나: 카톡 아이디는 몰라.
후배: 그러면 형이 나를 카톡방에 초대해주고 나가면 되겠네.
나: 무슨 소리냐 그게?
후배: 응? 내가 뭔 얘기를 하려는지를 형한테 보고해야 하나?
후배: 그냥 어제 얘기하던 것 중에 궁금한 게 있어서.

여기서 너무 화가 나더군요. 이게 정말로 그 여자분께 질문해야 할 요긴한 내용이 있어서 그러는 거라면, 저는 정말 괜한 의심으로 생사람 잡고 있는 거겠조.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그럴 것 같지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게 정말 제가 맞은 거라면, 저는 정말 호구 그 자체겠죠.

나: 내가 무슨 마담뚜냐, 초면인 사람 둘 카톡방에 모아놓고 나는 나가게. 나도 그쪽도 다 부담스럽다고.
후배: 음... 그런가?
후배: 그러면 할수없고.
후배: 혹시 나중에라도 번호 알게되면 알려줘요.
나: ㅇㅇ

나중에라도 알게 될 일은 없죠, 이미 아는 번호를 나중에 또 어떻게 다시 알겠어요. 하지만 번호를 제가 알려주지 않는다고 해서 이 친구가 번호를 물을 길이 없는 건 아니겠죠.

정말로, 정말로 진지하게 답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제가 정말로 저 후배놈이 밉고 미워서 순수한 의도로 물어보는데도 괜한 의심을 하는 건가요? 아니면 제 생각대로 후배놈이 저를 만만돌이 호구 등신으로 보고 유부남인 녀석이 미혼인 제 지인한테 작업걸 생각으로 수작을 부린 건가요?

사실은 후자일 거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만, 정말 마지막으로 합리적 의심이라는 걸 한 번쯤 해보고 싶습니다. 그래도 선배인데, 형인데, 지금껏 오랜 시간 함께했던 만큼 서운하고 화가 나고 손해봤던 일들 다 용서해주고 넘어갔었는데, 미운 정도 정이라고 다 참고 넘겨줬는데
그 결과가 이따위 호구로 취급이었다는 사실이 너무 화가 나사 지금도 머리에 열이 몰릴 지경입니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정말 제가 과한 의심을 한 거면 좋겠다는 그런 생각도 들고요. 지금 제가 무슨 말을 하는지도 잘 모르겠어서 자꾸 횡설수설하게 되어 죄송합니다.

길고 장황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정말로 꼭 조언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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