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나이 이제 23
뱃속엔 8개월 예쁜 아기가 자라고있고
네 나이 어느덧 서른중반.
너나 나나 모아둔 돈 없이 동거를 시작했고
겨우겨우 내가 아르바이트 한 돈으로 힘들게 살아왔고
부모님이 권해도 절대 해드리지 않은 대출을
네 말 꼬임에 넘어가 결국 천만원이란 빚이 생겼고
부모님이 필요해서 빌려달라던 백만원이란 돈에 넌 크게 화를 내고 방방 날뛰었지.
백수인 네가 싫어서 말만 번지르르 하는 네 모습이 싫어서 너를 떨쳐내려 다른놈도 만나고 상처도 줘봤지만
그 댓가는 오히려 네 폭력이더라고.
방법이 잘못된 걸 알았지만 그냥 헤어지자하면 죽는시늉 다른놈 생겼냐는 둥 그런 말이 싫어서 정말 다른 놈이 생겼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어
사귀는 동안 옛 연애시절 때 얘기 다 들어보니 다 똑같은 패턴인데 네가 조금씩 다르게 얘기하고 있음이 느껴지더라
네 쪽으로 ,넌 아무 잘못 없다는듯이 ,그때만큼은 네가 성실했다는 듯이.
추우면 춥다고 더우면 덥다고 핑계아닌 핑계대면서 일을 포기하던 너에게 쓴소리 한번을 못했어
나도 참 등신이지
어디까지 갈까 네 그 게으름도,
백수인 자기 자신을 탓하면서도 여기저기에 손벌리는 네 행동도,
우리 부모님 이혼하신지 얼마안되서 맘 고생하고 있는 나한테 단 돈 1~2만원도 없어서 부탁해보라는 그 한마디가 잠을 설치게 만드는구나.
아기를 지키려고만 하면 뭐하니
책임감이 보이지 않는데 아빠로서의 자격이 보이질 않는데.
차라리 처음부터 널 만나지 않았다면,
외적으로만 널 보지않았다면,
네 말에 자꾸 자꾸 속지 않았다면,
우리 엄마가 힘들어 했을 때 널 뿌리치고 엄마 옆에 있었다면 부모님이 이혼까지 하셨을까
아이를 가지는 일도 없었을텐데.
가진 돈 모아둔 돈 모두 합쳐도 만원도 없는 너인데
우리 아기 책임져 달라하기엔 아기가 너무나 불쌍하고
먹고 싶은 거 하나 못먹고 있는 내 신세도 너무나 처량하다
다른 여자만났을 땐 그렇게 성실했다던 네가
왜 나를 만나선 나한텐 이렇게 까지 힘들게 하는지 ..
나는 요즘 너무 괴롭다.
모든 걸 놓고 싶고 너무나 힘들고 지치고 벅찬데
태어날 아기가 자꾸만 밟혀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해
마음이 아프다.
말 할곳없어서 이 새벽에 잠 못자고 이러고 있는 내가
내 인생이 너무 처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