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내 최고의 행복이었다.이틀 후인 9월 5일. 우리가 3달을 돌고돌아 사귀게 된것이 딱 그 날 기준 1년전이다.넌 최고의 연인이었다.너의 일상을 내가 알 수 있게 무얼 하는지 알려주고밥 때에 맛잇게 먹으라 문자 한통 넣어주고전화를 끊을 때 마다 사랑해 00아 하며 말해주고갑자기 찾아와 깜짝 놀래키고.
내 19년의 시간동안 손에 꼽을 만큼 날 아껴주고 사랑해준 그런 사람이었다.
네가 좋았던 점을 꼽으라면 몇시간이고 말할 수 있다.
우리가 헤어진 이유는 참 허무했다.내가 18살의 끝자락이었을 때, 넌 내게 방해가 될까 하는 걱정때문에 끝을 고했지.물론 공부에 집중 할 때지만, 난 널 만나고 공부에 소홀하지 않았다.서로를 걱정해 헤어지는 것 만큼이나 슬프고 허무했던건 없었다.네게 장문의 문자를 보내고 걸어가는데,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 앉았다.진짜 끝일까 무서워서 눈물이 절로 흘렀다.네 답장에 울며 다시 답장을 남겼다.
한참을 힘들었다.
몇달을 힘들었다.
어쩌다보니 3달 후인 올해 2월 너와 재회하게 됬다.다시 만나서, 헤어질 때 왜 그리 모질었냐며 조곤조곤 화를 냈다.내가 울먹거린지 몰랐다. 눈물이 차는지 몰랐었다.넌 나도 몰랐던 눈물에 당황해, 내 얘기를 듣느라 앉았던 몸을 일으켜 안절부절했다.망설이다 넌 날 안아 쓰다듬으며 달래줬다.
난 마주 안지 못하고 그저 네 옷자락만 꽉 쥐었다.
마주안아도 되는지 확신이 서지 않았다.
내가 마주 안아버리면, 그럼 너와 나의 사이는 어떻게 될까 하는 생각이 앞섰었다.
네게 처음으로 화를 내고 처음으로 어깨를 치던 내게 넌 미안하다고만 했다.넌 당황스러워했다.헤어지면 끝이던 이전 여자친구들과는 달라서 그랬나.우는 사람은 내가 처음이었다고 했다.
당연한 소리.
난 네게 항상 진심이었고 가볍지 않았다.그렇게 우린 다시 연락을 시작하게 됬다.그러나 한두달 쯤 지난 후, 네 연락이 눈에 띄게 줄었다.
그 때 마음을 정리해야함을 직감했다.그러나 내 이기심에, 내가 아플게 무서워서.
'조금만, 조금만 더 좋아하다가 정리하자' 하며 생각했다.
그 날 부터 이틀 후 넌 내게 두번째 끝을 고했다.고작 이틀이었다.마음을 정리할 시간이.
그땐 나도 잡지 않았다.그저 처음에는 네 방식대로 문자로 끝났으니, 이번엔 내 방식대로 해 달라 부탁했다.우린 장거리라 얼굴 보기 힘드니, 전화라도 하자는 내 말에 넌 답이 없었다.그렇게 난 한시간을 써서 장문의 메세지를 보냈다.그 메세지를 넌 읽지도 않더라.
화가 나기보다 체념을 했다.
그래.고등학교 졸업 후 바로 취업을 나간 네가, 대학 진학을 마음먹기까지 힘들었을 거 이해한다.첫번째 끝도, 두번째 끝도.나에 대해서 넌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지 궁금하다.
내가 네 선택을 지지할것 같지 않았었는지네 고민하나 털어놓지 못 할 만큼 내가 못미더웠는지.너도 나도 현실을 직시하고 가장 최선의 대안을 찾던 사람들이었다.사고하는것도, 대응하는것도 비슷했던 사람들이었다.나와 가치관이 맞던 사람이었다.
그게 다 내 착각이었는지 궁금했다.
차이가 있다면,난 내가 가진 생각들을 함께 고민하고 나누는 사람이었고넌 네가 가진 생각들을 홀로 고민하고 삭히는 사람이었다.
또래들보다 내 생각들이 깊다는걸 나도 잘 알고 있다.너도 또래들보다 생각이 깊다는것도 알고 있다.
그렇지만, 그렇게 끝을 내는게 과연 최선의 방법이었을까.
너로 인해 난 한때 자괴감에 빠져 힘들었었다.매력이 없고 사랑받을 가치가 없는 사람인줄 착각했었다.그렇지만, 나를 좋아해주고 특별하다 말해주는 사람은 많았다.
난 매력 없지 않았다.
난 충분히 매력있고, 사랑받을만한 사람이었다.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다.
아직 널 못잊은것 같다 느껴도 상관없다.조금의 미련은 남아있을 수 있다.넌 남자친구로서 정말 좋은 사람이었으니까.
우리가 좀 더 늦게 만났다면, 정말 훗날의 미래를 함께 했을지도 모르겠다.
어쩔수 없다.난 지금은 쉽게 연애를 다시 시작할 수 없을 것 같다.너를 정말 많이 좋아했고, 내 최선을 다한 허전함이 아직 아물지 않았고.너와의 시간보다 더 행복할 확신이 없으면 아마 힘들지 않을까.넌 내게 생각보다 많은 영향을 미치는것 같다.
그렇지만, 점점 희미해지겠지.난 좋은 사람을 만나서 행복하게 연애를 하겠지.너도 행복했으면 좋겠다.
그치만 나보다는 늦게 행복해졌으면 하는 바람은 아마 내가 조금은 심술맞아서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