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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사귄 여친 이민 간다고 저를 떠나려 합니다.

null |2018.09.03 16:01
조회 703 |추천 0

제목대로 4년 사귄 여친 이민 간다고 저를 떠나려 합니다.


제가 살면서 처음으로 사랑을 느낀 사람입니다. 힘든일이 있을때는 서로 버팀목이 되어주고, 기쁜일이 있으면 누구보다 기뻐해주며 행복한 4년을 함께 보냈습니다.


그 시간동안 서로의 모든걸 공유하며 4년 동안 서로가 서로의 일상이 되었는데, 갑자기 그 사람이 사라져 버리려고 합니다. 저는 솔직히 그 공허함을 이겨낼 자신이 없습니다. 특히나 친구처럼 때로는 아빠처럼 제가 가진 모든 헌신과 애정을 쏟아부은 저에게는, 여친이 4년의 세월 그 자체나 마찬가지 입니다. 또한, 여친에게 후회없이 애정을 쏟아부으면 결국엔 이민 생각을 버리겠지 라는 생각으로 살았기 때문에 자괴감이 함께 밀려옵니다.


여친의 현재 나이는 곧 서른 이고, 미루고 미루었던 워킹홀리데이 비자신청을 앞두고 있는 상태입니다. 이 사람이 정말 모든걸 단호하게 끊고 이민을 갈 것인지, 그렇다면 혹시나 여자친구를 붙잡을 수 있는 방법이 없을지 궁금합니다. 혼자 며칠을 잠을 설치고 고민을 하다가 생각 정리도 할 겸 여친은 어떤 사람인지, 현재 상황은 어떤지 적어봅니다.


※ 이민 가려는 이유


1. 외국생활을 오랫 동안 꿈꿔 옴
- 학생시절 2~3차례 단기로 외국 생활을 경험해봄, 그 경험이 여친의 가슴을 뛰게 한거 같음.
- 외국어 능력이 괜찮은 편이라 언어 또한 자신 있어함.
- 이로인해, 처음 사귈때 부터 외국 생활하고 싶다는 말을 강하고 일관되게 함.


2. 한국생활에서 상처가 많음
- 어릴적 부모님의 재혼으로 상처를 가지고 있음. 현재 친부, 계모와 함께 생활중, 가정생활에서 부모와의 갈등이 다소 있음.
- 불의를 참지 못하고 직설적인 성격으로 주변과의 마찰이 자주 있는 편.
- 한국 사회의 눈치보는 문화, 외모지상주의, 기타 불합리성을 보며 한국생활에 환멸을 느끼는거 같음.
- 원래 자유분방한 성격이라 아는 사람이 없는 곳에서 눈치를 덜 보며 자유롭게 살고 싶어함.
- 외국에 나가도 그 사회만의 불합리성이 있을거라고 설득을 해도 현재 듣지 않는 상태


※ 이민을 지금까지 미뤄온 이유


1. 여친은 프리랜서 스포츠 강사이고, 외국에서도 그 커리어를 이어 가고 싶어함
- 최근에 한국에서 좋은 조건의 일자리가 들어왔지만, 곧 워킹홀리데이 연령제한이 걸리기 때문에 그 일자리를 포기하고 늦어도 내년안에 출국하려고 함 (저는 워킹 신청 가능 나이가 지나버렸습니다.)
- 이민 갈 국가에서 처음에는 농장 일 같은 경력과 상관없는 일을 계속 해야하고, 강사로서의 커리어를 이어 갈 수 있을지 불투명함


2. 한국에 소중한 사람들이 남아있음

- 남친인 나를 아직 사랑하고 있는거 같음. 아님, 최소한 나와의 관계를 아직 소중히 여기고 내가 4년동안 쏟아부은 헌신과 사랑을 쉽게 놓지 못하는거 같음. 나와 헤어져야 한다는 사실에 여친 또한 힘들어하고 있지만, 이민에 관해서는 단호한 입장임

- 어릴적 친모처럼 키워준 할머니가 고령이지만 생존해 계심, 한달에 한두번 꼬박꼬박 원거리 운전해서 할머니를 뵈러 감


3. 금전적인 문제

- 대학을 스스로 졸업했기때문에 아직 채무가 남아있는데, 지금껏 박봉의 강사월급으로 생활하며 충분한 이민 자금을 모으지 못했음


제가 현재 많이 매달리고 있고, 여친은 단호하게 이민을 말하고 있습니다. 이 상황에서 지푸라기라고 잡는 심정으로 다른분들의 생각을 들어보고자 글을 올려봅니다.

여친을 잡을 수 있다면 어떤 일이든 할 수 있을거 같고, 지금으로선 그 원망을 평생 들을 수 도 있을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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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친 말고 제 얘기를 하자면.. 여친을 떠나보내지 못하는 이유는 두가지 정도가 있습니다.


첫째, 저도 외국 생활을 해본터라, 외국 생활 자체가 그리 꽃길만 가득한게 아닌걸 알고 있습니다.
동양인 여성으로서 많은 인종차별과 성차별.. 그리고 이주 여성으로서 겪을 많은 위험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그 험한 곳에 소중한 내 사람을 혼자 보낸다는게 상상만해도 가슴 미어지고 슬프기만 합니다. 차라리 한국에서 지금껏 이뤄놓은 기반으로 어려움을 저와 함께 극복해 나가는게 옳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둘째, 제가 견디기가 너무 힘듭니다.
제가 사는 도시에 여자친구와의 흔적이 남아 있지 않은곳이 없습니다. 여친이 떠나고나서 어딜 가든 여친의 흔적이 저를 괴롭히고, 무너지게 할거 같습니다. 다른 커플들도 모두 애뜻하겠지만, 우리 커플은 4년동안 하루에 한시간 정도는 전화통화 할 정도로 서로에게 뗄레야 뗄 수 없는 사이입니다.
저나 여친이나 컴플렉스와 결핍이 많은 사람들입니다. 4년동안 그 결핍을 서로에게 의지하며 많은 부분을 채워왔고, 그 결핍이 이제 다시 비어지는게 너무 무섭습니다.


마지막으로, 여친을 따라 가는 해외취업.. 저도 생각 해보고 실제 시도도 해봤지만, 그렇게 호락호락 하지 않더라구요.. 그리고 저에겐 한국에 소중한 사람이 너무 많아서 그 사람들과 떨어지고 싶지 않은 생각이 또한 강합니다. 제 스스로 생각하기에 자신이 정말 비겁하고 욕심 많은걸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더 제 자신이 싫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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