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센터 10여년, 별의별 진상들은 다 겪어보고 갑질을 당해도 여전히 익숙해 지지가 않습니다. 사회가 점점 더 이상해지는건지, 비상식적인 진상질과 나의 뒷빽 없음에 억울하고, 화가 나서 3일동안 밤잠을 설쳤습니다.
물론 저만 겪는일도 아니고 대한민국 콜센터라는 직업을 가진 이들이 다 겪고 있는 일일테니 새삼스럽지도 않습니다. 대기업2세들의 갑질과 진상 정도는 되야 매스컴이라도 탈테지만 말입니다.
내가 가장 참을수 없고 억울하고 화가 나는건, 그들의 진상질이나 갑질보다 내가 몸담고 있는 조직이, 사실관계와 상관없이 무조건 잘못하고 부족한 직원으로 취급을 한다는 것입니다. 조직은 나를 지켜줄 울타리도 뭣도 아닌 그냥 내가 먹고살기 위해 참아야 한다는걸 아는 또다른 방관자이자 진상녀보다 더 나를 화나게 하는 이유입니다.
진상짓에는 이유도 없고 설명도 안되고 논리도 없는, 쉽게말해 비상식적인 말과 요구, 행동들입니다. 그건 내가 아니더라도 결과는 비슷하거나 같을수 있는데, 모두들 본인만 아니면 된다는 생각을 갖고 나를 비난합니다.
저는 한달에 900여 상담을 합니다. 상대적으로 다른 직원보다, 1명의 진상인으로 인해 899명은 아무것도 아닌게 됩니다. 진상인들을 접하는 업무의 특성은 고려되지 않고 난 그져 민원을 발생시킨 직원이 되는 것입니다.
사실관계는 그들한텐 아무런 문제가 되지도 않고 듣고 싶지도, 알고 싶지도 않은 그져 귀찮은 사안일 뿐이니까요.
내용인즉, 어느 여자분이 전화를 해서 2가지 질문(핵심)을 했습니다. 그에 맞는 가장 적정한 대답을 해주었지만 본인이 원하는 답이 아니라서 그런건지 핵심질문은 같은데 다른식으로 몇번 반복하다, 처음 전화하자마자 물었던 질문이, 이젠 ‘자기가 그런것도 모르는줄 아느냐’로 바뀌어 나를 공격합니다. 그러다가 내게 물었습니다. 이 전화 녹음되고 있냐고, 그런 질문을 왜 하는지 그때는 몰랐습니다. 녹음은 되지 않는다고 했더니, 그때부터 진상질이 시작되더군여. 이름이 뭐냐, 직책이 뭐냐, 팀장을 바꿔라, 팀장이 없다고 하자, 일반회사는 팀장이 있는데 여기는 왜 없느냐(팀장 없는것도 내 잘못인줄 몰랐습니다). 난 잘못한게 없으니, 다 대답을 해 주었습니다. ‘아~ 진상녀구나’라는걸 느끼는 순간부터 최대한 말을 줄이고 듣기만 했습니다. 진상녀의 얘기는 믿도 끝도 없이 ‘일을 잘해라’만 반복했습니다. 어떻게든 민원을 만들지 않으려고 듣고만 있다가 ‘죄송합니다’로 전화는 끊었습니다.
문제는 그 다음이 였습니다.
잠시후 높은데 있는 임원이 저를 부릅니다. 임원이랑 진상녀랑 어떻게 아는지는 모르지만, 그 진상녀가 마지막 진상질을 제대로 한겁니다. 힘도 빽도 없는 나는, 죄인도 아니면서 죄인취급당하니, 입사10년넘고 나이도 먹을만큼먹고 산전수전, 공중전까지 다 겪어본 반백살인데도 억울하고 서럽고 화가 나는건 어쩔수 없었습니다. 욕 많이 먹었으니 오래는 살겠습니다. 이런일 있을때마다 나도 반성하고 잘하려고 노력 안하는거 아닙니다. 이 업무로 먹고사는데 어찌 대충하거나 문제를 일으키고 싶겠습니다. 근데 근거없이 트집잡는데는 답이 없더군여, 말하면 댓구한다고, 말을 아끼면 무시한다고, 정말 돌아버리겠습니다. 그도저도 아니면 소설까지 씁니다.
어쩌다 터지는 진상들 때문에 나의 업무적 신뢰는 자꾸 떨어지고 나의 자신감과 밝은 성격도 점점 떨어지는거 같습니다. 근데, 그 진상녀, 녹음은 안되서 진상짓이 만 천하에 들어나진 못했으나, 통화 기록이 남는거는 몰랐나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