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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지에 방귀쟁이가 된 사연;

왜안올까 |2018.10.20 12:34
조회 1,018 |추천 0






화가 나서 친구한테 말했는데, 친구가 화내주면서 네이트판에 나올 법한 이야기라고 해서 기분도 풀겸 올려봅니다ㅎㅎ..
글이 길어요ㅠ

한 달 전부터 독서실을 다니고 있는 20대 여자입니다.
여기가 일반 독서실은 아니고, 좀 큰 독서실인데 제가 공부하는 방은 약간 휴게공간 같은 느낌이라 커다란 책상 하나에 의자 10개,(+다른 자리 몇 개) 냉장고, 음료 등이 있는 좀 자유로운 분위기예요.
이 방만 고정으로 다니는 사람도 있고, 일반 독서실 자리에서 잠 올 때 잠깐 나오는 사람들도 있어서 유동인구가 많고 그럼에도 떠드는 곳은 아니고 공부하는 곳이긴 해요. 여기서 고정으로 공부하는 사람이 저랑, 20대 후반~30대 초로 보이는 커플과 항상 제 맞은편에 앉는 여자분 한 분까지 네 명이에요.
매일 자기들 앉는 자리 앉고, 각자 공부하고, 다른 사람들 와서 공부하면 만석이 되기도 하고, 그냥 그렇게 지냈었죠.

그런데 지난 화요일, 저까지 기존 네 명만 있었는데, 제가 공부하다가 키보드를 치려는 순간 갑자기 옆에 와서 “저기요.”하는 거예요. 커플 중 여자분이 말이에요.
여기가 타이핑도 자유고 약간의 소음도 허용되는 공간인데, 그럼에도 혹시나 내 키보드가 많이 시끄러워서 그걸로 뭐라하려나 싶어서 돌아봤어요.
쳐다봤더니, 엄청 정색하는 표정으로 한숨을 한 번 쉬고는,
“방귀 좀 나가서 뀌세요!”
라는 겁니다..;
저는 정말 전혀 생각지도 못했고 평소 문제되던 부분도 아닌, 너무 뜬금없는 주제라서 벙 쪘죠.
“예..?방귀..???”
상황 파악도 안 되고 무슨 소린가 싶어서 물었더니,
“냄새 안 나세요?!”
하는 거예요 여전히 엄청 화가 난 표정으로.
근데 제가 정말 비염이 심해서 향수를 코에 뿌려도 못 맡는 사람이라ㅠㅠ 아무 냄새도 못 맡았거든요. 그래서,
“아 제가 코가 안 좋아서..” 라고 했죠.
그랬더니 우다다다 말을 하는 겁니다.
“며칠 전부터 창문도 열고 눈치도 주고 했는데, 전혀 모르더라구요. 여자분이라서 민망할까봐 말도 못하고, 카운터에 얘기 했는데 카운터에서도 민망할까봐 말을 못 한 것 같네요.” 라면서
입술까지 파르르 떨면서 말하는데ㅋㅋㅋㅋ 아니 뭐가 그렇게 화가난 건지 뭐 때문인지;
옆에 남자는 앉아서 맞장구를 치고 있고.
제 맞은편 사람도 가만히 듣고 있는 것 같았고.
도무지 상황 파악이 안 됐지만
제가 가끔 엎드려 자면서 뀌었을 수도 있다고 생각은 했어서 물었어요.
“제가 혹시 자면서 뀌었나요?”라고 하니,
“아뇨. 수시로.’ 라는 거예요;;
대체 무슨 소린가, 근데 하도 몰아붙이니까 생각을 하게 되더라구요..
‘내가 평소에 그렇게 방귀를 뀌어댔나..? 나도 모르게 그렇게 뿡뿡거린건가??’
아무리 생각해도 모르겠는데, 일단 저는 냄새도 못 맡고 진짜 제가 저도 모르게 뀐 건가 싶어서 엄청 고민하다가
“흠 제가 의식적으로..(뀐 적이 있나..)흠.. 몰랐어요..”
하고 죄송하다고 사과해버렸어요. 너무 바보같죠.
그랬더니 “시험도 얼마 안 남았는데;”를 두어 번 강조하더니, 앞으로 좀 조심해달라고 주의를 주더라구요. 옆에 남자도 같이요.
저는 어버버해서 그냥 알겠다고 하고 넘어갔죠.
그러고 창문을 열더군요.
당시엔 경황이 없어서 몰랐는데, 아마 냄새가 나서 저한테 달려와서 화낸 거였나봐요. 만약 제가 냄새를 맡았다면 그 당시에 그 냄새로 저를 지적하는 걸로 알았을테니 “이 냄새 주인 저 아닌데요.” 했을텐데, 코가 안 좋은 게 이렇게 문제가 되네요.. 저는 정말 전-혀 몰랐고 생각지도 못했으니까요ㅠㅠ 그 때도 안 뀌었는데 하..
근데 그러고 나서 곰곰이 생각해봤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저는 아닌겁니다.
제가 요 며칠 간 속이 안 좋아서 장이 활동적이었다면(;;) 모를까, 저는 정말 너무도 평범하게 평소처럼, 남들처럼 지냈고. 그 평소가 문제였다면 평생 살면서 문제가 된 적이 없는 게 말이 안 되죠.
정말 이게 제가 평소에 인지하고 있던 부분이거나 정말 제 배가 저를 속 썩였거나 하면 찔렸을텐데, 며칠 간 냄새를 낼 정도였다면 저도 배가 아파 고생했겠죠.. 그리고 이렇다 할 방귀를 뀐 적도 없구요.

그리고 상식적으로 사람이 자기가 뀌고 모를 리가 없잖아요. 제가 뀌자마자 창문을 열었으면 당연히 눈치를 봤겠죠. 근데 저는 창문 열 때 그냥 더워서 여는 줄 알았습니다. 제가 냄새를 잘 못 맡는 걸 떠나서, 제가 안 뀌었으니까요. 눈치를 줘도 눈치를 볼 당사자가 아니었기 때문에 몰랐던거죠.
정말 제가 요 근래 속이 안 좋았다면 모를까, 창문은 저랑 무관하게 열었으며, 정말 제가 문제가 있었다면 왜 이제껏 문제되지 않고 잘 살았겠어요.
진짜 지나고 나서 아무리 생각해봐도 억울하고 화가 나서, 아무래도 말을 해야겠다 싶더라구요. 그런데 그 다음 날은 독서실 휴무였고, 웃긴 게 뭔 줄 아세요?
그렇게 저한테 “시험이 얼마 안 남았으니 좀 조심해달라”고 강조하던 사람이, 저한테 그렇게 말한 이후로 독서실을 오지 않는다는 겁니다. 지금까지요..
주말에만 가끔 안 오고 매일 오던 사람들이, 진짜 저한테 저렇게 해놓고 갑자기 안 오기 시작하다니 대체 무슨 심보인가요.
목요일엔 남자분만 왔었는데, 여자분한테 직접 말해야겠다 싶어서 하루를 참았는데 어제는 둘 다 안 왔구요. 오늘도 둘 다 안 왔습니다.

아니 이럴거면 저한테 왜 그렇게 ㅈㄹ하셨는지.
정말 화 나는 건,
물증이 있는 것도 아니고, 제가 소리를 내고 뀌었으면 몰라요.. 근거도 없이 와서 몰아붙이는 것도 너무 어이없고. 여자라서 민망할까봐 참았다는 사람이, 포스트잇에 써서 주거나 1:1로 불러서 얘기할 생각은 못 한건지 정말 이해가 안 갑니다. 아무리 자기네들끼리 서로 제 얘기를 했다고 해도, 무슨 중딩 일진놀이도 아니고 여럿 있는 데서 다짜고짜 그런식으로 따지다니 너무 무례한 거 아닌가요?
제가 정말로 냄새의 원인이 아니라서 부끄럽지도 않고 황당하기만 했지만, 실제 방귀 뀐 사람이었다면 정말 수치스러웠을 거예요.
어디 가서든 그런 태도는 사람 간의 예의가 아니라고, 제가 그렇게 당하고부터 계속 말하고 싶었는데 오지를 않으니 말도 못 하고.
저도 공부하는데 괜히 분하고 신경 쓰일 일만 생겨서 정말 화가납니다. 억울한 걸 풀지 못해서 며칠 동안 생각이 나니까. 친구들한테 말하고 맞장구를 들어도 풀리지 않고, 진짜 너무 화가 나고 뭐라 하고 싶은데 코빼기도 안 비추니, 자꾸 생각은 나고 답답해서 글이라도 쓰네요.

그렇게 강조하던 그 얼마 안 남은 시험 잘 치실지.
안 올거면 왜 ㅈㄹ을 했는지.
사람으로서 예의도 없고 물증도 없이 생사람 잡던 웃기지도 않은 그 여자.. 아니 그 커플.
아무래도 시험 스트레스를 저한테 풀고 간 것 같은데
진짜 그렇게 살지 말라고 하고 싶어요.
개념 좀 갖추고, 배려라는 걸 좀 배웠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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