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방탈이지만 이 게시판이 조언을 가장 잘해주시는 것 같아 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저에게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하는 언니가 있어서요. 대체 뭐가 문제인지 말씀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22살 대학생이고 학교를 다니며 서울에서 자취를 하고 있습니다. 이번주에 저희 할머니가 무릎 수술을 하게되어 제가 매일 아침 저녁으로 가서 간호를 해드립니다. 본가 근처에서도 수술을 받을 수도 있었지만 저도 반 년 전에 그 병원에서 무릎 수술을 받았고 바쁜 부모님보다 제가 간호를 해드리는게 좋을 것 같아 서울로 올라오셨습니다. 할머니는 저에게 다른 손주들과 달리 심심할 때 전화도 자주 오래 하고 용돈도 몰래 챙겨주실 정도로 저를 아끼십니다(저 혼자만의 생각일 수도 있지만요).
엄마의 의견으로 제가 힘들 수 있으니 언니가 목요일 저녁에 잠깐 올라와 교대로 보기로 했습니다. 언니는 지방에서 대학을 다니고 저보다 한 살이 많습니다. 연년생인데다 같은 방을 써서 어렸을 때 부터 엄청 싸웠습니다. 대학에 올라오고 나서 사이가 조금은 괜찮아지는 듯 싶더니 다시 언니의 유아적인 행동으로 인해 뭘 어떻게 해야할 지 모르는 상황입니다.
병원에서 할머니 옆에 있다가 언니가 도착해서 같이 저의 자취방으로 갔습니다. 언니가 평소에도 본가에 내려가면 제가 알아서 씻기도 전에 ‘넌 왜 안씻냐’ ‘좀 씻어라’등의 깔끔떠는 이야기를 많이해서 방에 들어가면 엄마처럼 잔소리를 하지말라고 벌써부터 듣기 싫다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러나 아니나다를까 방에 들어오자마자 제대로 보지도 않고 인상을 쓰고 한숨을 푹푹 쉬며 ‘네가 이러니까 안되는거다’라고 하더니 온 서랍장과 옷장을 뒤지며
‘이건 왜 여기있는거야?’
‘아 진짜 싫다’
‘이건 또 뭐야 똑바로 말해’
등의 이야기를 하는겁니다. 저는 집에 친구들이 자주 와서 그 정도로 청소를 해놓았고 지금까지 지저분하다는 말을 들은 적은 한 번도 없습니다. 그런데 다짜고짜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것을 지적하며 짜증낼 거리를 하나라도 더 찾아내려고 온 집안을 뒤지며 비난을 퍼부어대는 태도가 너무 어이없었습니다. 그래서 지금 뭐하는거냐고 빨리 밥먹으러 가라고 몇 번이나 이야기를 했으나 듣지도 않고 계속 온갖 짜증과 비난을 퍼부어댑니다. 웬만큼 하고 끝낼 줄 알았으나 집안의 가구를 재배치하고, 냉장고를 들여다보며 지적하고, 화장품을 하나하나 뜯어보고, 옷장의 옷들을 뒤적이고, 심지어 빨래통도 뒤적이는 것이 저는 너무 기분이 나빴고 황당했습니다. 아무리 언니지만 저의 사생활이 있는건데 이건 너무 심하다고 느꼈고, 특히 처음 보는 물건이 있으면 이거 누구 꺼냐고 묻는 것이 마치 남친이 여기에 다녀갔나 아닌가를 확인하는 것 같았습니다. 제 슬리퍼를 보고 사이즈가 왜이렇게 크냐 솔직히 말해라 네거 아니지 않느냐, (남자친구 이어폰을 보고)너는 뭘 이런 걸 쓰냐는 식으로 추궁을 하기도 했습니다. 제 남자친구는 지금 군대에 있다는 걸 아는데도요.
그리고 저는 그날 6시에 일어나 병원에 갔다가 학교 수업까지 듣고, 끝나자마자 병원에 있다가 언니를 만나고 집으로 온 상태이기 때문에 빨리 자고 싶었고, 언니도 이럴 것이 아니라 조금 있으면 할머니 저녁 먹을 시간이니 빨리 나가야한다고 설명을 했습니다. 그래도 ‘나는 여기 자야하는 공간이기 때문에 밥먹는 것 보다 이게 중요하다’면서 청소기를 돌리고 창문을 활짝 엽니다. 제가 그렇게 싫다고 그만좀 하라고 이야기해도 ‘너도 좋잖아’라고 이야기합니다. 저는 포기하고 추운 날 활짝 열린 창문 옆에서 잠을 잤고요, 언니는 한 시간 가량을 청소기를 돌리다가 나갔습니다.
정말 황당했던 건 오늘 있었던 일입니다. 오늘 밤에 티비를 보다가 언니가 치킨 먹을건데 너도 먹을거냐고 묻는 겁니다. 저는 다이어트 중이고 방금 밥을 먹은 상태라 싫다고 했습니다. 언니는 무슨 소리하냐며 굽네치킨을 먹겠다고 했고, 그러면 장난으로 여기서 먹지 말고 나가서 먹고 오라고 했습니다. 언니는 원래 이 시간에는 룸메랑 나혼산 보면서 치킨 먹는 시간인데..라고 말을 흘렸고 그냥 안먹겠다고 하는 것 같았습니다. 삼십분이 지나고 언니가 흘린 말이 아무래도 신경이 쓰여서 이번에는 제가 치킨 안시키냐고 물어봤습니다. 근데 왜 삼십분이나 지나서 왜 이야기를 하냐고 저를 막 때리는 겁니다. ‘니 안먹는다매?’ ‘아니 치킨 먹고 싶다’ ‘굽네 시켜야지’ ‘아니 나 요즘 맨날 닭가슴살 먹어서 교촌 먹으면 안돼?’ ‘시끄러 니 안주고 굽네 시킬거야’라고 해서 그럼 혼자 먹으라고 하니까 ‘그럼 교촌 시켜’라면서 저보고 주문을 시켰습니다. 그리고 배달이 오고 저한테 카드 주면서 받아오라고 해서 받아와서 나혼산 조면서 잘 먹었고 뒤처리도 시키길래 제가 다 했습니다.
다 치우고 티비를 보다가 영어 채널이 나와서 보고 있는데 ‘돌려’라고 말하는 겁니다. 저는 그 영어 채널이 흥미로워서 좀만 더 보고 싶어서 보고 있는데 채널을 돌리지 않는다며 갑자기 리모콘을 쥔 손을 움켜쥐고 잡아당긴 채로 온 몸을 때리고 소리를 지르는겁니다. 저는 성인이 되어서도 그렇게 행동하는 모습이 너무 충격적이었습니다. 저희 집에는 어렸을 때부터 리모콘을 쥔 사람이 채널통제권을 갖는다는 룰이 있는데, 언니가 리모콘을 가지고 있으면 절대 간섭할 수 없었습니다. 저는 리모콘 탈취전이 피곤하고 중고생때는 언니가 그렇게 행동하는게 싫어서 티비를 볼 때 언니가 오면 제가 먼저 자리를 피하거나, 티비보는 것을 포기했습니다. 이번에도 아직도 그 룰을 지키려고 애쓰는 것 같아 정말 징글징글했습니다.
그리고 저희 언니는 150이 안되는 키에 70kg 정도 나가는 거구라서 팔을 한번 휘두르면 제 몸에는 멍이 듭니다.. 뼈만 살짝 부딪혀도 무슨 해머로 얻어맏는 아픔입니다. 아까도 치킨 실랑이를 하면서 도끼빗과 팔을 휘두르더니 또 그런 행동을 반복하는데, 이번에는 더 심하게요.
자기 말을 들어주지 않으면 자신의 욕구가 관철될 때 까지 무력을 쓰면서 소리를 고래고래 지릅니다. 아이가 떼를 쓰듯이 ‘아 채널 돌리라고오오!!!’ ‘아 영어 듣기 싫다고!!!’ 옆집에게 시끄럽고 채널을 돌릴테니 그만 때리라고 이야기했으나 필요없다고 알바냐고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는 것도 싫었고, 무엇보다 생떼쓰는 어린 아이 같아서 정나미가 떨어지는 것 같습니다.
제가 진지하게 이러이러한 건 좀 심하지 않느냐, 성인이라면 절대 이렇게 행동하지 않는다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런데 돌아오는 말은 ‘그래 니 잘났다ㅋ(비웃는 표정)’이고, 아니 내가 지금 잘났다고 이야기하는게 아니라 언니 행동이 잘못되었다고 이야기하는거다.라고 얘기하면 돌아오는 건 ‘네가 먼저 내 말을 안들었잖아’입니다. 저는 방금의 행동을 이야기한건데 제 방을 구석구석 뒤진 것도 ‘네가 먼저 청소를 제대로 안해놨잖아’ 치킨을 나중에 시킨 것도 ‘네가 먼저 싫다고 했잖아’ 티비 채널을 가지고 때린 것도 ‘네가 내 말을 들었으면 이렇게까지 행동하지 않았다’는 식입니다. 제가 무슨 이야기를 하면 비웃으면서 ‘그럼 니는.’이라구 말합니다. 저에게 무슨 열등감이 있는 것도 아니고 모든 대화의 화법이 제가 뭔가를 지적하면 그것을 그대로 저에게 돌려주는 화법을 씁니다. 절대로 말이 통하지가 않습니다. 무슨 억하심정이 있길래 저렇게 행동하나요? 대체 이 언니는 뭐가 잘못되었나요? 아니면 언니 말대로 제가 너무 이기적이고 제 생각만 하고 받기만 하는 사람이라서 제가 모르는 건가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댓글로 조언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