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2년 7개월 정도 연애를 하고 있는 여자입니다.
저와 남자친구는 참 서로 얘기를 많이 나누고
공유하는 게 많았어요. 일하거나 다른 사정이 있는 경우 제외하면 늘 통화하고 하루에 메세지도 업무나 학업 시간 제외하면 항상 주고 받고요 자기 전까지요.
서로에 대해서 많은 것을 알고 있고, 기념일같은 것도 챙겨왔고, 편지도 수없이 주고 받았고, 사랑한다는 말도 아끼지 않는 그런 사이에요.
물론 초반 1년에는 더했죠. 저보단 제 남자친구가 더 끔찍했어요 제게. 깜짝 선물로 꽃을 선물해주거나, 생일이면 같이 찍은 사진들로 책을 만들어주기도 하고요. 그런 사랑꾼이 없었고 제가 감당하기 벅찰 정도였어요. 저도 워낙 편지를 쓰거나 뭔가 서프라이즈를 좋아하는 성격이라 표현을 많이 하는 편이었고 고마운 마음에 자꾸 뭔갈 주게 되고 지금도 그 마음은 변함이 없어요
시간이 흐르면서 이제 그런 감동적인 선물은 없지만
그냥 우리도 시간이 흐르면서 그냥, 커다란 자극은 없더라도 평범한 연인이 되어가는구나 하는 생각을 요즘 하며 살아요.
그런데, 요즘 들어서 뭔가 삐걱댄다는 느낌이 듭니다.
매번 비슷한 대화, 예를 들어 밥 먹었니? 운동했니? 일 가고 있니? 도착했니? 집에 갔니? 이런 것들.. 그래서 가끔은 일부러 답장을 늦게 하기도 해요. 뭔가 다른 질문이나 다른 얘기를 하고 싶은데, 뭐랄까 제 마음에서, 뭔가 평범해져버린 것 같은 우리 관계에서 사소한 거에 서운해지는 마음이 커지다보니(예전엔 끔찍한 사랑꾼이었는데 지금은... 그때에 비하면 솔직히 이런 관계, 이런 연애는 누구와도 할 수 있겠단 생각이 들어요) 제가 즐겁게 대화를 하질 못하고 뻔한 얘기만 하게 돼요. 그래서 어느 날 깨달았는데, 제가 친구들하고 메세지를 주고 받거나 대화를 할 땐 엄청 깔깔대고 웃는데 무려 3년을 만나온 남자친구에게는 전에 없던 격식을 차리고 있었어요
설렘이 없는 건 결코 아녜요 만나면 기쁘고 좋아요 손 잡고 싶고 챙겨주고 싶고 안 보면 보고 싶고 그래요 그런데, 제가 왜 이러는지 모르겠어요 뭔가를 방어하는 거 같기도 하고
제 마음이 살얼음판 같아요
남자친구에 대한 마음이 식은 것은 결코 아닌데
자꾸 서운한 것만 생각나요.
나는 샌드위치도 만들어주고 싶고 집 앞에도 몰래 찾아가고 싶고 예전처럼 그 모든 걸 다 해주고 싶은데
남자친구에게선 내가 받으면 눈물 펑펑 쏟던 그 꽃 한 송이, 내 직장 앞에서 꽃 한 송이 들고 서 있어주면 세상을 다 가진 거 같았는데 그걸 해달라고 조를 수도 없고 그냥 이렇게 서서히 변해가는 관계에서 제가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겠어요 남자친구의 생활이 있기에 그걸 뭐 엄청 자주 해달라는 게 아니라, 그냥 그와 같이 사소하지만 감동적인 것들, 어떻게 하면 내가 웃고 기뻐하는지 1부터 10까지 알던 사람이 이젠 그 1부터 10까지 모든 항목을 잊어버린 거 같아요
권태기는 결코 아닌데..
전에 느끼던 그런 감동을 다시 이끌어내고 싶은데
제가 아무리 사랑한다 고맙다 표현하고
제가 받고 싶은 것 제가 하고 싶은 것 제가 듣고 싶은 말을
남자친구에게 해도 남자친구는 그냥 우리 관계를 너무 자연스럽고 당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것 같아요 특별한 자극을 주지 않아도 이대로 유지될 것 같은 마음인 것인지..
빼빼로 데이도 다가오는데
저는 어린 나이는 아니지만 그런 이벤트에 하다못해 작은 편지에 쿠키 하나라도 주고 싶은데
뭔가가 제 행동을 막네요
받아야 주겠다는 게 아니라,
아니 어쩌면 저도 받고 싶어하는 것 같네요
사랑은 조건없이 하는 게 아닌 건 아는데
제가 무엇을 해야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