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슴프레 어둠이 깔리면서 하얀 눈송이가 하나둘 날리더니
이내 또 다시 온 대지를 하얗게 덮어버렸다.
며칠전에 내린 눈이 음지엔 아직도 쌓여있는데...
아무리 겨울 가믐이 심하다해도
오늘만은 살이 통통히 오른 하얀 달을 보고 싶었는디...
여태까지 너무 야박하고 정없이 살아온 탓인지
아님 어렸을적부터 믿었던 신앙을 과감히 버린 탓인지
간절히 진심으로 두손모아 빌었던 기억이 최근엔 없는듯해서
오늘 음력 정월보름은 진심어린 맘으로 빌어야겠다는 생각을 해왔던 터이다.
그런데 눈이라니....
너무나 좋아하는 눈이라도 오늘만큼은 미웠다.
내 가족의 건강을 빌고 나를 아는 모든분들의 안위를 빌고
지금 이 길고 어두운 터널같은 어려움에서 벗어날수있도록 도와주십사고 빌고 싶었는디.....
밖을 나갔다온 그이가 달이 엄청 밝다고 나와 소원빌라하네^^
이미 내 속마음을 꿰뚫은듯이...
정말 달은 중천에 떠 있었고 파르스름한 빛을 발하며 영롱하기까지 하다.
구름한점 없는 하늘은 무수히 반짝이는 별들을 품어안고
마치 내 기도를 열심히 들으려는듯 자못 진지해보이기도 했다.
난 빌었다.
소리내어 말하진 않았지만 진심으로 빌었다.
저쪽 텃밭끝에서 밤고양이에 놀란듯 산꿩의 날개짓 소리에
발발이 5마리가 요란스럽게 짖어대도 개의치않고 간절히 빌었다.
혹여 이루어지지 않아도 원망은 하지 않으리.
오랫만에 뿌듯해진 마음으로 찬 기운을 안고 방에 들어서니
다시 눈이 온다는 그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갑자기 바람이 세졌다는 말과함께...
신기하다는 생각을 했으나 입밖으로 말을 토하진 않았다.
왠지 날 위해 누군가가 잠시 도와준듯해서....!!
참....밤이면 밤마다 구슬피 울어대던 소쩍새는 어디로 날아갔을까?
불빛 하나없는 어둠속에 잠기는 이 외진곳에서
피를 토하듯 애끓는 울음소리에 잠못들고 긴밤을 지샌적이 많았는디...
올 겨울엔 한번도 못 들은거 같으다..어디로 갔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