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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추가+ 나 아플때 밥상 엎은 남편 똑같이 밥상 엎어줬는데., 후련하지는 않네요

|2018.12.20 15:54
조회 435,060 |추천 1,892

이전에도 남편이 밥상 엎었어서 판에 글 올린 적 있었는데 이어쓰기? 하는 법을 몰라서 그냥 씁니다..

스물일곱, 동갑내기 신혼 3개월 맞벌이 하는 여자입니다.

 

남편과는 대학교 1학년 때 서로 눈 맞아서 연애하다가 군대 기다리고 6년 연애하고 올 여름~가을 사이에 결혼 했습니다. 비용 문제에 대해서는 자세하게 적지는 않겠습니다만 남편은 몸만 왔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6년 연애하면서 흠 잡을 것이 딱히 없었어요.

항상 이쁘다 고맙다 이런 말도 이쁘게 잘 했고 기념일 잘 챙겨.. 연락 잘 하고 오래 사겼는데도 잊을만 하면 깜짝 편지, 꽃다발.. 같이 자다가도 추워서 뒤척이면 본인이 일어나 이불 다시 덮어주는 등

다정다감한 남자 그 자체였어요. 연애 때 싸운 적도 정말 손에 꼽네요..  

그랬기에 이른 나이?에 결혼까지 강행한거죠.

 

결혼식 올리고나서 사정상 신혼여행을 바로 못가고 2주 정도 지나서 갔는데

신혼여행때부터 이 사람이 내가 알던 사람이 맞나? 싶을 정도로 이상한 행동을 했던 것 같네요..

신혼여행에서 관광지를 가도, 맛집을 가도, 이 사람은 툴툴거리기만하고 이유 없는 짜증을 많이 냈어요. 

날씨가 덥다, 사람이 왜이리 많냐, 음식이 왜이리 비싸기만 하고 맛은 형편없냐, 짜증나니까 그냥 들어가서 쉬자.. 이 말을 신혼여행 내내 입에 달고 살더라구요.

컨디션이 안좋냐 고민 있냐 무슨 일이 있는거냐 물어도 돌아오는 대답은 그런거 아니라고!

 

말을 하려고 하지를 않으니 이유는 모르겠지만 신혼여행 후로 늘 짜증만 내더군요.

맞벌이를 하는 입장임에도 불구하고 아침밥을 차려주기를 원했고, 저녁도요.

저는 남편보다 출퇴근 시간이 비교적 자유로운 편인지라(그렇다고 남편보다 급여가 적은 것도 아닙니다.) 그래 내가 시간적 여유가 더 많으니 해주자. 라는 생각으로 매일 아침, 저녁 차려줬습니다. 이 사람은 아침엔 밥 먹고 TV 좀 보다가 바로 쌩하고 출근.. 퇴근하고 와서는 차려진 밥 먹고 TV보다가 핸드폰게임 하다가 자러 들어가요. 일이 고되서 그렇겠거니.. 하고 문제 삼지 않았어요. 그 사람이 요즘 일 문제로 고민이 많고 힘들 때라 그렇겠거니 생각하고 기다려주려는, 저에게는 일종의 노력이였어요

 

그러다 3주 전 쯤? 제가 몸살을 심하게 앓았어서, 아침 못 차려주겠다고 이야기를 하고 회사도 하루 쉬었습니다.

당연히 저녁도 못 차렸죠.. 퇴근하고 오는 길에 아파트 상가 앞에서 죽을 사다달라고 부탁을 했던 날입니다. 당신 죽집에 도착하기 15분쯤 전에 내가 전화로 시켜둘테니 픽업만 해와달라고. 그렇게 부탁을 했던 날인데 죽을 왜 사가냐며 저녁 안차릴거냐고 성질을 잔뜩 내더라구요?

그러고는 정말 빈손으로 들어왔어요 빈손으로 들어와서는 저녁 안차려주냐고 큰 목소리로 짜증을 내는데 너무 듣기 싫어서 무슨 정신이였는지는 모르겠지만 몸 일으켜 나가서 상가앞에서 죽을 포장해왔어요 그 죽집에서 파는 장조림 반찬도 별도로 사면서요. 그러고는 집에 들어가서 내가 정말 아파서 그러니 저녁은 이거 반씩 나눠먹자고(이게 양이 많아요 거의 2인분인지라 원래 여기서 죽 시키면 반 정도 덜어서 먹었어요) 장조림 반찬도 있으니 오늘은 일단 이렇게 먹자고 하는데 입술만 삐쭉대고 대답이 없길래 저는 일단 먹어야겠어서 한숟가락 떴죠. 근데 그걸 엎어버리더라고요..

 

정말 드라마에서 보던 장면처럼 그냥 죽통을 손으로 걷어 차서? 들어올리면서 그대로 엎어버렸어요 아픈것도 서러운데 아픈 아내한테 밥 달라고 하는것도.. 죽 엎어버리는것도.. 너무 서러워서 많이 울면서 화내고 싸웠었네요. 근데 웃긴게 뭔지 아세요? 저한테 미안하다는 한마디를 안했어요 소리 지르지마라 울지마라 짜증난다. 어쩌라는거냐는 식으로 일관했었죠

 

여기 내용까지는 이전에 판에 썼었어요.

 

그리고 그 후로 현자타임이라고 하나요? 내가 하는 짓이 부질 없다고 느껴지더라구요.

이 사람한테 잘 해주고싶다, 이 사람 행복하게 해주고 싶다. 이런 마음들이 싹 사라지면서 제 마음이 식어가는 걸 저 스스로가 많이 느꼈어요.

이 사람도 저한테 딱히 화해하자고 시도하거나 하는 것도 없었고..

하루하루 지날수록 원래 이런 사람이 아니였는데 결혼 후부터 왜이렇게 달라졌을까 생각하다가 생각하는것도 그만뒀네요 원래 이런 사람이였겠죠.. 긴 시간은 아니였지만 시간이 갈수록 이혼으로 생각을 굳히게 됐어요. 참 웃긴게 이걸 입 밖으로 꺼낸 것도 아닌데 이상한 낌새를 눈치 챈건지? 며칠 전 부터는 연애때처럼 돌아가서 다정다감하게 대하려고 하더라구요 너무 웃기죠

그리고 제가 어제 저녁부터 몸이 살짝? 으슬으슬해서 죽 포장해와서 혼자 반 먹고 나머지 반은 오늘 아침에 먹을 생각이였는데 오늘 아침에 보니(제가 출근 시간이 더 늦기도 하고 이젠 아침밥도 차리지 않으니 제가 더 늦게 일어나요) 제가 먹으려던 죽 반그릇을 본인이 먹고있더라구요.

 

저도 엎어버렸어요 그냥 싸이코패스처럼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아무 표정도 짓지 않고 그냥 갑자기 엎어버렸어요. 저도 왜 그랬는지 모르겠는데 그냥 갑자기 그러고 싶었어요.

그러고나서 난리가 났죠 갑자기 뭐하는거냐 미쳤냐 싸가지없게 이게 뭐하는 짓이냐 사과 안하냐 소리 지르면서 손찌검까지 하려했는지 손을 확 들어올렸다가 때리지는 않고 내려놓더라구요

저도 똑같이 해줬어요 소리 그만 질러라 시끄럽다.라고.. 몇초 멍때리다가 그대로 나가더라구요

그렇게 출근해서 지금까지 계속 사과하라고 전화에 카톡에 난리도 아니네요

 

똑같이 밥상 엎어줬는데 후련하지가 않아요..

6년을 연애 했고.. 정말 좋은 사람이다 싶어서 결혼을 했는데  결혼 3개월만에 이혼 하려니..

참 허무하고 나도 똑같은 사람이 된 기분을 지울 수 없고.. 이 사람과 내가 정말 밑바닥까지 갔구나 돌이킬 수 없구나 이런 생각들 때문에 후련하지 않은가봐요..

 

이혼을 할까요? 참을까요? 를 물어보는 글이 아닙니다..

지난 시간들이 아깝지만.. 앞으로 보낼 시간들이 더 소중하고 값지니까요.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을 때 바로잡아야 아까운 시간들을 더 만들어내지 않을테니까요.

그냥 한마디라도. 위로 한 번만 해주실 수 있나요?

 

 

 

++++++++++++++++ 추가합니다.

글 올린지 얼마 안되서 추가하네요 우선 위로해주신 분들 정말 감사합니다.

글 올리고나서도 계속 문자랑 카톡 전화 번갈아 오길래 전화 받아서 나는 너라는 사람한테 사과하고싶지않다 너라는 사람한테 속아 결혼까지 강행한 내 자신에게 미안하고 남들 꿀 떨어지게 즐기는 신혼에 니 눈치만 보며 살얼음판 걸었던 내 자신에게 미안하다 이런식으로 말 하니까 이혼 하고싶은거냐고 이혼 들먹이길래 이혼 하고싶은거 맞다 그러니까 이혼하자라고 하고 말다툼 살짝 하다가 끊었거든요 근데 전화 끊고 몇분 지나서 초반에 안 잡으면 기 죽어서 살아야된다고? 주변 친구들이 그런 말 했어서 저한테 그렇게 한거라고 울면서 말 하는데.. 진짜 웃기네요 이 사람 친구가 내 친구고 내 친구가 이 사람 친구고 다 아는 사이인데 저희 주변엔 결혼한 친구가 없어요 미혼인 사람들이 저런 조언을 했다는 것도 웃기지만 그런 말을 듣고 나한테 그렇게 했다고 하니..ㅋㅋ 이게 사실인지 아닌지는 중요하지 않지만.. 이 이야기를 듣고나서 조금이나마 남아있던 정까지 다 떨어진 기분이네요.. 참.... 댓글 중에 기 죽이려고 그런건가보다-라고 달아주신 분 계셨는데.. 맞는 말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기 죽이려는 행위였다고해도.. 연애때 봤던 눈빛을 결혼 후에는 한번도 못느꼈어요 그래서 핑계 같고 그냥 원래 이런 사람이였던 것 같네요 참............




++++++ 또 추가합니다.

이 사람 가정환경 어떤지 궁금해하시는분들이 많으셔서 몇자 적고 가려 합니다..

서로 대학생 1학년 이였을 때 만나게 되었는데 아버지는 본인 고교 시절 내내 정신병원에 계시다가 생을 달리하셨다고 들었고 어머님은 대학 입학 쯤 돌아가셨다고 들었어요. 지병이라고는 했는데.. 가족 관련 얘기만 하면 눈물부터 흘리는 사람이여서 집요하게 묻지는 않았어요.. 어린 나이에 부모님을 떠나보냈다는 사실이 흠도 아니고 부모님 얘기만 하면 슬퍼하는 사람인데 어떤 정신병이냐, 입원해계시다가 어떤 연유로 돌아가신거냐, 어머님은 어떤 지병으로 돌아가신거냐. 이렇게 물을 수가 없었어요 묻고 싶지도 않았구요. 이게 남편 가정환경 배경이였구요. 

그리고 6년 동안 사귀면서 어떻게 몰랐냐고 하시는 분들도 더러 계시는데 그 부분에 대해선 더 드릴 말씀이 없네요. 전혀 이상한 부분이 없었고 폭력적인 성향도 없었습니다.. 그냥 저에게 정말 잘해줬어요. 연애 땐 제가 아프다고 하면 죽을 쒀오거나 하다못해 죽을 포장해서라도 가져다주며 본인 생각해서 꼭 먹으라고 몇번이고 그렇게 말 하던 사람이였어요. 초반에 기를 죽여야 된다..라는 조언을 들어서 제게 그렇게 한거라곤 생각 안해요. 그냥 작정하고 6년간 저를 속인 거고 이제야 본성이 드러나는거겠죠 작정하고 속이는 것까지 걸러낼 수 있는 능력이 저에겐 없었나보네요.. 위로해주신분들, 조언해주신분들 모두 진심으로 감사해요. 제가 이혼을 해야하는지 참아야하는지 고민하는 글을 올린 건 아니였고.. 이혼으로 마음은 굳혔어요. 후련해야하는데 후련하지가 않고. 잘했다 괜찮다 위로를 듣고 싶었는데 제가 할 수 있는건 익명을 빌어 익명의 여러분에게 힘을 얻는 것 밖엔 없었네요 위로해주신분들 다시 한번 감사합니다. 

저희 부모님께도 다 말씀 드린 상태이고, 저를 말리지 않으셨어요 흔쾌히 그러라고 하셨지만 속으론 이런 딸이 몹시 안쓰러우시겠죠.. 부모님 가슴에 대못을 박아버린 못난 딸이지만 앞으로 더 열심히 씩씩하게 사는 모습으로 죄송한 마음을 갚아나갈 생각입니다.

저희 부모님께서 발이 넓으신 덕분에 유능한 변호사분의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 같구요.. 상대쪽에선 이혼을 원하지 않는다고 우기는 상황이여서 소송으로 진행해야한다고 하셨어요. 

댓글에서 말씀해주신 카톡으로 증거 남기는 부분에 대해서도 자문을 구했었는데. 혹시라도 이혼 소송 준비하시는 분들 계시다면 큰 도움은 안되겠지만 아래내용 참고하세요.


결론만 말씀 드리자면 모든 내용이 증거자료로 활용 되지는 않지만(성립 조건이 있더라구요), 일단 틈틈히 수집은 해두라고 하셨어요. 

그리고 신혼집이 제 명의이긴 하지만 현재 상황에서 이 사람을 쫓아내게 되면 나중에 저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다고 하셔서 제가 그냥 친정에서 지내고 있어요. 

한시라도 같이 있고 싶지 않고 똥은 더러워서 피하는 거니까요..


추후에 일이 모두 마무리 되면 다시 찾아올지도 모르겠습니다..


댓글 남겨주신 분들 다시 한번 감사하다는 말씀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모두  행복한 연말 보내세요

추천수1,892
반대수38
베플남자ㅇㅇ|2018.12.20 17:23
저게 본성이지 뭘. 아무리 기 죽이고 잡아야한단 말 들었을 지언정 (그런 말 하는 사람들도 문제지만) 그렇다고 돈 들여서 간 신혼여행에서 저러고 아픈 사람 죽 엎고 그러는게 단순히 도가 지나치다기엔 너무 섬뜩하자나??? 기 죽이랬다고 사람 죽일 놈이네?
베플|2018.12.20 16:41
토닥토닥. 어디서 몸만 가지고 한 결혼 무시 안당하려면 와이프 기 죽이라는 개소리 훈련 잔뜩 받고 온 모양입니다. 걍 내쫓으세요. 인생 길어요.
베플흐음|2018.12.20 16:29
6년연애요? 앞으로 살아갈 날 60년에 비하면 짧은 시간이에요. 더 늦기전에 알았으니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얼른 마음 추스르세요!
베플ㅇㅇ|2018.12.20 18:59
신혼때 기잡으란 소리 남자건 여자건 한번은 다 들어봤어요 그놈만 들은거 아니에요 근데 그놈만 그리 행동한거죠
베플|2018.12.20 21:33
10년 연애후 결혼했는대 내가 알던 인간이 아니더군요. 난 6개월만에 헤어졌어요. 지금 너무 홀가뷴합니다. 똑같이 버는데 끼니때마다 밥 차려내야 하고 시집 식구들 안방 차지하고.. 반찬 없다고 발로 밥상 엎더니 들려오는 소식에 술집여자 만나 주먹질 하면서 잘 살고 있다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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