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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음주운전 사고 사망자의 가족입니다.

겨울바람 |2018.12.22 14:25
조회 88 |추천 2
벌써 26년이 지났네요...

초등학교 3학년 겨울방학이 막 시작되던 그 해 겨울은 유난히 신이 났었습니다.방학을 하자마자 청주에 있는 외삼촌과 외할머니가 집에 오셨고 다 같이 큰 외할머니 생신을축하하러 시골로 내려갔습니다. 저는 또래 친척들과 비닐푸대로 썰매도 타고 개울에서 송사리도 구경하고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신나게 뛰어 놀았습니다. 어머니도 오랜만에 만난 친정 식구들과행복한 시간을 보내셨던것 같습니다. 유독 그 날 밤은 볼에 닿는 바람도, 들이 마시는 공기조차도 따뜻했던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따뜻함은 아마 제 인생에 가장 따뜻하고 그리운 밤이였던것 같습니다.  아침 일찍 식사를 하고 저는 어머니께 빨리 집에 가자고 졸랐습니다. 그게... 제 인생에서 가장 후회가 되는 순간 입니다. 크리스마스가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 제가 고른 장난감을 빨리 사러 가고 싶었습니다. 어머니는 웃으시면서 서둘러 준비를 하셨고친척분들과 작별 인사를 하고 저와 막내누나는 아버지 차에 탔습니다. 어머니는 오랜만에 외삼촌, 외할머니와 이야기도 나누며 가시겠다고 외삼촌 차에 올라 타셨고 아버지는 먼저 출발하셨습니다. 그렇게 20분정도 가다가 주유소에 들러 기름을 넣고 있는데 외삼촌 차도 뒤따라 들어왔습니다.아버지는 다시 한 번 어머니께 같이 가자고 하셨고 어머니는 먼저 집에 가 계시겠다며 환하게 웃으시곤 먼저 출발하셨습니다. 그게... 어머니의 마지막 웃는 모습이 될 줄은 그때는 미처 몰랐습니다... 다시 10분 정도 가다가 앞에 교통사고 현장을 목격하게 되었습니다. 왕복 2차선의 시골 도로에는 한쪽으로 쳐박힌 덤프트럭과 1톤트럭, 도로가운데에는 형체를 알아볼수 없을 정도로 구겨진 승용차가 있었습니다. 그 차는...외삼촌 차였습니다. 아버지는 사고 차량을 확인하시고 황금히 차에서 내려 사고 현장으로 뛰어가셨습니다. 저와 누나도 사고 현장으로 뛰어갔는데...참...지금 생각해도처첨한 모습이였습니다. 아버지는 도로에 누워있는 어머니를 끌어 안고 울부 짖고 계셨고 외상촌은 의식없이 차체에 끼어 계셨습니다. 외할머니와 돌이 갓 지난 사촌동생은 어디에 있는지 보이지도 않았습니다. 너무 무서웠습니다. 이게 슬픈건지도 몰랐습니다. 어머니가 잠깐 주무신다고 생각했습니다. 일어날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아버지는 구급차가 오기도전에 어머니를 끌어안고 병원으로 향하셨습니다. 읍내 병원 응급실에 도착했고 저와 누나는 밖에서 울면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소식을 들은 아버지 후배분들이 저희를 챙겨서 집으로 데려다 주셨습니다. 하지만 어머니는 돌아가셨고 함께 타고 있던 외삼촌,외할머니,사촌동생 모두가 우리 곁을 떠났습니다. 외할머니는 사고 충격으로 밖으로 튕겨져 나가셔서 현장에서 돌아가셨고, 사촌동생은 뒤늦게 조수석 문틈 사이에서 발견되어서 병원으로 이송되어 수술을 받았지만 사망했습니다. 외삼촌은 수술후 의식이 회복 되셨고 사람도 알아볼 정도로 호전되는듯 싶었지만 수술후 3일이 지난 12월25일 돌아가셨습니다. 당시 외숙모는 둘째 출산을 앞두고 있었고 그즈음 출산한 후 외삼촌의 사망 소식을 전해 들으셨습니다. 그리고 사고를 낸 덤프트럭 운전자가 감옥에 갔다는 이야기...얼마 지나지 않아 출소를 했다는 이야기...그리고 사고 당시 음주운전을 했다는 이야기들을 듣게 되었습니다. 행복했던 저희 가정은 한 순간에 그 행복을 잃게 되었습니다. 어머니가 돌아가신후 아버지의 사업은 동업을 하던 친구분의 배신으로 부도를 맞게 됐고, 집에는 빨간 딱지들이 붙게 되었습니다.그 이후도는 뭐...참 많은 어려움들이 많았던것 같습니다. 그때만해도 부모님이 안계시면 친구들이 놀리기도하고 그랬거든요. 그런건 큰건 아니였지만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저는 초등학교 5학년때부터 신문을 돌리고 안해본 일이 없었던것 같습니다. 소풍날에는 그 흔한 김밥한줄 싸가지 못해서 혼자 친구들과 떨어져 할머니가 싸주신 도시락을 먹기도 했습니다. 지나고보니 참 아리네요. 제가 25?26 정도 되었을때 아버지와 식사를 하고 차를 타고 지나가는데 아버지가 차를 세우라고 하시더군요. 그리시면서 지나가는 어느 가족에게 시선을 떼지 못하셨습니다. 참 신기하게도 그때 그런 느낌이 강하게 왔던것 같아요. 저 사람이 엄마를 죽게한 사람이구나! 아버지께 아는 사람이냐고, 혹시 엄마를 죽게한 사람이냐고 물었습니다. 아버지는 황급히 아니라고 하셨고 저는 몇번이고 다시 여쭤봤습니다. 그러자 아버지는 맞다고 하셨고 그 순간 눈이 돌아간다고하죠? 잠깐 미쳤던것 같습니다. 차에서 내리려는 저를 아버지는 하지말라며 붙잡으셨고 저는 소리를 지르면서 울었습니다. 저희 어머니를 죽게한 그 사람은 자기 딸들과 함께 너무 행복한 모습으로 웃으면서 마치 아무일도 없었던것처럼 그렇게 지나가고 있었거든요...참 세상이 불공평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이제 36살이 되었고 결혼도 했고 다음달이면 저를 닮은 딸아이도 갖게 됩니다.제 위로 누나 3명도 다 결혼해서 큰누나는 3명, 둘째누나,막내누나는 2명씩 아이들이 있습니다.그래도 저희 4남매, 잘 자란것 같습니다. 너무 어렵게 어렵게 자랐지만 서로 의짐하며 잘 자란것 같고 잘 살고 있는것 같습니다.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항상 어머니가 그립고 더 보고싶습니다. 더욱이 제가 부모가 된다라고 생각하니 더 어머니가 그리운것 같습니다.  너무 두서 없이 쓴것 같네요. 요즘 음주운전에 처벌에 대한 뉴스가 많이 나오는데 술 드시고 핸들잡는 분들 꼭 한번쯤은 생각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나로 인한 피해자가 어떤 고통을 겪을지..그리고 그 남은 가족들은 더 큰 고통에 살아간다는걸 말입니다.  마지막으로 그리운 어머니께 드리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어머니 철부지 꼬맹이였던 아들이 벌써 애아빠가 되네진짜 너무 한거 아니예요? 그렇게 힘들때도 어떻게 꿈에도 한번 안나타나주고...그래도 잘 참고 견디며 살아왔어요. 다 보고 계셨죠? 나중에 만나면 예전처럼 머리도 쓰다듬어주고 볼도 만져주고 착하네 우리 강아지~해주세요.엄마...엄마 아들로 태어나게 해주셔서 감사해요. 앞으로 엄마 아들로서 부끄럽지 않게 더 열심히 살게요. 지켜봐주세요.그리고 나중에 우리 천국 한복판에서 꼭 만나요.오늘은 꿈 속에 한번 와주세요. 너무 그립고 보고싶습니다.사랑합니다. 우리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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