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 잘 읽어봤습니다 감사합니다..
친구와는 지금도 연락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만 댓글에서 얘기해주신것 처럼 차라리 저에게 잘된일이라고 생각하고 기다리는게 마음이 편할 것 같아요
아 그리고 이 글 어디서 보신것 같다고 하시던데 저는 여기에 글 처음 쓴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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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탈 죄송합니다 20대판보다는 여기가 조언을 잘 해주실것 같아서요
저는 올해 재수를 마친 20살입니다. 일단 제 가정환경은 동네에 비해 넉넉한 편입니다. 딱 평범한 생활수준의 수도권에 살고있는데 부모님 직업상 동네의 평균적인 형편보다 잘살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부모님이 사치를 싫어하시고 근검절약이 몸에 배어있으셔서 저도 물건 하나사면 굉장히 오래쓰고, 꾸미는데 돈을 쓰는걸 좋아하진 않았습니다.
그러나 재수 스트레스로 인해 용돈의 대부분을 학교다닐때는 관심도 없던 화장품,옷가지,주얼리 등을 사는데 쓰게되었고(대학가서 써야지,대학들어가면 입어야지 이런 동기부여용으로 처음엔 시작했습니다) 그 양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었습니다.
제 드레스룸 바닥이 안보일정도로 매일같이 택배박스가 줄을 이을 정도였습니다.
재수학원에 박혀있느라 용돈을 쓰지 않으니 돈이 남아돌았고, 그 돈을 모두 쇼핑하는데 썼습니다. 문제는 친구들이 제가 수능끝나고 저희집에 놀러오면서 생겼습니다.
제 방에 들어오자마자 옷장가득한 옷과 화장품으로 꽉찬 화장대, 주얼리정리대등을 보면서 애들이 정말 놀랐습니다. 제 친구들 사이에서 저는 꾸미는데는 관심이 잘 없고 그 돈으로 차라리 맛있는거 사먹는 애였거든요..
몇명은 ㅇㅇ아 너 대학가면 입을라고 벌써 이렇게 많이 사놨어?? 너 화장하는거 알려줄라그랬는데 잘됐다 이러면서 애들한테 화장도 받고 옷장에서 옷도 골라서 저에게 코디해주고 했습니다.
그런데 한친구가 저에겐 말도 안걸며 계속 화장품을 테스트해보거나 옷을 만지작 거리더라구요. 계속 옷걸이를 꺼내보면서 자기에게 대보고 귀걸이 뽑아서 귀에 대보고 하는걸 보고 아 나랑 취향 비슷한가보다 생각했습니다.
어디꺼냐 어디서샀냐고 많이 물어봐서 대답도 다 해줬습니다. 근데 그 친구가 이거 ㅁㅁ꺼냐면서 이 비싼걸 이렇게 많이 사는데 부모님한테 죄송해하라고 얘기를 했습니다. ㅇㅇ이 완전 등골브레이커야 이랬습니다.
저는 아 그거 편집샵에서 산거라 원가보다 진짜 싸게 샀으니 괜찮다고 얘기했습니다. 그리고 내 용돈모아서 산거라고 얘기도 했구요.
그런데 그날 저녁에 집앞 호프에 나가서 술을 마시다가 그 친구가 그러는겁니다.
ㅇㅇ아 나는 진짜 세상이 불공평한거같아. 너는 어릴때부터 노력한거에 비해 결과는 다 좋았잖아. 수능도 그렇게 공부 안하더니 논술도 안가고 정시준비하는거 보니 잘봤나보네?? 이랬습니다.
막 날카로운 어투도 아니었고 그냥 술기운이 올라서 말이 좀 쎄게 나오나보다 싶어서 그냥 넘어갔습니다. 아 담임이 논술은 가지 말라고 해서 안갔다 정시로 넣으랜다 이렇게 얘기했어요.
근데 그 친구가
아 좋겠다 누구는 재수도 못하고 성적맞춰서 대학갔는데.. 너는 부모님이 너 하고 싶은거 다하게 해주잖아 고등학교땐 몰랐는데 성인되고나니까 너랑 나는 다른세계에 사는사람같다 너 재수하느라 한 이천넘게 깨졌을거아냐 나는 고삼때 인강패스 하나 사는데도 눈치보면서 부탁했다가 혼났었는데..ㅋㅋㅋㅋㅋ
대학도 안간 애가 옷사고 화장품 사모으는데도 그 돈 다 대주시고.. 나는 대학 입학할때 구두한켤레 선물받은게 다인데.. 옷 한벌도 내가 알바해서 내가 다 벌어 사는데.. 아 진짜싫다..
딱 이렇게 말했어요. 저는 술 못마셔서 음료만 마시고 있어서 똑똑히 들었고 아직도 그 표정이 기억나요.
저는 여기서 더 뭐라고 하겠어요 그냥 음료잔만 내려다보면서 조용히 듣고만 있었어요. 애들은 취해서 자기들끼리 웃고 떠드느라 얘랑 제가 얘기한거 못들은거같았어요..
그러고 저랑 그 친구는 어색하게 서로 눈도 안마주치다가 다들 헤어지고 집에왔어요 아니나다를까 새벽에 전화가 오더라구요
내용이 너무 길어서 요약하자면
어릴때부터 니가 부러웠다 너는 티 안냈다고 생각하겠지만 너네 집만 가봐도 너 잘사는집 애인거 보였고 나는 우리집 부끄러워서 애들 데려가지도 않아서 니가 너무 부러웠다.
너희 부모님 사이 좋으시고 너 애지중지 하시는것도 부러웠다. 우리 엄마아빠는 어릴때부터 늘 싸워서 나는 애정결핍으로 자랐다. 너는 누가봐도 사랑받은티가 났다.
니가 하고싶은거 못해본적 너는 없겠지. 머리좋은 부모님 덕분에 성적도 잘받고. 니가 원하는거 다 가져봤겠지.
대학가면 다 돈이다. 등록금도 내기 힘들어서 내 용돈도 내가 벌어쓴다. 옷한벌살때도 벌벌떨며 여기저기 비교하고 사는데 니 옷장보니까 박탈감들었다.
나도 내가 한심한거 아는데 빨리 돈벌라고 휴학도 못하게 하는 부모님이랑 싸우고 너네집 간거라 말을 막뱉었다. 미안하고 당분간 너 안보려고 한다. 널 보면 계속이런생각 들것같아 미안하다.
이런식으로 얘기했습니다. 저는 응. 응. 만 하면서 듣기만 했구요.
저는 이 친구 마음도 이해하지만 제 노력은 무시당한것 같아서 많이 서운했습니다.
여기다 글써서 제가 얻을게 없는데.. 친구들중 아무에게도 이 얘기를 못하겠어서 여기라도 써봤어요 제가 잘못한게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제 존재 자체가 저 친구를 힘들게 한다는 생각이 들때면 우울해집니다. 대학가면 아무렇지 않게 다시 만날 수 있을까요.. 정말 어릴때부터 다니던 무리 친구들이라 저친구만 빼고 만나는건 불가능할거같은에 어떻게해야할지 모르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