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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에게 보내는 두번째 편지..

엄마딸지현 |2019.01.17 22:16
조회 229 |추천 3
엄마 안녕~어제 쓰고 오늘 또 쓰네..그래도 엄마한테 쓰고나면 좀 마음이 나아지는 것 같아.엄마 오늘은 49제 중에 5번째 주 제사 였어.49일 동안 먼길을 가는거라고 다들 말하던데..우리 엄마는 너무 착하게 살아서 아마 꽃가마타고 지금쯤 도착했겠지?제사 지내는 스님들도 너무 물욕적인 것같아서 별로 가고 싶지는 않은데엄마가 마지막까지 가서 기도하고 싶어하던 곳이어서 가고 있어.아빠는 인생이 심심한가봐. 성추행 소송 2차 공판이 끝났는데, 잘 끝난건지계속 엄마 남은 잔여 돈 받으려고 언니랑 나한테 도장 찍어달라고 하네.오늘은 같이 밥먹자고 하는데.. 난 아빠가 싫어서 안갔어.돈이 많아져서 빨리 나와서 살았으면 좋겠어. 엄마 장례식장에서 그렇게 술마시고깽판 부려놓고는 창피한 것도 없는지 49제때 내 남자친구랑 이젠 아버지까지 부르고 싶은가봐.그 이야기 듣고 절밥 먹은거 체했어. 제발 정신 좀 차리라고 엄마가 아빠 꿈에 나타나서 혼 좀 내줘.. 아.. 아빠 꿈에 나오는 것도 싫겠다. 미안해.보고싶은 우리 엄마.. 잘지내는거지?오늘은 문득 엄마가 해주던 김치 만두가 생각 나더라. 엄마가 만두 먹자고 하고 조물 조물 반죽해서 만들곤 했는데..내가 만든건 뚱땡이 만두.. 엄마가 만든건 이쁜이 만두.ㅎㅎ이제 그런건 어디서도 못먹겠지? 엄마는 거기서 먹고싶은거 다 먹구 있는거지? 입맛도 살아난거지?엄마랑 나랑 둘이 푸드파이터였잖아. 치사하게 나만 살찌고 엄마는 마르고..이젠 옛날 그 입맛 돌아온거 맞지? 거기서는 못먹는거, 먹으면 안되는거.그런거 제약없이 다 먹어. 살도 포동포동하게 찌구..엄마 근데 왜 꿈에 안나와? 내가 많이 힘들어할때, 바다보러 가다 잠들었을때 정말 그때 잘 살라고 잠깐 나온거였던거야?하나도 안아파보이고 진짜 우리엄마라서 수다 떨었잖아. 바보처럼 왜 꿈에서는 엄마랑같이 안가고 집에서 보자고 하고는 엄마를 먼저 보냈을까. 같이 갈걸..엄마. 살 포동포동하게 쪄서 애기처럼 웃는 행복한 모습 보고싶어.사랑한다. 날이 지날수록 엄마가 사무치게 그립네.엄마랑 여기저기 같이다니고 데이트하던 그날들로 돌아가고 싶어.딸내미가 평생 제일 많이 사랑하는거 알지?내 세상 끝나는 그날 엄마를 보면 좋겠고, 그 긴 시간 외롭지 않게 잘 있으면 좋겠어.하고싶은거 하면서.. 좋은 친구도 만나면서.. 그러다 좋은 남자 있으면 연애해두돼.ㅎ아빠같은 사기꾼만 만나지말구.. 우리 순딩순딩 귀요미.. 볼빵빵이왕눈이..그 이쁜 얼굴 더이상 못보는게 많이 아쉽네.울 엄마 아프면서 언제나 애기라고 생각하고 지냈는데..엄마가 극성이라고 애기엄마도 이정도는 아니라고 할정도로 몸에 조금만 이상해도걱정하고 약바르고 의사한테 말하고 그랬는데.. 엄마가 많이 못나서..우리 애기 더 오래 못있다가 간거 같아. 주치의는 자기들이 본 간병하는 가족들 중 거의 베스트라고 위로하던데..전혀 위로가 안되더라. 미안해. 우리 이쁜애기.응급실 의사들은 다 왜 그모양일까.. 엄마 몸이 부종이 점점 생기는거 같아서 의사 불렀는데 이상없다고 그랬다고 나가자고 하던 우리 애기..그때 속상해서 거의 첨으로 화내면서 우니까 그냥 눈으로 나 달래주던거 생각난다.암때문인지 모르고 응급실갔을때 이상없다고 보냈던 미친 의사도 그렇고..우리 다음 세상에 만나면 응급실 의사는 믿지 말고, 꼭 담당학과 당직의를 부르자.그리고 다음 세상에서는 엄마가 엄청 부자가 되어 있을게.사실 다음세상 내 꿈은 코스피 상장 20위권 안에 드는 외동 딸이거든..ㅎㅎ내가 먼저 태어나서 기반 다 잡고 부자엄마 되어 있을게.그러면 우리 애기가 딸로 태어나든, 아들로 태어나든 마음대로 해.엄마 애기로만 태어나줘. 울 애기는 여자로 살던 인생 힘들다고 했었으니까 남자로 태어나도돼. 그때는 대신 명줄 길게 태어나줘야해. 알았지?엄마가 아파갈때도, 의식 잃을때도 내가 종종 말했던거니까.. 꼭 지켜줘야해.우리 애기.. 늘 항상 고마웠다고, 미안하다고..의식 없어질까봐 말한다고.. 그말이 참 가슴속에 박혀있어.힘든거 하나도 없었고, 오히려 함께 더 있을 수 있어서 좋았고 의식이 없어져도 좋으니그냥 10년이고 20년이고 내 옆에 있기를 바랐어.이제는 손도 엄마가 바라던 보들보들한 손이야. 어때? 금방 돌아오지?그러니까 내손 때문에 맘 아파하지마. 울 애기 때문에 그렇게 된거 아니야.사랑해.. 내가 제일 사랑하는거 알지?오늘 하루도 그 곳에서 행복하고 즐거운 날이었길 바랄게.안녕
-엄마가 너무 보고싶은 딸 지현이가-

만 3년 정도 췌장암으로 아프다가 엄마가 돌아가셨어요.아빠랑은 사이가 매우 안좋아서 집이 점점 더 싫네요.덕분에 사무치게 엄마가 그리운데, 쓸 곳이 없어 어제부터 여기에 남기는 편지입니다.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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