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올해로 21살인 대학생입니다.
딴 건 아니구 그냥 드라마를 보다가 문득문득 드는 생각을 적어볼까해요.
조언을 구하는것도 위로를 바라는 하소연도 아니지만
저보다 엄마의 입장에서 제 글을 읽어주실 수 있는 분들이 계신 이곳에 글을 남깁니다.
(사실 익명을 이용해 엄마한테 하고 싶은 말을 뱉어보는것도 있어요
얼굴보고 하기엔 좀 쑥스러워서ㅎㅎ)
요새 전 스카이캐슬이라는 드라마를 즐겨보고 있어요. 사실 매회 챙겨보는건 아니지만 어깨너머로 본 몇몇 장면들이 자꾸 가슴에 남더라구요. 제가 공부하던 고등학교 시절도 생각이 나고.
전 고등학교때 공부를 아주 열심히 했어요. 3년 내내라고 하기엔 다소 무리가 있지만,
적어도 고3은 이러다 우울증 걸려 죽을 수도 있겠다 싶을만큼 했으니까요.
네, 전 의대를 갔습니다.
이제 예과2학년이 되네요.
제가 의대를 갈 수 있었던건 엄마의 도움이 매우 커요.
제가 무너지려고 할때마다 어느날은 다독이고 어느날은 다그치면서 저를 일으켜주셨으니까요.
스카이캐슬에서 이런 장면이 있어요
예서랑 예서엄마가 그동안 받았던 상장을 책상위에 나열해 놓고 둘이 이것들을 바라보면서 얘기를 나누죠.
예서엄마가 그렇게 말하더라구요.
너랑 엄마랑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지금까지 단 한번도 제대로 쉬어본 적 없고 하루에 4,5시간씩밖에 못자면서 공부했다고. 이제 조금만 더하면 된다고. 고지가 눈 앞이라고
그러면서 둘이 막 우는데 저도 같이 울컥하더라구요
고등학교2학년 2학기때 저와 엄마의 모습을 빼다박은것 같아서.
전 몰랐는데 그때 제가 심적으로 많이 힘들었나봐요
친구문제로 (왕따 뭐 이런건 아니구요)학교 시험준비에 집중도 못하고 그랬대요
전 제가 힘든지 몰랐어요. 아니 모르는 채로 힘들어한게 맞을 수도 있구요.
머리로는 이런데 정신팔려 있지 말고 빨리 시험공부도 수능대비도 해야하는 걸 알고 있는데
몸이 따라주질 않았나 보죠
아무튼 엄마는 제 이런 모습에 속이 타들어가셨고 보다못해 손을 드셨어요.
엄마말로는 처음으로 절 때리셨대요
당신은 살면서 절대 자식한테 매는 안들꺼다라고 했던 결심을 무너뜨리는 순간이었대요.
그래서 그날 밤이 그렇게 힘들었다고...너무 힘들어서 막 침대에서 울었다고 그러시더라구요.
근데 전 맞았는지는 기억이 안나요 사실 예전에 한번 맞은 적 있는 것같은데..ㅋㅋㅋ
막 빨래 널 때 높은 곳에 걸려고 쓰는 길다란 막대기같은 걸로 엎드려뻗쳐 한 상태로 맞은 적이 있거든요
언제인지는 기억 안나는데..이게 그때였나..뭐 아무튼
이것보다 기억에 남는 건 그 친구한테 문자하라고 했던거. 나 수능준비해야 하니까 당분간 연락하지말자고.
이렇게 문자하라고 하시면서 그러시더라구요.
내가 00이 엄마한테 직접 말해야겠어? 내딸 의대보내는데 방해하지 말라고?
........하하
그냥 그땐 벙쪘어요 그래서 아직까지 기억에 남는건가 싶고
내가 힘들어하는 줄 몰랐으니까 난 괜찮은데 엄마가 왜이러나 싶고 설령 그렇다 하더라도 이건 내문제인데 왜 얘한테 화풀이지 싶고...
으으음 기억이 안난다. 쓰고 싶은게 많았던 것 같은데..있었던 일도 되게 많았을 텐데 잘 기억이 안나네요
감정에 이끌려 쓰게된 글인데 의외로 쉽지가 않네요
막연하게 느꼈을 땐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다 아는줄 알았는데
글로 옮기려니 어려워요
생각나는대로 막 쓰기엔 제가 글 쓸 때 고심하면서 쓰는 타입이라 힘들고
그러면 시간이 걸리니까 아까 생각하던 것도 이젠 기억이 안나고 그러네요 ㅋㅋ
이글을 쓰게 된 이유는 엄마랑 하던 이야기를 마무리짓고 싶어서에요
저도 대학 들어갔고 엄마도 이제 당신 남은 인생에 대해 생각도 해야하고
그래서 자주 맥주 한잔씩 하시는데
오늘 엄마가 스카이캐슬 보면서 술드시다 저한테 물어보시더라구요
내가 몇점짜리 엄마냐고
엄마
엄마는 당연히 백점짜리 엄마에요
나에게 너무 많은 사랑을 줬고 나를 믿고 의지해줬고 어디서도 내가 겁먹지 않게끔 항상 뒤에있는 내편이 되어줬어요
내가 살아갈 삶에 올바른 방향을 제시해 줬고
내가 살고싶은 삶에 필요한 능력을 얻기 위해 노력할 기회를 줬고
힘들때면 안아줬고
무서워질때면 달래줬고
무너지려할때면 일으켜줬어요
엄마, 엄마가 날 사랑해줬던 순간을 난 매일 매시간 매분마다 느껴요
엄마가 널 많이 사랑해줬던 것 같아? 하고 물었던 질문에 얼버무려서 미안해요
표현하기가 부끄러워서 그랬어요 바보같이
엄마가 날 사랑해줬던 순간은 내 인생의 모든 순간이에요
아
눈물나네요
전 이렇게 엄마에 대한 생각을 끄적여볼까해요
매일 한번
혹은 이틀에 한번
그래서 마음속 생각을 다 털어놓고
정리하고
되새기고 나면
용기를 내서 엄마한테 말해보고 싶어요
나는 이렇다고.
딸인 나의 인생을 도와줘서 고맙다고
나도 엄마 인생을 응원한다고
항상 사랑한다고
.......오늘은 여기서 마칠게요.
다음에 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