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버섯 소동
몇 해전일이다. 동네 친구들과 거제도 앞바다에 있는 지심도로 낚시를 갔다. 지심도는 동백섬이란 다른 이름으로 불릴 만큼 오랜 세월의 풍파를 이겨 낸 동백 숲이 아주 볼 만한 아름다운 섬이다. 계절에 상관없이 다양한 어종들이 철따라 잡히기 때문에 많은 낚시꾼들이 즐겨 찾는 유혹의 섬이다.
우리일행은 텐트를 치고 밤낚시에 몰입했다. 숨어 있던 볼락의 무리들이 은은하게 피어놓은 불빛을 따라 수면으로 올라온다. 낚싯대를 살살 끌어주면 볼락들은 미끼를 덥석 물고 늘어져 앙탈을 한다. 우리는 밤을 밝히며 볼락을 낚아냈다. 볼락은 어떤 어종보다도 맛으로 띄어나기 때문에 바다낚시를 오래한 사람들은 귀한 대접을 하는 고기다.
착화탄에 불을 지피고 석쇠 올려 왕소금 뿌려 기름 잘잘 흘리며 노릇노릇 구운 볼락 소금구이는 안 먹어 본 사람은 모른다. 우리는 그날 볼락 회와 소금구이로 사흘 먹기로 준비한 소주를 그 밤에 다 비워 버렸다. 혼 건히 취한 친구들은 쏟아지는 별비를 맞으며 파도 불러 주는 자장가 소리에 꿀 맛 같은 잠에 빠졌다.
동 터 올라 따가운 햇살 밭에 눈 비비며 일어난 친구들은 너 남 없이 속이 쓰리다고 야단들이다. 그때 마침 솔 숲에 볼일 보러 갔던 눈 밝은 한 친구가 버섯 따 왔으니 볼락 넣고 매운탕 끓여 속 풀이 하자며 호주머니에 가득 찬 버섯을 내놓는다. 하지만 누구도 선뜻 요리할 엄두를 내지 않는다. 독버섯이라는 의심의 눈초리를 그 친구에게 던졌다. 그러자 그 친구는 “걱정마라 내 산골 출신 아이가 먹는 버섯 독버섯쯤이야 눈 뜨면서부터 배운 것 아이가“ 하며 날 버섯을 그대로 한 송이 씹어 먹는 것이다. 그제야 친구들은 매운탕 끓인다고 법석이다. 꿀맛 같은 버섯 볼락 매운탕은 마파람에 게 눈 감추듯 사라졌다. 시린 속도 언제 시렸느냐는 듯 푸근해 졌다.
배불러진 친구들은 운동 삼아 마을로 소주를 사러 갔다. 마침 마을의 친한 할머니가 우리가 맛나게 먹었던 버섯을 한 사발 내놓고 접시에 으깨고 있었다. 그 할머니도 요리하기 위한 준비이겠거니 하며 ”할머니 뭐 하세요” 하고 인사를 하니 “하이고 집안에 파리가 얼마나 꼬이는지 파리 잡을 라고 버섯 좀 따왔다 아이가” 파리 잡는 버섯? 독버섯? 하이고 우리가 사람 잡는 버섯 먹었구나!
즙을 낸 버섯 접시에는 벌써 여러 마리의 파리가 죽어 있었다. 그 순간 받은 충격이란! 그러고 보니 정신이 어질어질 해 지는 것 같았다. 누구랄 것도 없이 길 섶 으로 나가 구토해내기 시작 했다.
나는 “할머니 우리 전부가 그 버섯 먹었는데요" “하이고 줄초상 나겠네, 보자, 집에 약이 있나 없나” 하며 내 놓는 약이란 게 드링크 세 병이다. 하기야 대 여섯 가구뿐인 섬 안에 의원이 있을 리 만무하고 약국이 있을 리 만무하니 속 쓰리면 먹을 요량으로 사다 놓은 드링크 소화제가 상비약이었다. 그 댁 할아버지가 상시 드시는 인정 쑥 삶은 물을 할머니가 한 컵씩 돌렸다. 우리는 주는 대로 받아 마셨다.
허겁지겁 텐트로 돌아온 우리들은 철수 준비를 서두는데 한 친구가 “야! 명은 하늘이 알아서 할 것이고 지금 나가기 싫으니 술로 속이나 씻어내자, 응?” 그래 모르겠다. 낚시 오려고 공들인 시간이 너무 아깝지 않는가.
우리는 자포자기 심정으로 대 낮부터 질펀한 술판을 벌렸다. 대취하여 일어난 시간이 하늘에는 별이 총총 쏟아져 내리는 별 빛 찬란한 밤, 싱싱한 파도 소리만 적막한 사위를 덮어 버리는 싱그러운 밤, 멀리 수평선에 집어등 밝힌 어선들의 무리가 운치로운 밤, 우리 모두 멀쩡한 얼굴들 싱긋 미소들이 번졌다.
나중에야 안 사실이지만 우리가 먹은 버섯은 하루 쯤 물로 잘 우려내면 독성이 가신단다. 초벌로 삶아낸 후에 먹었으니 그나마 다행이었다. 가벼운 독버섯 지금도 밥상에 버섯 반찬이 오르면 그때의 소동이 생각나 입가에 싱긋 미소가 번진다.
김 명 수

Aleuria rhenana Fuckel 
Amanita muscaria 
Amanita orientogemmata
Amanita spreta (Pk.) Sacc.
Armillaria ostoyae Romagn
Austroboletus gracilis ver. flavipes
Bolbitius vitellinus 
Boletellus russellii (Frost) Gilb
Boletopsis leucomelas (Pers.:Fr.) Fayod
Boletus subvelutipes Peck
Conocybe fragilis (Peck) Sing
Coprinus atramentarius
Coprinus cinereus
Coprinus comatus (Mull.:Fr.) Pers.
Coprinus disseminatus (Pers.:Fr.) S.F.Gray
Coprinus lagopus (Fr.) Fr
Coprinus marculentus Britz
Coprinus.sp
Cortinarius pseudosalor J. E. Lange 
Dictyophora indusiata
Spathularia velutipes Cooke et Farlow
Stropharia aeruginosa 
Pleurotus ostreatus 
Pleurotus cornucopiae
깔린노래 오승근 "있을때 잘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