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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안 잊혀지는 사람이 있는거겠지

싼티여신 |2019.02.05 22:57
조회 2,412 |추천 3
오빠 안녕..ㅎㅎ 오랜만이야
2년이란 시간이 지나도 아직 오빠를 못잊어 이렇게 떠 끄적여봐
우리가 헤어진지도 벌써 2년이 지났는데 아직도 그립다
초여름에 오빠를 처음만나 뜨거운 여름을 보냈고
오빠가 떠난 겨울은 유난히도 추웠지
내 사주엔 무슨 마가 꼈는지 좋아한다고 먼저 다가온 남자들은 내가 마음을 열면 항상 나를 떠나간탓에 난 사람을 잘 믿지 못했어
오빠한테도 너무 철벽친탓에 사귀는 중에도 오빠는 항상 불안해했고 “내가 못난탓에 너에게 실망감은 줄 수 있어도 적어도 배신감 느끼게는 안할게. 그러니까 나 믿고 조금만 더 마음 열어주라.” 심지어 이렇게까지 말했지.
장거리였던 우리는 전화통화를 많이했는데 한 날은 술먹고 취한 상태로 전화가 와서 오빠는 누구랑 통화를 하고있는건지 잘 모르는 상태에서도 “ㅇㅇ이가 상처가 많아서 내가 다 보듬어줘야돼. 내가 ㅇㅇ이 진짜 많이 좋아하는데 ㅇㅇ이는 잘 모르는거 같아.” 라고 말했지.
결국엔 오빠의 달콤한 말들에 나는 한없이 오빠에게 스며들고 있었어
장거리였지만 장거리라고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오빠는 나에게 많이 찾아와줬고, 눈빛만 봐도 오빠의 사랑을 느낄수가 있었어
오빠가 가지고 있던 불안감은 나에게로 왔고 내가 오빠에게 스며들어갈수록 나는 이 행복한 꿈이 금방이라도 깨질까, 행복하면서도 불안했어
운동선수였던 오빠는 늦은 나이에 졸업을 하고 고향으로 돌아가서 군대를 앞둬야했고, 그렇게 되면 우린 더 장거리가 되고, 오빠도 나도 이런 저런 여러가지 일로 힘든 시간을 겪고있을 때였잖아
평소 남들한테 자기 고민은 잘 안털어놓고 혼자 끙끙 앓는 사람이라 나는 오빠가 먼저 말 꺼낼때까지 모른척하기 바빴고, 그냥 집안 눈치 안보게끔 금전적으로 오빠가 부담을 느끼지 않게끔 오빠가 모르게 뒤에서 챙겨주는 것 밖에 해줄 수 있는게 없었어
그러다 먼저 오빠가 얘기를 꺼냈을때 해답을 찾아주고 싶었지만 나는 또 오빠를 안아주는 것 밖에 해줄게 없었지
나는 사랑하면 한없이 빠져버려서 그와중에 나에게 털어준 오빠 마음이 고마워서 난 오빠에게 특별한 사람이구나 감동도 받았어
하지만 그건 착각이였고, 오빠는 나에게 크리스마스 선물을 사주고싶다고 같이 만나는것도 미뤄두고 알바까지 해놓고
그 선물은 이별이였지
크리스마스를 4일 앞두고 오빠는 나에게 갑작스럽게 헤어지자 말을 꺼냈고 나는 오빠를 붙잡았지만 너무나 확고하게 밀어냈잖아
곧 군대가야된다고, 지금도 너무 힘든데 군대가면 우리 둘은 더 힘들어질게 분명하다고
나는 그래도 오빠를 붙잡고 싶어서 얼굴보고 얘기하자니까 1월에 한번 만나자했잖아
1월 말까지도 연락이 없어서 나는 설날 핑계로 오빠에게 연락을 했고 “ㅇㅇ아 전화해” 라고 온 답장에 나는 심장이 터질것 같았고 조금의 기대를 해보았어
새해복 많이 받으라는 인사와 함께 나는 왜 그랬는지 모르지만 오랜만에 듣는 오빠의 목소리에 안심이되서 우리가 헤어졌다는 사실을 잊은채 장난을 쳐가며 대답을 했었어
그렇게 통화를하다 오빠는 “내가 잘못 생각하고 있는 걸수도 있는데 나는 이렇게 끝내는게 맞는거같아. 우린 분명히 힘들어질거고 너한테 미안한 감정만 드는데 어떻게 계속 연애를 이어나가.” 라고했고 나는 그 말에 더이상 잡을수가 없었어.
그러고 2주 뒤에 오빠는 결국 군대를 들어갔고, 얼마 전에 전역했더라.
내가 그렇게 붙잡아서 하는 말이였을진 몰라도 “전역하고도 너가 이 마음이면 그땐 마음돌릴게.” 라고 말했던 오빠 말에
헛소리라는걸 알면서도 내심 기다려왔던 것 같아.
그래서 전역 축하한다고 가벼운 연락이라도 해보고 싶었지만 오빠옆에는 다른 여자가 있더라
다른 사진 다 괜찮았는데 그 여자가 오빠네 가족이랑 같이 찍은 사진을 보니까 마음이 무너지더라
그 자리는 내가 꿈꿔왔던 자리였는데 말이야
오랜 시간이 흘렀고, 오빠에게 적어도 나쁜 기억은 되고싶지 않아서, 더이상 내 자신을 잃고싶지않아서 잊어야된다 생각하고 참고 또 참아왔는데 난 아직도 내가 힘들때면 오빠가 생각나
설날 되니까 2년 전에 우리가 했던 마지막 말이 문득 생각나네
이젠 내가 그때의 오빠 나이가 되었고, 많은 시간이 흘렀지만 아직도 내 마음은 거기서 멈춰있는것 같아
생각보다 너에게 많이 취했는지 숙취가 길다
이런말이 있더라고
언제쯤 이 숙취가 깰 수 있을지 모르겠어
우리아빠와 닮은점이 많았고, 아빠처럼 듬직하던 오빠였는데 내가 과연 오빠를 잊을 수 있긴할까..
오빠는 행복해보이는데 나는 언제쯤 다시 행복해질 수 있을까
다들 시간이 약이라던데 난 아직 그 약이 많이 필요한가봐
추천수3
반대수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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