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편지

ㅇㅇ |2019.02.18 02:51
조회 469 |추천 0


-자고 있을 너에게-

안녕, 나야.
우리 헤어지고 많은 일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친구ㅡ로만은 느껴지지 않는 친구ㅡ로 지내고 있음에 굉장히 기쁘게 생각하고 있단다.

아까 네가 어둠 속에서 걸어 나왔을 때, 내 얼굴에 번지는 미소를 감추느라 애 많이 썼다. 이 밤하늘 아래 넌 누구보다 멋있었거든. 그래서 지금 널 봐도 심장이 뛰는 것이겠지.

여기까지 온 거 참 힘들었어. 우리 서로 떠난 사이에 넌 너무나도 멀어져 버렸거든. 닿을 줄 알았는데, 힘들더라. 그래도 이만큼 가까워진 거, 어떻게 보면 참 감사해야겠지.
널 두번 다시 잃고 싶지 않기에, 표현하지 않았어. 내가 널 얼마나 소중하게 생각하는지 말하면, 도망가 버릴까봐, 숨기고 또 숨겼다.
아마 넌 모르겠지, 핸드폰에 네 이름 석 자가 뜰 때면 아직도 가슴이 두근 거린다는 것을, 비가 올 때면 1년 전 그맘때 너와 즐겨 듣던 노래를 남몰래 꺼내 듣는다는 것을 말야. 내 마음을 들키고 싶지 않아서, 그래서 괜히 네 연락도 혼자 씹어 보고, 답장도 늦게 해봤어.

너도 괜히 내가 보고싶을 때가 있다는 거 알고 있어평소에는 연락도 시큰둥하더니 네 친구가 여자친구와 전화하고 있을 때, 혼자인데 마땅히 할 게 없을 때, 그럴 때 전화도 오고, 연락도 자주 오잖아. 사실 그래도 네가 전화 올 때는 이 세상 누구보다 행복해.
사실 그렇게라도 날 찾아줬으면 좋겠어, 나 참 구차하지.

사실 정말 말하고 싶어

좋아해.
네 모든 것을 좋아해.
완벽하지 않은 네 모습을 좋아해.
상처주는 널 좋아해,
말하고 싶은데 애써 삼켜야 하는 지금 이 시간이, 내겐 너무 잔인하다.

항상 자기 전엔 네 기도를 해. 그때 알았어, 내가 얼마나 너를 아끼는지..
내 머릿속 한 켠에는 항상, 일정하게 네가 “있어”.
넌 왔다 갔다, 허전했다가 자유로운 기분이었다가, 외로웠다가, 그렇겠지만, 난 너와 헤어진 그 순간부터 지금까지 단 한번도 널 잊은 적 없다. 너와 사귀며 참 힘들고 아팠는데, 왜 난 아직도 널 잊지 못하고 있을까. 힘든 것도 아픈 것도 다 나였는데, 이제와서 지난 날을 그리워 하는 것도 나야.

근거 없는 믿음ㅡ언젠간 알겠지, 언젠간 돌아오겠지ㅡ하는 그런 바보같은 믿음이 자꾸 미래를 기대하게 만들어. 사실 난 항상 바보 같았어. 너가 어떤 상처를 주던 난 불쌍할 정도로 널 이해하고 용서했지. 넌 후회를 하고 날 붙잡았지만, 그때 내가 무슨 생각으로 너로부터 마음의 문을 닫아 버렸을까, 널 이토록 멀어지게 만들어 버렸을까.
너도 나에게 아직 감정이 남아 있다는 거 알아. 하지만 진심어리지 않다는 것도 알고. 괜찮아, 그건 내가 감당해야 할 벌이니까.
근데 있잖아

내 부탁은,
이렇게나 네가 너밖에 모르고, 끝없이 나쁘고, 못되고, 비겁하게 굴어도,
바보같이 어떻게든 널 이해해 보고 끝까지 네 편에 머물러 있으려고 하는 나에게 못 박지 말아줘.

사실 사랑이 아니라고 느꼈지만
넌 이세상 누구보다 소중해.
널 아끼고 아껴도 모자른 내 마음을 보면,

이제서야
널 정말
사랑하나봐.



추천수0
반대수0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