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어머니와 단 둘이 사는 미혼 여성입니다.
여동생은 결혼해 아들을 낳았습니다.
산후 조리를 끝낸 동생은
직장을 계속 다니고 싶어해
엄마에게 아기를 맡기고 매달 양육비 60만원을 내고 있어요
환갑이 넘어 쏠쏠히 휴가를 즐기시던 엄마는
하루 아침에 손주, 딸네 뒤치닥거리로 허둥거리게 되었습니다.
처음엔 엄마가 동생네 가서 손주를 돌보다
차츰 아이를 우리 집으로 데려오고
덩달아 아기 젖병, 장난감, 기저귀 등 온갖 살림살이가 딸려와
집안이 복잡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저도 처음 만난 조카라 이뻤지요.
엄마랑 교대로 돌보니 괜찮았습니다.
하루 리듬이 엉망이 되는 건 좀 그랬지만.
저는 학원 영어 강사에요.
개인지도도 하고, 토익 시험도 준비 하고
아기 키우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백일 넘기기 무섭게 박박 기어다니고
손에 잡히는데로 입안에 집어 넣고
11개월이 넘자 다리에 힘이 붙어
걷고 뛰고, 제 침대로 기어 올라와 머리카락 잡아뜯고.
절간처럼 고요했던 집이 어쩌다가...
아기가 외가에 주로 있으니,
동생내외도 저희 집으로 곧장 퇴근해
엄마가 해준 저녁 먹고, 놀고, 그리고
지 새끼는 내버려둔채 몸만 달랑 빠져나갑니다.
동생네는 같은 아파트 단지 안에 삽니다.
그 조카가 28개월이 됐습니다.
이제 교통정리가 돼 견딜만한데
동생이 둘째를 가졌습니다.
쌍둥이랍니다.
동생은 딸쌍둥이를 순산했고요.
퇴직했고요
우리 집은...이제 발 디딜 곧조차 없어졌고요.
그 쌍둥이가 백일이 될 즈음
직장 때문에 주말에만 집을 찾던 막내 남동생이
"이제 어린이 집에 아기들을 맡기라"고 짜증을 냈습니다.
엄마가 너무 힘들어하시기 때문이죠.
동생은 그렇게 못하겠답니다.
아동 학대, 버스 승합차 사건사고가 계속 터질 때라.
하지만 대책은 세워보겠다는데
동생네 때문에 제 계획도 틀어지고 있습니다.
결혼은 접었고 스펙도 별로라 대학원이나 유학을 계획 중입니다.
더 나이 먹기 전에 전문직으로 가려고요.
조카들과 엄마를 생각하니 숨이 막힙니다.
조카가 태어나기전, 제 나이 30대 후반
결혼에 대한 미련으로
그때 결단하지 못했던 것이 너무도 한심합니다..
동생이 드디어 대책을 마련했답니다.
우리 아파트 바로 밑의 층으로 이사한답니다.
물귀신이 따로 없습니다.
저와 엄마는 이제 어찌해야 할까요.
동생네한테 잡혀 그냥 가야 할까요?
언제까지요? 내 인생은 어떻게 되는 걸까요?